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평점 :
단순한 입시 부정 사건에 불과한 하나의 에피소드로 넘어갔을 이 일이 왜 '시대적 사건'이 되었는가? 이 사건의 중심은 도덕성의 완전한 타락이다. 불법을 저지른 사람이 불법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음해와 음모라고 주장하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은 완전히 부패한다. 도덕성을 상실한 권력은 법을 형식적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오용한다. 합법을 가장ㄹ한 권력은 결국 도덕의 토대를 오염시킨다.
언뜻 단순한 입시 부정으로 보이는 이 사건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조국 사태'의 맥락에서 파악되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민은 이 사건에 왜 분노했는가? 누가 사회적 경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떻게 이 지위에 도달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이 사건을 통해 제기된 것이다. (-48-)
자본주의는 오직 결과만을 중시함으로써 과정을 경시한다."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라는 속담은 천박한 자본주의 논리를 대변한다. 따라서 시장의 가치로 평가되는 '결과'는 과정의 도덕서을 처음부터 배제한다. 승자독식 사회에서는 도덕성의 반전이 일어난다. 능력주의의 승자는 결과를 기반으로 과정의 도덕성도 만들어낸다."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 라는 속담은 능력주의의 도덕원리다. (-89-)
공정한 게임을 하여 이기는 사람이 열심히 뛰어가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이길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아예 게임의 규칙을 정하는 사람은 고속철을 탄 사람이고, 심판까지 직접 고르는 사람은 제트기를 탄 사람이다. (-136-)
우리가 분배해야 할 자원이 희소해지고 경쟁자가 많아지면, 집단의 성격이 변질된다. 호혜성과 유대감에 기반을 둔 단순한 유대관계가 폐쇄적인 이익집단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특정한 대학 출신이라는 '학연'이 다른 경쟁자들을 배척하는 '권력'이 된다. 개인들은 하나의 끈으로 결합하는 '유대 維帶'가 이익으로 맺어지는 '연고'가 된다. (-203-)
신뢰에 기반한 관계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신뢰와 관련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는 반면, 상호 신뢰가 필요한 사람들은 오히려 신뢰릐 리스크를 즐긴다는 것은 명백한 역설이다. 신뢰의 리스크를 감당항 수 있는 자만이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269-)
보수나 진보가 아닌 중도의 길을 걸아가고 있는 철학자 이진우의 <불공정 사회>는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탄핵 이후 새롭게 세워진 문재인 정부는 여러 성과도 많이 완성하였지만, 불공정의 씨앗은 도려내지 못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항명, 윤석렬 검찰총장의 항명은 문재인정부의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 시켰으며, 현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되어 , 조국 사태를 일으킨 빌미가 되고 있다. 특히 윤석렬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부장관 구도, 조국 사태 가 이어지면서, 그 안에 숨겨진 불공정, 합의된 공정의 문제점이 노출되었으며, 정경심 교수는 2시에서, 1심과 똑같은 4년 실형 형량을 얻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강남좌파로 꼽히는 조국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 경쟁사회,자본주의 사회, 결과를 중시하는 대한민국 사회가 보여주는 사회적 모순은 어디서 시작되며, 우리 사회의 부조리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지 못하는 조국사태의 본질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 소위 엘리트 지상주의, 정경심 교수의 딸 조민의 부산 의전원 합격 뒤에 숨어있는 비화, 이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바라보는 시선과 조국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이유, 박사모가 박근혜의 잘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버티는 것처럼, 조국 사태 또한 조국 교수의 아내 정경심 교수의 엘리트주의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엘리트지상주의에 대한 자신감, 여기에 덧붙여 그녀가 보여준 제도와 법의 오용으로 인해 조민의 특혜 부산의전원 입학이 불러온 참사, 조국을 옹호하는 언론의 문제점까지 고찰해 나가고 있었으며, 자본주의 사회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것을 고쳐야 하는지 사회, 시스템의 곯은 사회적 허구를 하나하나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