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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틴더 유 ㅣ 트리플 7
정대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8월
평점 :

'184 76 32'.키, 몸무게, 나이만 적혀 있는 프로필, 집에서 2km 떨어져 있던 호와 틴더에서 매칭된 건 지난밤이었다. 몸이 좋은 타입은 아니었는데 쌍꺼풀이 없는 눈에 고른 치열이 마음에 들어서 '라이크 LIKE'를 눌렀다. 메시지를 주고 받아보니 영화를 한다고 한다. 틴더네은 어쩜 그렇게 예술가 지망생들이 많은지, 절반이 예술가 지망생 아니면 금융맨이다. (-9-)
"나, 틴더에서 만난 애랑 자고 불 꺼진 모텔 방에서 전 여친 생각하면서 운 적 있었다."
내가 정색하며 호에게 뭔가를 달라는 듯이 손바닥을 내밀었다.
"야 , 그건 내 캐릭터니까 저작권료 내놔." (-13-)
'I TINDER U'
'ㅋㅋㅋㅋ'웃으며 호에게 이거 뭐냐고 캡쳐해서 보낼까 생각했다. 호에게는 '아이 티더 유'가 '어쩌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라는 낭만적인 말일 거였다. 여전히 그곳에서 무언가를 찾는지, 이제는 잠들기 전에 울지는 않는지, 정말로 호가 잘 맞는 누군가를 만났으면, 새벽 2시, 앱에 뜬 수천 명의 사람 중에 대체할 수 없는 나의 스페어, 나의 친구 호는 이제 나로부터 17km 떨어져 있다. (_43-)
때로는 가깝고, 때로는 먼, 연애는 그런 것이다. 사랑하고, 이쁨 받는 존재감, 그 존재감이 연애 플랫폼을 만들고 , 플랫폼 안에서 만남과 이별을 속삭이게 된다. 서로 부담없이 만나고, 가벼운 하루를 보내면서, 관계의 책임을 지지 않는 관계,하지만 현대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고독과 외로움을 달래기에는 디지털 가상공간이 어느 정도 허용되고 있으며, 취기오른 주인공 호는 연속된 만남을 가지고, 그 만남 속에 연애라는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된다. 그리고 ,틴더 공간에서 만난 이들은 서로의 과거의 상대 틴더 만남을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 고독을 씹으면서, 공감을 얻곤 한다.
즉 짧은 단편 소설에는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전혀 서로에 대해 알 수 없는 두 남녀가 만나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한정되어 있다.둘의 공통점은 틴더라는 것이며, 그것에 대한 과거를 꺼내는 것, 그것이 서로에게 안전하고, 그 뒤끝도 깔끔하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만남의 기본 원칙은 불변이라는 걸 알 수 있고, 시대의 차이에 따라서, 방식이 다를 뿐이다. 과거에는 인터넷에서 서로 우연찮은 만남과 채팅을 통해 서로 연애를 하게 된다면, 지금은 모바일 앱을 통해 원나잇 스텐드를 즐기게 된다. 소설 속에서 틴더 공간 안에 남자 파트너로 절반 이상이 예술가, 예술 지망생, 금융인이 . 많다고 말하는 것을 본다면, 여성에게 감성을 자극시켜주고, 물질적인 충동을 자극케 하는 상대자가 인기의 척도라는 걸 깨닫게 된다.그것이 하나 하나 나오고 있으며, 삶의 원칙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남자와 여자의 속성에 대해서, 소설 한 편을 통해 충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