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 서대문구로 할 거면 차라리 불곡고등학교 3학년 1반 김덕배 뽑아라.
-니들 구로구로 할 거면 차라리 불곡고등하교 3학년 1반 김덕배 뽑아라.
저절로 슈퍼스타가 등장한 것이오. 무려 몇만 명이 똑같은 댓글을 쓰고 있었고, 그래서 난 대중의 바람대로 김덕배를 선발하자고 주장했소. (-35-)
김덕배의 눈두덩이에 그대로 에그 드롭했고, 비명 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태극기 그려진 날계란을 하나에 3만원씩 팔던 계란 장수가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 놀랍게도 그는 한국 축구 협회 회장 공구축씨였다.(-53-)
물론 객관적으로 보기에 망한 상황인건 사실이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사실 모든 건 다 내가 의도한 바였어. 너희는 내 손바닥 위에서 당하고 있었던 거야.'라고 말하듯 평정심을 유지하는 태도를 보여 주는 거였다. 그래서 태연하게 대답했다.
"다 잘 끝났어요. 계획대로 되고 있어요." (-126-)
"인천 공항 난투극 사건이 축구 때문에 벌어졌다는 사실이 변하지 않는 이상 정부는 계속 축구를 규제할 거라고요..근데 ...변했잖아요. 다 조별 과제 때문이었어요." (-149-)
우리가 쓰는 '근본'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긍정적인 의미로 '본질'과 비슷한 뜻을 지니고 있으며, 부정적인 의미로 '자격 미달' 이라는 혐오와 차별의 의미도 내포한다.소설 <근본 없는 월드클래스>에서 근본은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소설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에서 주인공 김덕배가 나온다.그는 불곡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며, 월드컵 예선에 출전하는 영광을 갑자기 얻게 되었다. 소위 자격을 갖춘 프로 선수라기 보다, 투표나 다수결에 의해 뽑힌 케이스다. 그런 아이, 덕배가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근본없는 아이의 표본이다. 월드컵 예선에 나갈 자격이 없는 축구 선수로서 자격 미달이지만, 월드컵 예선에서 첫 골을 헤딩으로 얻게 되고, 영웅, 월드클래스로 등극하게 되었다.일본을 꺽었던 것도 덕배의 헤딩 덕분에 이겼고 ,월드컵 예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들어가게 됭텄기 때문이다. 그런 덕배의 앞날은 창창대로이어야 하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월드컵 본선에서 자신의 진가인 헛발짓의 연속이 나타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근본없는 월드클래스, 덕배의 진상짓이 고스란히 나오고 말았다. 물론 축구가 대한민국 사회악이 되어서, 축구 근절이 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초유의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소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축구의 생명은 미디어에 있다. 미디어가 잊혀진 영웅 , 덕배를 향하고 있었다. 10년 뒤, 2040년 사라진 덕배를 찾는 것, 다큐 <근본없는 월드클래스>를 찍기 위해서, 덕배의 근황을 찾아나서기 시작하였다.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에피소드, 미디어와 인간의 본성이 서로 엮이고 있었다. 우리 사회의 차별과 혐오, 감시와 처벌의 근본에는 미디어가 있으며,그 미디어의 영향력으로 인해 덕배를 살리고, 덕배를 죽인 것이다. 이 소설이 함축하고 있는 대목은 여기에 있으며, 우리 스스로 덕배와 같은 운명에 놓여질 수 있다는 걸 자각시켜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