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단편 만화 - 심심한 일상에 냥아치가 던지는 귀여움 스트라이크
남씨 지음 / 서사원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양이는 좋아하는 게 많습니다.

좁은 곳을 좋아하고 푹신한 이불도 좋아합니다. 창밖 풍경을 가만히 구경하는 것도, 움직이는 새들도 좋아합니다. 따뜻한 것과 털실을 좋아하고, 집사의 체취가 잔뜩 묻은 옷도 좋아합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에 자신의 냄새를 가득 묻히곤 하는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인가 봅니다. (-12-)


고양이, 싫은 건 싫어!

가만히 내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저렇게 예민한 성격으로 자연에서는 대체 어떻게 살았을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예민하니까 싫은 것들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삶을 즐거운 것들로 채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인간이 고양이와 같은 삶의 태도로 산다면 결국 주위에 아무도 남지 않겠지요. 인간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고야이를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40-)


한반도는 농경 사회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집단 속에 자신의 성향을 감추고, 함께 일을 도모하는 것에 적응하게 되었고, 나의 성향과 집단의 목적이 다르면, 나를 내려놓고 집단에 따라가는 걸 미덕으로 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오랫동안 개의 충성스러움을 한반도의 깊은 문화에 내재하고 일치시켜 온 것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 되었다. 한반도의 전래 동화 속에는 개에 관한 미담이 단골처럼 등장하고, 고양이에 대한 편견이 주로 언급되고 있다. 소위 배신과 고양이의 특질을 연결하였다. 


그러나 이제 바뀌게 된다.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좋고 싫은 게 분명한 고양이의 특징을 좋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좋은 것은 좋고,싫은 것은 싫어하는 게 분명한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가 되고 있다. 조직의 목표보다 개인의 목표를 존중하는 사회로 바뀌게 된 것이다. 개인주의가 늘어나면서, 남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문화로 바뀌었고, 서로 선을 밟지 않고, 각자의 영역을 지키는 것을 이기적인 행동에서 ,개인적인 행동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반려견에서 반려고양이 인구가 늘어나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고양이 일러스트에 관심 가지고, 굿즈,캐일터, 폰트,아이템,문구 등등 고양이관련 소품이 늘어나고 있다.책에는 <고양이 단편 만화> 답게,고양이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고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 보는 고양이의 모습,하악질, 더 나아가 벽을 긁는 행동까지, 이상 속의 고양이의 모습과 실제 고양이의 모습은 큰 차이가 나게 된다. 편견과 선입견 뒤에 감춰진 그 모습들이 하나 하나 정겨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고양이의 의인화, 만약 고양이가 인간이라면 어떻게 될까, 그 하나 하나가 공감가는 건, 작가의 세심한 관찰력에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