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언어 - 조동원 수필집
조동원 지음 / 봄봄스토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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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다니던 학교를 지난해에 퇴직후 아줌마로 생활이 새로 시작되었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 퇴직 후의 멋진 삶에 대하여 나름 꿈을 꾸면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였습니다. 무얼 하지, 누구랑 만나며 지내지, 어디를 가지, 등... (-3-)


지금까지는 매번 하고 싶은 것을 머리로만 생각하고 실천하지 못하던 나에게 실망만 했다. 지금부터는 걷자, 걸으면서 지금까지의 나를 조금이라도 바꾸어보자고 마음속으로 또 다짐했다. 4월의 봄바람, 햇살은 따스했고, 이제 막 새싹을 키워내는 나무는 푸르름을 뽐내고 있었다. 나는 그 나무와 물과 하늘을 즐기면서 신나고 즐겁게 걸었다. (-39-)


중학교 1학년, 내 어린 마음에 참으로 슬픔도 많았었고, 기쁨도 많았었다. 그때 나에게 슬픔과 기쁨을 주던 것들이 어떤 일들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우리는 진지했었다. 밤하늘에 별이 뜰때까지 학교에 남아서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하나하나의 슬픔을 삭이고 기쁨을 나누었다. 누군가 먼저 눈물 흐리면 같이 눈을 껌벅이며 손잡고 마음을 함께 했었다. (-98-)


어머니가 아버지를 만나고 오시는 날이면 내게 전화를 하신다. 네 아버지 입은 옷은 어떻고 뭐를 사다 주었더니 좋아하시고, 하시다가 끝내 울먹이며 전화를 끊고 마신다. 오늘따라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시는 아버지가 생각난다.(-163-)


아침마다 일어나면 제일 먼저 안경을 찾아 수건으로 닦는 일도 없고, 기온 차 큰 실내로 들어가도 눈앞이 뿌옇게 변하지도 않는다. 단지 저녁이 문제되기는 한다. 아직 적응 기간이라 초점이 잘 안 맞아 책을 보려면 흐릿하고 약간 번지는 현상이 나타나긴 한다. 병원에 문의했더니 좋아질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켜 준다. 믿어야지. (-183-)


회자정리會者定離 거자필반去者必返 이 있다. 살아가면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으며, 헤어진 이는 다시 돌아온다는 사자성어였으며, 우리 삶에 만남과 헤어짐의 순환이 담겨진다. 특별히 슬퍼할 이유 없고, 마냥 기뻐할 이유 또한 없음을 깨우쳐 주는 책이며,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는 저자의 삶과 삶의 여정이 관찰되고 있다. 즐기면서 ,자유롭게 살아가되, 늙어감을 즐기는 것이다.삶와 벗하면서 느리게 느리게 걸으면서 ,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과학선생님이라는 직업에서 탈피해, 여성으로서, 주부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으로 담아놓았던 문학 소녀로서의 삶, 내 삶에 대해 차곡 차곡 정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선생님으로 중등교사로 재직하였던 조동원 선생님은 퇴직 이후, 선생님으로서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 자기실현을 위한 삶을 피우고 있었다. 푸른솔 문학 등단을 하게 되면서, 수필을 쓰며, 자신의 삶을 서서히 정리하는 것, 삶을 여유롭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면서, 그도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친구들과 추억을 상기시켜 낸다.


평범한 삶, 그 삶이 나에겐 의미가 있고, 가치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타인을 위해 살았던 저자는 이제,나를 위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 나가고 있었다. 낯설은 시간과 공간에 갇혀 있다가, 서서히 익숙한 삶으로 바뀌게 된다. 봄,여름,가을, 겨울을 몸으로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 자연과 벗하면서, 자신이 30여년 동안 선생님으로서 살아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삶의 의미, 삶의 가치를 찾아내고 있었다. 교직 생활 이후 소홀히 했던 건강 문제, 그 건강을 되찾아 가는 과정들이 내 삶을 새로운 삶으로 채워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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