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
황병주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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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6월 14일 오후 3시 50분 경 강원도 삼척군 원덕면 갈남리 들판에 낯선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농약을 치던 진항식이 그들에게 끌려갔고, 같은 시간 진항식의 부인 윤정자도 보리를 베다가 연행되었다. (-11-)


구속된 사람은 진항식과 부인 윤정자, 진항식의 동생 창식과 윤식, 진항식이 아들 진형대, 김상회의 부인 김경옥, 동생 건회와 달회 그리고 김상회의 아들 태룡, 태일과 딸 순자 등 총 12명이었다. 연행된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나 친인척 관계였다. 불구속된 사람들 역시 진항식의 누나 진순남,동생 진원식, 아들 진형수, 조카 진복자, 김달회의 부인 박옥출, 김건희의 부인 김경분, 김건회의 사위 김숙명 등 모두 가족과 친인척이었다. (-12-)


1952년 공보처가 집계한 한국전쟁 중 삼척에서 좌익과 인민군에 의해 학살당한 사람은 총 74명으로, 여성 2명과 남성 72명이다. 이 중 원덕면에서 학살된 사람은 총 17명이다. 직업은 대한청년단(한청) 과 국민회 등 우익단체 소속과 농업이 대부분이었다. (-49-)


2014년 재심 1심을 담당한 춘천지방법원 제2형사부 판사들은 최종 판결에서 피해자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피고인들게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준 점에 대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인권보장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사법부의 잘못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일을 당한 점에 대해 사법부의 잘못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일을 당한 점에 대해 사법부의 구성원인 우리 재판부가 사과를 드립니다." 사과와 함께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검찰과 달리 재심 법원은 피해자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다했다. (-117-)


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춘천지방법원 담당 재판부는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통해 삼척가족간첩단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사법경찰관들에 의해 불법체포 구금을 당하고, 구타 물고문 증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공소사실의 기초가 된 수사에 관하여 수사관들이 형법 제124조에서 규정한 불법체포 구금 감금죄 및 형법 제 125조에서 규정한 폭행 가혹행위죄를 범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판단했다. (-213-)


대한민국에는 국가 보안법이 있다.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역사적인 상황이 빚어낸 현실 속에 만들어진 법이며, 대공수사를 통해 ,국가 전복 위협이 되는 개인이나 단체를 색출해 , 국가 보안법을 덧씌우게 된다. 대표적인 에로 통진당의 이석기 의원이 있으며, 내란선동죄로 인해  복역중, 최근 국가를 상대로 재심요청을 하였지만 ,기각된 바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이 가지는 특수성이 개인과 가족을 말살시키는 상황이 연출되었으며, 1979년 삼척 에서 일어난 삼척간첩단 조작 사건이 있다. 이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은 1979년 난민전 사건과 더불어 맞춤형 공안사건의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그들은 실제 남한에 침투하였던 진현식이 삼척에 머물러 있었으며,그들을 숨겨 주었던 삼척군민 진항식 가족과 주변 인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의 죄를 덧씌우려는 물고문과 자백, 강압적인 수사가 있었으며, 20여명이 붙잡혀 국가의 권위에 굴복하는 사태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소위 공안사건의 대표적인 사례가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이다. 


이 사건은 남북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국가는 어떤 형태로 개인에게 다가가 폭력과 억압을 행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잠을 안 재우고, 물고문과 가혹한 처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실제 북한 간첩들이 남한에 침투하기 좋은 곳, 삼척이 가지고 있는 지형적 특수성에 있었다.그들은 이곳에서 자신들의 특수임무를 완수하고, 육지로 월북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현실들, 그들을 숨겨주기 위한 남한 가족의 정에 이끌린 행동이 , 가족 쌀쓸이 몰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yh 사건, 더 나아가 1987년 남영동 박종철 물고문 사건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그 후손들이 21세기 들어서서,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재심을 청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보여준 조직을 위한 비호 , 더 나아가 개인의 권리 다위는 묵살시키는 그들의 오만함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한 사람의 죽음 따위는 무시할 수 있다는 국가의 논리가 만든 비참한 참극이 , 삼척 간첩단 조작 사건의 실체이며, 7080 시절의 우리의 슬픈 역사적 과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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