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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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로또나 다름없었다. 호라이를 잡아서 바친 노비는 평민으로 신분을 올려주기도 했고, 호랑이를 잡은 평민은 평생 세금을 면제해주기도 했으니 그야말로 팔자를 고치는 셈이었다. (-42-)


조선은 병자호란 직후인 1637년부터는 청나라가 요구한 전쟁 비용까지 부담하게 되었다. 이때 청나라는 엄청난 양의 호피를 요구했다. 매년 정기적으로 사신 편에 호피 142장을 바치고, 붇정기 사행에서 53장, 칙사 예단으로 35장을 보내야 했다. 이때부터 해마다 거의 230장 정도의 호피를 청나라로 보내다가 1711년 이후가 돼서야 20~30장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호랑이 잡기가 힘들어졌다. (-50-)


이렇게 호랑이는 사라져 가면서 엉뚱하게도 인간들 사이에서 절대 권력이나 명예, 부 그리고 영웅의 상징으로 변해 갔다. 사실 호랑이는 절대 권력자가 아니다. 그런 상징적인 의미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으로 ,호랑이의 뜻하고는 전혀 관련이 없다.(-94-)


내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1970년만 해도 표범을 목격한 사람들이 많았다. 겨울철에는 대형 고양잇과 동물의 발자국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표범이었을 가능서이 아주 높다. 
사실 인간들이 그때라도 표범의 가치를 알아보고 보호했다면, 지금쯤 한국은 표범의 나라로 알려졌을 것이다. 공장을 지어 온갖 공해를 유발하면서 자동차를 만들어 팔지 않아도 그들이 알아서 먹여 살렸을 것이다. (-135-)


경상도 합천군 삼가면과 진주시 미천면 사이에는 방아계라는 유명한 고개가 있다. 그곳은 옛날부터 호랑익사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낮에도 무리를 지어 지나가야 했다.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방아재를 넘던 사람들이 표범 소리에 놀라서 쫒기듯이 내려오는 일이 잦아졌다. 특이하게도 그 표범은 낮에도 나타나서ㅅ사람들을 위협하고 으르렁거렸다. 
위협을 느낀 사람들이 관청에다 표범을 잡아달라고 민원을 넣었다. 관청에서는 경찰과 포수들을 표범 사냥에 나섰다. 경찰은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수십 명의 포수들을 고용했다. (-137-)


왜 우리는 그렇게 빨리 없애려고만 하는가.
왜 우리는 그렇게 발리 변하려고만 하는가.
한국의 신화는 호라이 신을 빼면 초라해질 정도다. 호랑이 신은 그렇게 수천 년 동안 한국 사람들의 외롭고 지친 마음을 위로해주었다.그것을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호랑이 신이 성황당으로 변해온 것 또한 우리의 역사다. (-177-)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호랑이가 산다. 사람들은 호랑이를 보기 위해서, 저 먼곳 봉화로 차를 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 100키로 이상 되는 호랑이는 한반도의 영험한 기운을 가지고 있으며,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인식한다. 호랑이 신화가 오천년 한반도 신화와 일치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일제 시대 이후, 한반도를 토끼로 묘사해온 일본에 대한 분개와 혐오가 우리의 정서이지만, 우리를 되돌아 볼 때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다면, 우리 스스로 호랑이를 한반도의 가치와 정신, 영웅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 반성해야 할 때다. 고려 이후, 조선은 호랑이를 척호군에 의해 한 마리 한마리 사냥되었고, 개과에 의해, 조선의 포수는 한해 1000마리 이상 잡아서, 호랑이 피부를 벗겨 호피를 만들게 되었고,중국에 공물로 바치게 된다. 즉 조선은 호랑이가 멸종되기 시작한 시대였으며, 산과 산을 넘나드는 호랑이를 잡는 개와 함께 다니는 척호군에 대한 기록이 있었다. 즉 조선 시대에 호랑이를 잡으면, 지금처럼 로또와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된다. 출세하거나 신분을 바뀌는 기회이기 때문에, 호랑이를 사살해야 할 명분, 호랑이 사냥이 한반도 전역에 있게 된 이유다. 하지만 인간에 의해 죽어가는 호랑이 숫자보다. 호랑이 번식이 더 많았기 때문에, 한반도 전역에 호라이가 생존하게 된다. 하지만 일제 시대에 호랑이의 마지막 운명이 결정나는 일이 발생하게 되었고, 호랑이가 한반도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된 것은 1950년 한국 전쟁이다.한국 전쟁은 한반도 전역을 초토화시켰으며, 호랑이 번식지를 하나둘 파괴하게 된다.


물을 좋아하는 호랑이는 바다를 건너 섬과 섬을 건널 수 있을 정도로 수영에 능하였다. 즉 서해에서, 가까운 육지에서 진도로 호랑이가 지나간 기록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한국 전쟁은 한반도 전역에 포탄이 떨어지고, 산이 흉물로 변하면서, 호랑이는 서서히 한반도에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호랑이 대신 표범이 한반도의 생테계 지배자가 될 수 있었다. 즉 이 책은 1988년 호돌이, 2018년 평창동계 올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을 본다면, 인강의 잔인한 속성과 혐오가 감춰져 있으며, 영웅,상징으로 바꾸려 한다. 소설 임꺽정, 장길산, 태백산맥, 아리랑 속의 배경에는 호랑이가 한반도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호랑이를 보려면 동물원에 인간이 던져주는 고기를 먹는 살찐 호랑이를 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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