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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냥 자자
오유 / 팩토리나인 / 2021년 8월
평점 :
구겨진 침대 시트 위에 누워 있는 남과 여, 숨소리가 거친 것은 방금 사랑을 나눴기 때문이다. 여자는 시트위를 뒹구는 속옷을 챙겨 들고 침대를 벗어나려 한다.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아끈다. 누워 있자. 나지막이 속삭이며 손을 당기자 여자는 털썩, 남자 옆에 다시 눞는다. 아이, 참 왜 이래. 안 그래도 발그레했던 볼이 남자의 말에 더 뜨거워진다. 더 누워 있어. 좋잖아.(-7-)
내 자리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었다. 내가 만드는 거였다. 내 물건을 툭툭 던져 놓을 수 있고, 내 엉덩이 모양대로 잡힌 방석이 나를 지다리는 자리,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놓아두어도 누가 치우라고 하지 않고, 내 노트북을 켠 채로 두어도 불안하지 아노는 자리. 내가 덮을 밤요와 나의 입술을 기다리는 머그잔이 놓인 내 책상. 모두 내가 만드는 거다. (-88-)
결국, 나는 월요일은 서운해하고 화요일은 잔소리하고, 수요일은 짜증 내고 목요일은 화를 내다가 금요일엔 결국 체념했다. (-158-)
그런 일이 있다 치자. 빨간 립스틱을 예쁘게 바른 여인이 치명적인 눈웃음으로 유혹한다 치자. 그런다면 남편은 바람을 피울 수 있을까? 출산의 진통을 참다 못해 빨갛게 터질 것 같던 아내의 얼굴이 생각나서, 아바 입에 한 번 넣었다가 다시 쏙 물던 아이의 형형색색 막대 사탕이 떠올라서, 바람을 피울 수 있을까? (-214-)
이틀에 한 번은 큰 소리가 나고.
주에 한 번은 누구 하나 눈물이 터지고 마는 엄마 아빠.
우리 부모는 왜 맨날 싸우는지 이해 안 될 때 있지?
엄마 아빠가 서로를 미워하는 것 같고 그래서 불안하지?
그 맘 알아. (-284-)
1부 썸 2부 쌈,3부 색으로 이뤄진 <그냥 자자>는 리얼 부부의 결혼 생활, 결혼 이전 연애 시절 남녀의 다양한 에피소드, 심리와 문화적 차이를 알게 되고, 성에 대한 차이점을 노출하고 있다. 성에 대해서, 밖으로 노출된 채 놓여진 남성의 성에 대한 관점, 은밀하게 숨어 있어서, 본인조차 확인할 수 없는 성에 대한 이야기,그것은 사랑에 대해서 , 느끼고, 추구하고, 실천하는 과정 그 자체에 있으며, 내 삶을 고쳐나가는 기회이자 변화였다.남녀의 성에 대한 차이가 문화가 되고, 전통이 되며, 역사가 된다.
사랑에 대해 , 현실과 이상의 경계,남자의 심리, 여자의 심리가 겹쳐지는 곳에는 사랑이 있으며, 그 안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속살을 찾게 된다. 안전한 성관계를 꿈꾸는 여성은 때로는 유혹적이며, 매혹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서서히 자신을 노출하면서, 주변의 환경을 성과 관련하여 묘사하고, 표현하게 된다. 남성은 다르다. 성에 대해 단순하고 노골적이다. 한번 생각하면, 그것에 몰입하고 다른 것은 즐리지 않는다. 내 아기가 울어도, 내 아내가 아파도, 들리지 않는 남성의 신체적인 조건은 스스로 삶을 바꾸지 않는한 달라지지 않는다.그래서 억울하고, 변명하게 된다. 그건 스스로 해결하려다 더 나쁜 상황을 만들고, 부부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가 된다. 리얼한 사랑과 결혼 전쟁에 대해,여성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어서,나를 알게 되고, 여성의 심리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