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의 숲에서 오늘을 보다
김태희 지음 / 빈빈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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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적 인물에 대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아닌가. 그럼, 연암 박지원에게서는 무엇을 보는가? 그의 자유분방한 문체와 사상에 대해 당대에도 찬탄과 비판이 엇갈리더니 결국 금서로 취급되었다. (-14-)


과연 그것이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인가. 다산 정약용은 어떻게 그토록 방대한 연구업적과 저작을 이루고 암길 수 있었을까. 그것도 정치 경제, 철학, 역사 지리 언어, 문학,의술,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말이다. 지난 17일 열린 학술모임은 그에 대한 해답을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34-)


다산 정약용은 인간과 동물이 다름을 강조했다. 인간에게 윤리적 실천을 요구하는 맥락도 있었다.'기예론'에서는 왜 귀한 인간을 하늘이 연약하게 두었냐는 질문을 던지고는,인간에게 기예를 습득하여 살아가도록 한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아무튼 다산은 인간을 좀 특별한 존재로 본 것이다. (-74-)


정조의 신해통공 정신을 오늘에 살린다면 , 대기업만이 아니라 모두 함께 기업하기 좋은 나라, 그래서 생업에 종사하는 국민이 더 많아지고 소비자인 일반 국민의 후생이 높아지는 나라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 편향을 벗어나 중소기업들도 열심히 해볼 만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요점이 아닐까. (-87-)


조정에 신료들 사이에 공존의 가치와 경쟁규칙을 공유하지 못했다는 점을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다. 오로지 탕평군주 정조에 의해서 주재되고 유지되던 참여였고 통합이었던 것이다. (-90-)


국가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폭력을 관리하는 것이다. 국가가 물리적 강제력을 전유하고 ,미리 규정된 신중한 절차 (헌법질서)에 다라 행사하는 것이다. 폭력성을 제거하고 공동체의 질서와 평화를 지키는 방식이다. 만일 국가 권력이 헌법질서를 유린하고 ,폭력을 행사한다면, 국민의 저항권 행사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될 것이다. 폭력을 마구 부추기는 발언은 양식 있는 시민들이 경계해야 한다. (-127-)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인사 5원칙을 공약한 바 있었다. 부패하더라도 노력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 한때 있었지만, 그것을 요행을 바라는 것이었다. 국민의 도덕성 요구는 더욱 강해졌고, 인사기준 천명은 이를 반영한 것이라 환영할 만하다. 다만 실정법 위반이 곧바로 도덕성 판단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183-)


강온대립에서는 강경론이 득세하는 경향이 있다. 조선시대에 항복의 수모를 겪으면서도 현실적인 아무것도 못하는 척화론이 세력을 얻었다. 이후 내부 단속용으로 가능하며, 우리는 변화의 기회를 놓쳐 버렸다. 성호 이익은 '화전(和戰)'이란 글에서 척화론의 표리부동과 무책임성을 신랄하게 질타한 바 있다. (-260-)


이번 중국 여행은 중원 제국의 영고성쇠를 돌아보는 기회였다.마침 미중 대결이 조성되는 작금이다. 양자택일의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날 수 잇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건강하고 외부적으로 관용적인 질서를 추구하는 나라가 패권을 얻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311-)


200년전 쓰여진 정약용의 경세유표는 작금도 유효하다. 실학 사상과 정약용이 꿈꾸었던 세상은 아직 우리 곁에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사구시를 추구하고, 자유와 편화, 공생을 원하였던 정약용이 꿈꾸었던 미래의 조선의 모습, 그의 사상에서 배워야 할 것은 독재, 기득권, 양극화, 독선과 무능, 부패가 사라진 미래의 대한민국이다. 즉 그것은 저자의 실학사상의 요체였으며,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정신과 리더십, 소통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즉 실사구시는 현시대에 맞는 리더를 완성하고자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으로 보여주는 것, 다산이 목민심서에서 얻고자 하였던 그 철학과 정신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궁극적인 목적이기도 하다. 


즉 다산과 실학 사상은 중국을 사대주의화하는 중화주의의 부작용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가 쓴 저서의 많은 부분이 금서로 지정되었고, 박지원의 저서도 마찬가지였다. 즉 그 시대 기득권에게는 다산의 발상이 위험함을 넘어서서 ,위기의식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그가 정치,경제,문화 ,역사, 인문까지 전영역에 두루 관심 가질 수 있었고, 강진에 유배되었음에도 끊이없이 주변에서, 다산 스스로 배움을 청하였다. 그가 꿈꾸는 미래를 완성하기 위해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근본적인 성찰과 변화이다. 즉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강제로 변화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실학 사상의 요체이다.그의 생각, 자유로운 사상을 추구하였던 박지원의 연암집에 쓰여진 일화들이 여전히 우리에게 큰 울림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작가 김태희님의 산문집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며,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서구중심주의 사회의 맹점을 짚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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