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륜 선생 1 - 송현 자전소설
송현 지음 / 창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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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어느 날, 보수동 헌책방에 갔다.'씨알서점' 이란 낡은 간판이 달린 헌책방에서 표지가 떨어져 나간 무슨 월간 잡지 화보 중에 내 눈길을 끄는 사진이 있었다. 하얀 고무신에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하얀 수염을 휘날리면서 웃고 서 있는 할아버지였다. (-17-)


"꼬투리 잡기 좋아하는 좀팽이들 때문에 사족을 하나 달겠습니다. 내가 위에서 말한 막대 걸레 자루와 회초리는 분명히 다르다고 시비할 머저리에게 말합니다. 내가 어릴 때 어머니 속을 썩이면 어머니는 땅을 치면서 '이늠의 자슥아, 니캉 내캉 쥐약 먹고 같이 죽자' 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동반 자살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일종의 과장법 표현입니다.나는 갈 길이 먼 사람입니다. 그러니 이런 시답잖은 것으로 시비하여 내 발목을 잡는 또라이짓은 제발 삼가기 바랍니다. 그래서 국어 시간에 싸가지가 없는 질문은 절대로 허용하지 앉을 것입니다. 물론 너무 유치하고 허접한 질문도 가능하면 삼가기 바랍니다. 엥간한 의문은 스스로 공부하여 해결하는 것도 아주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149-)


당시 디자인사 이영혜 사장 외에는 어느 누구도 , 심지어 내 아내까지도 거들떠보지 않던 '한글 자형학'이 약 25년이 지난 이제야 비로소 관련 전문가들에게 인정을 받고 , 귀한 대우를 받다니, 세상에 이런 기막힌 일이 내 생전에 일어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225-)


첫째. 아침을 먹지 않을 것
둘째, 딱딱한 침대에서 잠잘 것
셋째, 치열하게 일을 할 것
넷째,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
다섯 째, 음식을 맛있게 먹을 것
여섯 째, 자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을 할 것
일곱째, 술과 담배를 하지 않을 것
여덟째, 잠잘 때 감사 기도를 할 것
아홉 째, 길고양이에 작은 도움이라도 줄 것
열 째, 무엇이든 진정으로 사랑할 것 (-339-)


'사람은 경험이나 독서의 양에 비례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독서를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에 비례해서 현명해지는 것이다'
이 말의 핵심은 어중이떠중이가 독서를 많이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어중이떠중이가 경험을 많이 한다고 해서 장땡은 아니란 말이다. (-465-)


작가 송헌은 1940년대에 태어나, 씨알 사상에 심취하게 되었고, 함석헌 사상을 접하게 된다. 자가는 남들이 보던 안보던 자신만의 공부,한글자형학에 심취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 집안의 아내 조차 관심가지지 않았던 길, 나만의 길이 빛을 발하게 되었고, 한글자형학의 창시자가 된다. 공병우 박사의 정신과 과학적 사고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게 되었으며, 스스로 삶의 지혜를 터득해 나갈 수 있었다. 1960년 대, 보수동 헌책방에서 읽게 된 책 한권이 저자의 인생의 변곡점이었고, 자신이 얻은 경험과 빚을 하나하나 갚아나가는 과정에서 제자들을 앋게 되었다. 꾸준한 독서와 엄격한 자기관리,그리고 꾸준한 배움과 학습에서 나만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고, 함석헌의 씨알 사상의 근본 정신을 자신의 삶에 내재하게 된다. 함석헌께서 남겨 놓은 책 한권, 뜻으로 본 한국 역사를 탐독하면서, 외솔 최현배를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나침반으로 삼게 된다. <영적 스승라즈니쉬>를 공부하였고, 성경과 고전에 탐독하고,우리의 알인 한글의 가치를 잊지 않으면서, 한글 자형학을 꽃피울 수 있었고, 과거와 현재의 기술을 서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즉 저자의 인생 발자취의 시작 헌책방에서 , 헌책방 주인이 준 한 권의 책,그것이 자신의 인새이 되었고, 삶이었고 존재였다.그것을 자전 소설 <하륜 선생 1>에 녹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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