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테의 고백
조영미 지음 / SISO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민주가 쿨피스가 든 컵을 들어 보이자 영지와 해미도 자신의 컵을 들었다.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컵은 작게 쨍 하는 소리를 냈고 다시 집 안은 셋의 웃음소리가 가득해졌다. 쿨피스를 한 모금 마신 영지는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난 올해 목표 일본어능력시험 합격! 그냥 하고 싶은 공부부터 할래." (-62-)


이번 시험 기간에 자꾸만 블로그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이웃도 별로 없는데 말이죠. 저도 의사 선생님을 존경해요. 저는 사람 생명을 다루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게 동물의 생명이고 중요하니까 아주 중요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아무쪼록 로테님 시험 잘 보시고 시험 끝나면 또 재미있는 포스팅 올려주세요. (-85-) 


레오님 미국에 가신다고 왜 말을 안 했어요? 저는 무슨 일인지 몰라서 레오님이 잠수 타셨다고만 생각했어요. (-173-)


영지는 컴퓨터를 켜자마자 레오의 안부 글부터 확인했다. 지은이 했던 말이 귀에서 맴돌았다. '그 사람도 아무런 마음 없이 그러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지은의 말대로 우리는 서로 얼굴은 모르지만 몇 달 동안 소통해왔다. 언제부턴가 레오는 영지가 올린 블로그 글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고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251-)


소설 <샤를로테의 고백>은 10여전 전 과거 2017년으로 타임머신을 떠나게 된다. 모바일 인터넷보다는 컴퓨터 인터넷이 익숙하였고, 그 시절에는 2G 모바일이 있었다. 단순히 손폰이라 부른 손에 들고 다니는 핸드폰이 존재했을 뿐이며, 제한된 인터넷이 가능했다. 페이스북, 트위터 태동기에 대세는 디씨인사이트, 네이버 블로그,네이트온, 사이월드, MSN,프리첼,세이클럽,천리안이 대세였다. 이 소설은 그 당시 컴퓨터가 가지는 독특한 기능, 동접이라 부르는 인터넷 가상공간에 나타나는 동시접속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으며, 주인공 새를로테와 레오가 등장하고 있다.디지털 공간에 , 아날로그적인 향기로 채워지게 된다.


소설은 애틋한 우리의 과거를 느낄 수 있다.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와 전도연의 모습과 지금 모바일 세상이 열린 현재의 경계에 있는 가상의 공간에서 어떻게 소통했는지 짐작하게 되었다. 데이터 하나하나에 예민하였던 시절, 즐겨 써왔던 무료 컨텐츠를 유료 컨텐츠로 바뀌자 저항했던 그 당시의 우리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서로 같은 시간에 동접했던 두 사람이 애틋한 감정을 가지고 소통하였던 그 순간,갑자기 연락 두절이 될 때 , 느꼈던 그 감성을 소환하고 있다. 그 때는 가능하였고, 그 때의 기억과 만남이 있었다. 사랑에 대해서, 서로가 가지는 여러가지 감정들, 그것이 이 소설에서, 두 주인공 샤를로테 영지와 레오에게 느껴지고 있으며, 사랑에 대해서 하나하나 감성을 느끼게 하고 , 그땐 순수했다는 걸 상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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