-
-
길 잃은 생각 의사를 위한 생각 속 응급 구조법 ㅣ 상상 고래 15
권태윤 지음, 김미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9월
평점 :
직장에서는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누구보다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고, 사회의 생산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쯤되면 당신도 나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쓸모없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8-)
머릿 속에 잔뜩 쌓여 있는 쓸모없는 생각들은 버리고,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는 쓸모 있는 생각들을 꺼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게 사회에 우리와 같은 생각 의사가 필요한 이유이자,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이다. (-9-)
효율적으로 제거된 환자의 생각은 그 크기가 가로 1미터 , 세로 1미터를 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제거된 환자의 생각이 이보다 크다면 여전히 쓸모없는 생각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31-)
그 순간 또다시 룽룽의 몸에서 흰 연기가 나오더니 종이를 감쌌다. 그러자 긴 종이가 살아 있는 흰 연기가 나오더니 종이를 감쌌다. 그러자 긴 종이가 살아 있는 뱀처럼 꿈틀거리더니 스스로 주르륵 말리는 게 아닌가! 어느새 종이는 아로 씨의 손에 딱 들어올 수 있는 크기로 변해 버렸다. (-64-)
건물 내부에서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이야기 소리가 흘러 나왔다. 큰 드럼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건물은 위험하게 부르르 떨렸다. 미스터 짹이 그런물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건물이 바로 춤추는 술집입니다. 최고의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이지요." (-98-)
"불가능해. 생각감옥은 생각관리국에서 가장 보안이 철저한 곳이야. 그곳에 직원이 얼마나 많은데. 도저히 우리는 이길 수 없어."
"힘을 합치면 할 수 있어요!" (-126-)
생각들은 지쳐 헐떡거리면서도 남아 있는 힘을 짜내 직원들을 몰아쳤다. 직원들은 갑자기 풀려난 감옥의 생각들에 깜짝 놀란 듯 맥을 못 추고 있었다.
불독이 룽룽에게 외쳤다.
"룽룽, 지금이야! 자루를 써!" (-150-)
우리는 매일 생각하고, 눈앞에 펼쳐진 생각을 지우고, 기존의 생각을 새로운 생각으로 덮어 버린다. 생각은 기억의 매개체이며, 도구이자 수단이다. 생각이라는 것은 필요한 것을 기억하고, 필요없는 것은 기억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생각은 현재에서 바로 지워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고 싶은 생각이 일상 속에서 나타날 때가 있다. 나쁜 생각, 불쾌한 기억, 슬픔과 아픔이 엮여 있는 경우, 불쾌했던 감정들, 내 생각을 지우고 새롭게 무언가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다. 스스로 내 생각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책에서 생각을 지워주는 아로 선생님,그리고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상상하고,기억하는 룽룽이 있다. 동화를 읽으면서, 생각이란 무엇일까 논리적으로 따져보고,상상하게 된다. 생각을 관리하고, 어느 정도의 양 만큼만 생각한다면, 억지스럽지만,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걱정과 근심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동화책이 나오게 된 것은 이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삶에서 너무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쓸데없는 생각도 한다. 생각을 상식과 묶어 버린다.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것도 끌어와 생각한다. 과거의 일도 현재에 들고와서 생각하고, 걱정하게 된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들을 잡념, 망상이라 일컫는다. 그러나 쓸데없는 생각이라 규정하는 것이 억지스럽다는 걸 이 책은 지적하고 있다.룽룽의 상상이 현재에는 쓸모없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앞으로 미래에는 그 생각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아무도 모른다. 즉 쓸데없는 생각, 쓸모있는 생각을 나누고 규정하는 것은 ,목표지향적이지만, 너무나 어리석인 행위라는 것을 이 책은 지적하고 있었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생각의 날갤플 펼쳐 나가는 것, 긍정적인 생각을 내 몸 속에 내재하고, 균형잡힌 생각이 내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고, 좀더 나은 삶으로 바꿔 나간다는 것을 잃어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한 권의 책 속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 가득한 이야기가 책에 담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