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뒷면에 출구 2 - 표지 뒷면에 출구 7부작 1
불휘영 지음 / 샤스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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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가거든 정신 차리고 두더지굴엔 얼쩡거리지 말아라. 너는 마법인이잖아. 운이 좋은 줄 알아야지. 너희 집엔 통보해 놨으니 얌전히 부모님을 기다리고 있어."
"집에 연락했다고요?"
인디나는 놀라서 반응했다.
"당연하지."
"아무도 안 올 거에요."
그러거나 말거나 경찰들의 관심사는 아니었다. (-19-)


"...인디나 자카란다."
벡커히는 그 이름을 말했다. 자시이 이 자리에 불려온 이유가 방금의 대화 속에 있었다.
두더지굴의 마법인 연쇄살인사건. 경찰은 자신을 엮으려 하고 있었다. 상관없는 마법인을 끌어들여서 자신을 자극하고, 조만간 마법인과 작은 문제라도 일으키길 기다릴 것이다. 아직 알 수 없는 건, 왜 하필 자신이었을까, 누가 지목한 게 아니라면. (-78-)


'르윈이 원하는 게 뭐에요? 그저 자닐라와 함께 하고 싶은 거예요? 마법인이든 비법인이든 상관없이 자닐라와 함께이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자닐라는 나와 약속을 지켰고, 마법인으로 태어날텐데, 자닐라와 함께라면 다시 한번 비법인으로 태어나도 상관없어요?'
르윈은 대답을 망설였다. (-145-)


"그동안 비법인들이 죽어 나갈 때는 털끝만큼도 신경 쓰지 않던 경찰들이 ,마법인들의 죽음을 핑계로 우리의 터전을 불바다로 만들려 합니다. 조만간 우리는 쫓겨날 겁니다. 우리의 집, 일터, 가족, 친구들, 전부 잃게 되겠죠. 우리를 생매장하듯 지하로 밀어 넣을 땐 언제고, 이제는 우리한테서 무덤까지 빼앗으려 드는 저 치들의 행태를 보십시오! 저들은 말할 겁니다. 이 지하는 원래 우리들 것이었다.그러나 우리는 너희의 무덤을 파헤치지 않을 테니, 우리의 관대함에 너희는 비용을 지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세금을 걷어가겠죠. 위선자들! 순 위선자들입니다. 두더지는 두더지로, 지상인은 지상인으로 각자 살아갑시다. 그게 내 신조입니다. 오늘 저는 땅 밑의 자유를 수호하고자 두더지로서 여기 나왔습니다.마법인들을 몰아냅시다!" (-169-)


'그때 널 포기하고 벡커히를 선택했던 걸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 그땐 네가 이 정도로 가증스러운 줄 몰랐지. 비법인이든 마법인이든 상관말고 어떻게든 네 인생만큼은 조져 놨어야 했는데. 하지만 우리 엄마는 벡커히가 쓸모 있다고 생각하셨거든. 그런데 요즘 널 볼 때마다 후회가 들잖아.'
인디나는 그 말을 이해하려고 정보를 찾았다. 
팔럭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201-)


마법인과 비법인이 공존하는 그곳, 잉코트 공화국이 있었다. 이 공화국에서 살아가는 비법인과 마법인, 번번히 마법인의 권력에 의해 비법인은 자신의 힘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비법인 벡커히는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서, 때로는 비겁하게 때로는 유치한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는 거머리와 같은 존재를 드러내고 있었다.그런 그의 체세에 대해서,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거리를 두려고 하였다.


부모 모두가 마법인이면, 자녀들 중 누군가는 비법인이 될 수 있다. 그런 경우를 돌연변이라 부르고 있다. 반대로 비법인 부모 밑에 마법인이 태어날 때, 천재 혹은 개천에서 용이 났다 말하곤 하였다. 홀리와 같은 상황이 바로 이런 경우이며, 홀리 앞에 놓여진 삶이 때로는 거칠 수 있음을 이 소설은 홀리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났다. 마법인을 상대로 한 두더지 연쇄살인사건.누가 마법인을 죽였는지 그 소행조차모르는 상태에서, 마법인들은 소집하여,그 책임을 비법인에게 돌리고 있었다. 혐오를 조장하고, 억압하는 사회, 자신의 분수에 따라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해 주는 소설, 권력이란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되고 있었다. 억울해도 하소연할 수 없고, 힘들어도 말할 수 없는 상황,그런 경우, 어떻게 대처하고, 대응해야 하는지 일깨워 주는 소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앞에 놓여진 삶과 인생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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