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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책, 너라는 세계 - 어느 탐서가의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독서기!
박진희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9월
평점 :
책을 읽다 보면 , 어느새 그 책의 결과 비슷한 주변의 사람들, 평범하지만 주어진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든 가치관과 연결 짓는 나를 발견한다. (-5-)
삼미 슈퍼스타즈는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의 전신이 되었고, 현대 유니콘스,SK 와이번스,지금은 신세계 랜더스라는 다른 이름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까. (-40-)
아이들은 상처를 쉽게 잊는다.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관찰해보면 알 수 있다.엄마에게 호되게 야단맞아도 ,엄마가 자기를 보고 웃어만 주면 모든 걸 용서하고 잊어버린다. 내 아이만 해도 혼날 때보다 내가 웃지 않을 때를 더 무서워한다. 쉽게 용서하기 때문에 어른들은 자주 잊는다. 그래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아이의 마음에 상처 주는 말과 행동을 기어코 해버리고 만다. (-114-)
처음엔 만지는 것만 봐도 기겁했는데, 도무지 말릴 수 없을 만큼 관심을 보이니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다가 , 이후엔 나도 같이 도감을 찾으며 이름을 알려주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175-)
누군가를 만나고, 그 만남을 정리해 기록하는 것은 어느덧 내 삶을 대표하는 업이 되었다.하지만 나는 그 전에 '읽는 일'을 훨씬 더 오래, 그리고 더 많이 배웠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통해 '글 쓰는 사람'이라는 꿈을 키웠고, 지금도 책에서 만난 장소, 사람, 대화, 행동에 감동하고 전율한다. (-220-)
책 앞에 나오는 작가의 이력이 눙에들어왔다. 서울에서 책 짓는 일을 하고, 제주에 정착후 글 짓는 일, 그건 책과 기록과 기억을 병행하는 일이며, 사람과 가까이 ,그들의 삶의 내밀한 이야기까지 담아내는 작업이다. 즉 이 책에서 작가는 23개의 가치관, 세계관을 담아내고자 한다. 한 권의 책에 하나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내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의 잊어버린 것들을 하나 둘 하나 둘 들추어주며, 생각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 책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삼미슈퍼스타즈에 대한 이야기, 소설로 나왔고,영화로도 소개되었다. 삼미가 청보가 되면서, 지금 중년에겐 추억의 야구 구단이자, 해설가 허구연의 흑역사가 삼미에 기록되고 있다. 한편 그런 기억들은 지금 현재 하위권에 있는 몇몇 구단을 응원하는 야구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야구가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면서, 야구가 좋은 이유, 때로는 희망고문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작가는 어떤 이유로 인해,2019 년 책을 열권 정도만 완독하게 된다. 그 책들 중에서 , 이스마엘 카다레의 '돌의 연대기' 가 눈에 들어오게 된다. 가치 없어 보이는 것에 의미를 새기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작가 이스마엘 카다레의 고향 알바니아 남부 도시 지로카스트라가 배경이며, 소설의 주인공은 열살이 되지 않은 소년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며, 작가의 이름과 함께 그의 고햐이 널리 알려지게 된다. 어제의 이웃이 내일에는 적이 되는 그 상황에 대해서, 인간의 본성을 하나하나 들추고 있다.
스캇 펙의 <거짓의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로 채워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어른과 아이의 세상을 보은 이해, 두려움과 무서움, 용서에 대한 인식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매일 매일 상처를 느끼고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 우리는 때묻지 않는 아이의 미소를 보면서 힐링을 얻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뒷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용서와 미소뒤에 감춰진 폭력과 상처들, 그런 모습이 요즘 뜨거운 감자로 단골처럼 등장하는 어린이집 폭력에 대한 어른들의 폭력에 무감각해진 사회를 느낄 수 있다. 즉 문학은 인간에게 인식과 가치의 척도가 된다. 분명 과거의 나자신의 모습인데, 변화의 물결 속에서 과거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책을 통해서 기록을 통해서, 그 가치를 회복시키거나 복기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