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제는 나로 살아야 한다 - 자기실현을 위한 중년의 심리학
한성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따라서 중년기는 지나가는 '젊음' 과 다가오는 '늙음'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것을 느끼지만, 이 사실을 강하게 부정하고 싶은 시기이다. (-20-)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닭이 알을 품고 있다가 부화할 때가 되는, 병아리가 안에서 껍질을 부리로 쪼개 되는데 이것을 '줄'이라 하고, 어미 닭이 그 소리에 반응해서 바깥에서 껍질을 같이 쪼아 주는 것이 '탁'이다. 즉 어느 한쪽이 아니라 동시에 그 일이 일어나야만 병아리다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적용해보면, 부모의 양육동기와 어린아이의 생존본능이 적절한 상호작용을 할 때에만 바람직한 부모-자녀 관계가 형성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82-)
자녀가 독립적으로 변해가면 동시에 부모는 품에서 자녀를 놓아주어야 한다. 이 시기의 '줄탁'은 자녀는 벗어나고 부모는 놓아주는 것이다. 아무리 아쉽고 허무하다 해도 이제는 자녀가 독립적인 존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자녀들은 자신의 부모보다 더 힘이 세고, 공부를 많이 했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큰 고통을 느끼면서 깨닫게 된다. 부모도 자녀의 눈ㅇ에 자신이 더 이상 절대적 존재가 아니라 상대적 존재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자녀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83-)
또 사과는 '생각'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괴롭힘을 당한 '너'의 감정에 대한 '나'의 감정을 전달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변명은 '너'의 힘듦에 대해 '나'의 생각을 밝히는 것이다. (-147-)
여성이 남성이 가지고 있는 지위, 재산 또는 권력 등을 이용하여 자신의 야망을 이루려고 하는 경우이다. 이런 여성은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아직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젊은 남자들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당연히 자시의 야망을 신속히 이루어지줄 자원을 많이 가진 중년의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 관계를 통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거나, 혹은 상대방이 그 야망을 이루어주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면 관계를 깨게 된다. 이 경우에는 상대 남성이 상처를 입는다. (-201-)
부모가 자녀의 미래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부모와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모든 자식은 부모를 닮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노쇠한 부모는 단지 부모일 뿐이고, 나에게는 내 나름대로의 삶이 있다. 이렇게 부모와 ㅂ자신을 분리시켜 생각하면, 비로소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불화했던 부모님과 화해할 수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의 중년기도, 부모님의 노년기도 더욱 기꺼운 마음으로 돌보며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253-)
못 먹고, 못 살고, 잠자리조차 갖추지 못했던 지난날, 하루 하루 연명해 살았던 시간이 있다. 1940녀내 대한민국이 가난한 후진국으로서, 미군의 꿀꿀이죽에 연명했던 그 시간이다. 그 시간을 견뎌왔던 지난 60여년간 우리 사회는 해체되었다가 통합되고, 해체와 통합이 반복된다. 지금의 중년,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 그러하다. 즉 이 책에서 엿 볼 수 있는 기준이나 조건들을 보면, 왜 우리 스스로 <이제는 나로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지 엿볼 수 있다.니로 살아가는 것이 이제 나의 생존권이 된다. 즉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과거의 부모의 삶이 내 아이에 대한 의존이 커지게 되었고, 품안에 안온하길 바라는 마음이 감춰지게 된다.
그래서 중년은 인생의 후반기에 쓸쓸함과 무기력함이 남게 된다. 열심히 살아왔지만, 남은 것은 껍데기 뿐이다. 살아가면서 느껴야 했던 지난 과거의 삶들이 내 삶에 대한 기준조차 만들어 내지 못하고, 나로 살아가는 방법조차 잃어버리고 있었다. 자기 실현의 의미조차 모르고 살아온 지난날이 우리에게 항상 삶에 대한 갈망을 잃어버리지 않게 된다. 내 삶에 대한 기준, 타인에게서 자유롭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항상 존재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나를 위해 살아가는 방법 조차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나를 위한 삶, 타인의 삶에서 벗어나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상처입은 중년에게 필요한 것은 화해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