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생생하게 읽기 - 공자와 그 제자들이 만드는 드라마
이응구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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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제자들 중에서도 '논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인물이 자로 子路 이다. 그는 공자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하면서 말 그대로 생사와 고락을 나누었다. 성격이 불같아서 때로 공자에게 반항하는 자로와 그런 성격의 자로를 항상 걱정하지만 겉으로는 질책만 하는 공자. 그런 반항과 질책에 묻어있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 공자와 자로가 나눈 대화에서 우리는 이런 생생한 드라마를 읽을 수 있다. (-15-)

공자는 정치를 맡게 된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것인자라는 자로의 질문에 '정명 正名'이라 대답해 주면서, 정명에서부터 시작되어 말이 잘 통하며 일이 잘 이루어지고 나라의 빌서가 잡히며 억울하게 형벒을 받는 자가 챙기지 않으면서 백성들이 풍요롭고 안정되게 살게 되는 이 과정이 자로의 눈앞에 펼쳐지기를 기대했을 지도 모른다. 아마 자공이나 증자, 자장이라면 이 대화는 '정명正名'에서 끝났을지도 모른다. 자로 덕분(?) 에 우리는 공자의 생각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43-)


호학이 적절한 감정을 드러내고, 적절한 예를 행하고, 적절한 성품을 표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공자는 어떻게 안연이 호학한다고 평할 수 있었을까? 어던 것을 아는 것과 그것을 행하는 것은 다르다. 화를 옮ㅂ기지 말아야 하고 잘못을 두 번하지 말아햐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하지만 그것을 몸에 배게 해서 그렇게 사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안연은 화를 옮기지 않고 잘못을 두 번 하지 않았다. (-107-)


재아사 물었다."인(仁)한 사람은 우물에 인(仁)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 인을 추구하기 위해 우물에라도 따라 들어가겠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어찌 그렇게 하겠느냐. 군자는 우물까지 가게 할 수는 있으나 빠지게 할 수는 없으며, 순간적으로 속일 수는 있어도 계속 속일 수는 없다." (-143-)


인자 仁者는 인한 자이면서 인을 추구하는 자이다. 그러니 누군가가 그에게 "당신이 추구하는 인仁이 저 우물 안에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우물 안에까지 따라갈 것이다. 그런데 우물 안에 인仁이 있을리가 없다. 그 말에 속아 우물에 뛰어든다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지금 재아의 물음에는 공자가 강조하는 인자 仁者가 어리석을 수 있다는 날카로운 비판이 숨겨져 있다. (-143-)


우리가 세계와 소통하며 살 수 있는 것은 보고 듣고 만지는 감각기돤에 의해서만이 아니다. 타자와의 정서적 교감도 감각 기관 못지않게 세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만일 타자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지 못하고 타자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지 못한다면 그런 삶은 꽉 막힌 벽에 둘러싸인 것처럼 세상과 단절된 삶이다. (-189-)


중국은 공자를 버렸다 했다. 공자의 사상을 버렸고, 조선은 공자의 사상을 문화와 성리학의 근본으로 삼았고, 장려했다. 두 나라는 같은 듯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었고,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자를 버려야 한다는 논지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이유들을 차근차근 살펴보게 되었다. 


공자의 사상은 아직 우리 삶의 뿌리 깊은 곳에 숨어 있다.문화와 전통에 내재되어 있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공통분모가 된지 오래되었다. 춘추 전국 시대에 살았던 공자는 3000여명의 제자를 거느렸고,그 중에 띄어난 제자로 자로와 자공, 파문당한 염유,재아(宰我)와 번지(樊遲),그리고 공자 자신의 살처럼 귀하게 여긴 안연(顔淵)이 있었다.이들 제자 중 안연이라는 인물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다시한 번 되세기게 해 보았다.


안연은 춘추 전국 시대에 공자의 제자 중 가장 뛰어난 제자였다. 그가 만약 그 시대에 일찍 죽지 않았다면, 살아있었다면, 자로보다 더 많이 부각되었을지도 모른다.그만큼 공자의 이상향애 가장 가까운 인물이 안연이며,유교의 가치와 덕목을 계승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죽었다. 그 시대에는 안연을 모르지만, 지금 우리는 안연이라는 인물의 됨됨이를 알고 있다. 즉 누군가가 자시의 삶의 가치를 안연에 맞춘다면, 그 사람은 지금 현재에서 벗어나 세상에 두루 두루 쓰여질 수 있는 인물이다. 그가 살아와서 지금 우리 세사에 나타날 순 없지만, 살아있는 누군가가 안연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안연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넘버 원이지만, 상당히 위험한 인물이다. 스스로 안연이 되기 힘들 뿐 더러, 설령 안연이 된다 하여도, 그 누구도 안연과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성질 급한 자로가 안연을 제거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즉 누군가에게 열등감의 근원이 된다는 것은 축북이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고통도 있다. 이 책에서 내가 안연의 삶에 자꾸 눈길이 갔던 건 그래서다. 그리고 나 스스로 안연과 같은 삶을 죽을 때까지 추구한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쉽지 않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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