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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 - 정치 격동의 시대, 조은산이 국민 앞에 바치는 충직한 격서
조은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8월
평점 :

답답한 현실이다. 반일 그리고 극일, 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듯한 말들이 조금의 확장성을 띤 채 국민에게 허락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자격이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반일은 가슴속에 , 극일은 행동으로 옮기자고 말이다. (-55-)
'토사물 3법'은 결국 어느 대신이 예언했던 대로 전세 시세를 바짝 추켜올렸다. 집주인들은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해 안달이었고 백성들은 폭등한 전세 시세에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안달이었다.'토사물 3법'을 입안했던 호조판서가 가장 먼저 토사물에 갇혀 허우적댔는데 백성들은 이를 두고 자승자박이라며 조롱했다. (-99-)
시무 7조
기해년 겨울,
타국의 역병이 이 땅에 창궐하였는봐.
가솔들의 삶은 참담하기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이전과 이후를 언감생심 기억할 수 없고
감히 두려워 기약할 수 없사온데
그것은 응당 소인만의 일은 아닐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각기 분하여 입마개로 숨을 틀어막았고
병마가 점령한 저잣거리는 숨을 급히 죽였으며
도성 내 의원과 과원들은 숨을 바삐 쉬었지만
지병이 있는 자, 노약한 자는 숨을 거두었사옵니다
병마의 사신은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를 가려 찾지 않았사오며
벌명한 지아비와 지어미 앞에
가난한 자의 울음과 부유한 자의 울음은 공히 처연했사옵고,
그해 새벽 도성에 내린 눈은
정승댁의 기왓장에도 여염의 초가 지부에도
함께 내려 스산하였습니다.
하우나 폐하,
인간의 본성은 본디 나약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고난 앞에 결연하였고
인간의 본성은 추악하나
이 땅의 백성들은 특히 역경 앞에 서로 돕고 의지하였나니
아녀자의 치마로 돌을 실어
왜적의 골통을 부순 행주산성이 그러하였고
십시일반 금붙이를 모아
빈사 직전의 나라를 구해낸 경제 위기가 그러했듯
이는 곧 난세의 천운이오.
처세의 근본이 아니고 무엇이겠사옵니까?
이듬해 봄,
폐하의 성은에 힘입어 권토중래한 이 나라 백성들은
저마다 살길을 찾아 짚신 끈을 다시 메었고
미초들의 삶은 다시 용진하였으니
지아비, 지어미는 젖먹이를 맡길 곳을 찾아
집과 집을 오가며 동분서주하였고
서신을 보내어 재택근무에 당하는 등
살길을 찾아 고행하였는바,
고을 안 남루한 주막에서는
백성의 가락국수가 사발에 담겨
남겨진 할미와 손주의 상에 올랐는제
경상의 멸치와 전라의 다시마로 육수를 낸 국물은
아이의 눈처럼 맑았고
할미의 주름처럼 깊었사오며
산파가 다녀간 고을 민가에서는
어미의 산도를 찢어내며 고군분투한 아이가
마침내 탯줄을 끊어 울음을 터트렸고
창자는 저미는 고통에도 초영했던 어미는
아이를 받아 젖을 이어내고 울음을 터트렸사온데
그 울음과 울음의 사이가 가엾고 또한 섬뜩해
소인은 낮게 엎드려 숨죽였사옵니다
소인이 살펴보건대
백성은 정치 앞에 지리멸렬할 뿐
위태로움 앞에 빈부가 따로 없었고
살고자 함에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으며
끼니 앞에 영호남이 어우러져 향기로웠습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폐하,
백성들의 삶이 이러할진대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국회에 모여들어
탁상공론을 거듭하며 말장난을 일삼고
실정의 책임을 폐위된 선황에게 떠밀며
실패한 정책을 그보다 더한 우책으로 덮어
백성들을 우롱하니 그꼴이 가히 점입가경이라
어느 대신은
11억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현 시세 11프로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으며
어느 대신은 수도 한양이 천박하니
세종으로 천도해야 한다는
해괴한 말로 백성들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고
본직이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부 정관인지
아직도 담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 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
과연 이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이옵니까.
어니오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이옵니까?
또한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대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사옵니까.
아니오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사옵니까?
하여 경자년 여름,
간신ㄹ이 쥐 떼처럼 창궐하여 역병과도 같으니
정책은 난무하나 결과는 전무하여 허망하고
실은 하나이나 설은 다분하니
민심은 사분오열일진대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는바,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 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살피시어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물론 각지의 군수들을
재촉하시고 이를 주창토록 하시오면
소인은 살아서 더 바랄 것이 없고
죽어서는 각골난망하여
그 은혜를 잊지 않겠사옵니다.
하여 소인 조은산은 넙죽 엎드려
삼가 시무 7조를 고하나니..." (-146-)
고려 초기 최승로가 성종에게 올린 상소문 시무 28조이며 ,왕이 지금 해야 할 일에 대해 28개로 요약한 장계이다.즉 왕과 신하가 나라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상소문을 빌려 언급하고 있으며, 왕과 신하의 잘잘못을 하나하나 꼬집고 있다. 즉 이 책ㄹ에 나오는 왕이란 지금의 대통령에 해당되며, 대신이란 장관에 해당된다. 즉 시무 7조는 왕과 대신을 대통령과 장관을 비유하며, 현 대한민국 사회의 근간이 무너지는 걸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소위 이 책에는 현재 문재인 정부의 문제, 특히 부동산, 교육 정책,법과 제도의 문제점이 백성들을 힘들게 하고 있으며, 백성이 궁핍한 이유를 상소문에 적시한다. 특히 대신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구분 못하고, 자신의 말과 행동의 위선과 모순을 지적하고 있으며, 그 대신을 교체할 것을 주문한다. 우매한 대신을 나라를 위해 필요한 대신으로 바꿔 나가는 것, 일본에 대해 반감을 가지기 보다 극복할 수 있도록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고 상소문을 올렸다.
하지만 , 이 책의 본질은 현재 대한민국의 현주소의 문제를 문재인 정부에게 묻겠다는 의도이다. 현정부의 검찰개혁의 실패, 언론 개혁의 실패, 백성의 궁핍, 역병을 조기에 퇴치 하지 못하고, 국민이 힘든 날이 2년이 지나가고 있음을 꼬집고 있다. 더 나아가 앞서서 두 명의 대통령이 구속되었던 것처럼 , 현재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이후, 죄를 물어 구속시키겠다는 보수 지지자들의 의중이 반영되고 있다.즉 이 책이 현 국민의 힘 지지자들에게 지지 맏고 있는 이유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의 잘잘못을 꼬집었던 것처럼, 바꿔서,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정권을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