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여 잘 있거라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26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정영선 옮김 / 별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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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교에는 포탄 자국이, 강가에는 박살난 터널이, 광장 주변에는 나무들이 있었고, 긴 가로수길이 광장까지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마을에는 여자들이 있었고 자동차를 타고 지나다니는 국왕도 있었다. 국왕의 얼굴과 긴 목이 달린 작은 몸, 염소수염 같은 회색 턱수염을 가끔 볼 수 있었다. (-13-)


나는 키스하려고 어둠 속에서 몸을 기울였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불꽃이 일고 얼굴이 얼얼했다. 그녀가 내 얼굴을 힘껏 때렸던 것이다. 눈과 코를 맞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사과했다. (-48-)


그래서 나는 그놈의 영국을 어떻게 믿겠는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하와이를 손에 넣고 싶어 해. 하와이가 어디 있는데? 태평양에 있지. 일본인들은 왜 하와이를 탐내는데? 정말 갖고 싶은 게 아니야.말이 그렇다는 거지. 일본인들은 춤과 독하지 않은 술을 사랑하는, 조그맣고 놀라운 민족이라고. 프랑스처럼 말이냐고 소령이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프랑스와 니스와 사보이아를 빼앗아올거야. 코르시카와 아드리아 해안 전체도 빼앗아올 거라고 리날디가 말했다. (-135-)


나는 실탄과 권총 값을 치른 뒤 탄차을 채워 제자리에 끼웠다. 그리고 빈 권총집에 권총을 넣고 여분의 클립에 실탄을 채워 권총집의 가죽 구멍에 끼운 뒤 허리띠를 조였다. 권총이 허리띠에 달려 있어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정규 권총을 소지하는 편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든 탄알을 구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58-)


나는 구석에 기대앉은 아이모와 함께 있는 아가씨들을 뒤로 하고 다시 피아니의 차로 돌아갔다. 차량 대열은 꼼짝도 하지 않았지만ㅇ 군부대들은 계속해서 그 옆을 지나갔다. 비는 여전히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대열의 움직임이 멈춘 것은 차들의 배선장치가 비에 젖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보다는 말이나 사람이 잠들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모두가 깨어 있어도 도시의 교통은 마비될 수 있었다. (-341-)


밤이 낮과 같지 않다는 것을 안다. 낮과 밤은 전혀 다르다. 밤에 속한 것들은 낮에는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낮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밤은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시간일수도 있다. 일단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하면 말이다. 하지만 캐서린과 있으면 밤도 낮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딱 한 가지, 밤이 훨씬 더 낫다는 점만 빼곤 말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은 용기를 갖고 세상에 나오면 세상은 그들을 꺾어버리기 위해 죽여야만 한다. 그러니 세상이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게 당연하다. 세상이 그런 사람들을 하나하나 꺾어버리고 나면 그 꺾인 자리에서 사람들은 더 강해진다. 하지만 세상은 꺾이지 않으려는 그들을 죽음으로 이끈다. 아주 착한 사람들, 아주 순한 사람들, 아주 용감한 사람들을 구분하지 않고 죽인다.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해도 세상은 틀림없이 당신을 죽일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서둘러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430-)


캐서린이 죽은 줄 알았다. 죽은 것처럼 보였다. 얼굴은 일부만 보였는데 창백했다. 저 아래에는 의사가 조명 불빛 아래에서 상처를 꿰매고 있었다. 핀셋으로 벌려놓은 상처는 꽤 크고 길었으며 가장자리가 두툼했다. 마스크를 쓴 또 다른 의사는 마취제를 투여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쓴 또 다른 의사는 마취제를 투여하고 있었다. (-550-)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는 <노인과 바다> 에 버금갈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그는 이 소설을 통해 1920년대 자신이 직접 참전하고 겪었던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 전쟁의 근원적인 고찰에 다가가고 있으며, 전쟁에 대한 반면교사를 제시하고 있었다. 소설의 주인공 프레드릭 헨리는 자신이 전쟁에서 죽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자진해서 전재에 투입되면서,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전장에서 만난 금발의 영국인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와 키스를 하는 도중에 그대로 얼굴이 얼얼할 정도로 키스를 거부하게 된다. 하지만 헨리와 금발의 캐서린은 서로 호감을 느끼며, 사랑하게 된다. 예기치 않은 임신은 행복으로 연결될 거라는 독자의 기대치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이 소설은 지극히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우리가 전쟁이 기획되면 안되는 이유를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다.인간의 욕망이 가득했던 그 시대에서, 살기 위해서, 전쟁에 대한 이해조차 볼랐던 남자와 여자가 서로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그 과정에 전쟁의 난리통에 일어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전쟁, 그리고 주변 국가의 전쟁 동참, 그 과정에서 이 소설에서 일본에 대한 무지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일본이 잘해서 하와이를 점령한 게 아니라, 일본이 하와이를 점령할 거라고 ,미국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소설에서 느꼈던 과장된 메시지,그 메시지가 모이면서, 작가의 의도, 전쟁의 참상과 비극이 두 남녀 사이에 이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감히 우리에게 전쟁을 가벼이 여기면 안되는 이류를 고스란히 비추고 있다. 전쟁은 인간의 참혹함과 이어질 수 있고, 인간의 전재에 대한 무지가 인간의 비극의 근원이라는 걸 깨닫게 해 주고 있었다. 전쟁에 대한 교훈과 성찰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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