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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 씨의 뒤죽박죽 만물상 - 나를 키우는 힘! 창의성 ㅣ 생각톡 무지개
임정순 지음, 박은애 그림 / 알라딘북스 / 2021년 9월
평점 :
게다가 선생님이 원하는 질문은 외워서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은 답이 똑 덜어지는 질문도 안 되고, 곰곰이 생각해야만 말할 수 있고, 듣기 전까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하라고 했습니다. 안 그래도 학원 숙제 때문에 놀 시간도 없고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선생님이 내준 질문 생각만 하면 짜증이 나고 답답했습니다. (-14-)
삐뚜름하게 걸린 간판 밑에 '없는 것 빼고 다 있음'이라는 작은 글씨가 보였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무늘 열었습니다. 그곳에는 폭탄머리를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남자는 바닥까지 질질 끌리는 바지를 입고 소매를 둘둘 접은 윗옷을 걸치고 끊임없이 중얼거렸습니다. (-30-)
민준이는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초록 돌멩이가 없어도 전혀 아쉽지 않않았습닏아. 헐렁 씨처럼 구석진 곳에 처박혀 남의 것을 뺏으면서까지 최고가 되는 것은 하나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쉬는 시간에도 공부만 했던 민준이가 행복하지 않았던 것처럼. (-89-)
초록 돌멩이를 보니 여덟 살 때 기억이 아련하게 떠올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마음속에 차가운 바람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민준이는 다시는 초록 돌멩이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머리와 가슴에 그려 넣었습니다. 문득 헐렁 씨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됐건 돌을 던져 헐렁 씨의 작품들을 망친 건 잘못이었습니다.(-109-)
20세기 공장, 산업현장에서 표준화 대량생산 체제 하에 , 우리 사회는 일을 할 수 있는 숙련된 노동자를 교육을 통해 길러내게 된다. 공부의 목적과 이유 조차 일과 일치시키고 있었으며, 그 범주에 벗어나는 것은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게 된다. 최적화 효율성, 표준화를 강조하는 교육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정답과 서열을 강조하는 시대, 내 삶을 이롭게 하는 시대가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이유는 그래서였으며, 경쟁에서 꼼수와 편법이 허용되는 사회시스템을 가졌으며, 그것을 마치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대는 급변하게 된다. 정답보다 오답, 기발한 발상, 창의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바뀍레 되었고, 남들과 다른 생각이 인정받는 시대로 바뀌게 된다. 1더하기 1은 2라는 하나의 정답에서, 여러개의 정답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걸 ,발상의 전환이 여러개의 정답으로 이어지게 된다. 책 <헐렁 씨의 뒤죽박죽 만물상>에서 기훈과 민준을 보면, 민준이 정답을 잘 맞추는 아이라면, 기훈은 정답이 없는 문제를 즐기고, 그 문제에 골몰하면서 다양하게 푸는 스타일이다. 개미와 베짱이로 치면, 민준이 개미이며, 베짱이는 기훈이다.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으로, 우리는 질문과 생각의 깊이가 중요한 이유, 앞읖로 미래의 생존도구가 되는 원인을 고찰하고, 새로운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민준같은 관료주의에 최적화된 스타일과 기훈의 크리에이터적인 스타일이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교육은 어떤 변화를 꿈꾸게 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