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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봄
안인숙 지음 / 오송숲 / 2021년 8월
평점 :
흐르는 삶
봄이 언제 오나 했더니
봄은 언제나 흐르고 있었나 보다
내 삶은 언제쯤 오나 했더니
물결이 일렁이듯 늘 흐르는 것이 목숨
기다리지 않아도 흐르는 것을
기다리지 말자
삶을
사랑을
그리고 봄을 (-15-)
봄 들꽃들
아래를 볼 수 있다면
아래도 바라봐 준다면
그대 시선이 머무는 곳
작은 꽃으로 피어
사랑이 될래요. (-27-)
비행
날아가고 싶다
어디로든
인간이 날개가 없는 이유는
욕심이 많아서인가?
훌훌 털고
훨훨 날 수 있다면 (-47-)
믿고 산다는 것
얼리 때
엄마 손을 잡고
눈을 감고 졸며 걸어 본 적이 있다
온전한 믿음이 아니면
그리 눈 감고 편안하게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믿음
그런 사랑
그런 마음의 평안이
모든 가정에
온 사회에
있기를
가슴 아픈 뉴스를
더 이상
보고 듣지 않아도 되기를 (-71-)
행복 3
가끔 하늘을 보면
행복이 보여
맑은 하늘
뭉게구름이 두둥실 한 하늘
행복은 우리 머리 위에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볼 여유를 부려보면
행복을 엿보는 순간이 있지 (-86-)
흐르는 봄 1
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사랑을 생각하네
떠난 사람은 그렇게
멀리 가버렸고
오는 보는
사랑이어라
봄이 가는 길목에 서서
그리움을 떠올리네
그리움은 이렇게
붉어지는데
가는 봄은
꽃을 떨구네 (-91-)
흐르고 있었다. 나의 세우러도 ,타인의 세우러도 흐르고 있다.시집에서 책 제목 흐른다는 것에 대해서,깊게 느껴본다. 비가 오면 강가에 빗물이 흐르고, 태어난 아기는 성장하여, 어른이 되고, 성인이 된다. 시간도 흐르고, 사람도 흐르고, 계절도 흐르고 있었다.나의 삶도 흐르고 있으며, 나의 사랑도 흐르고 있다. 어쩌면 나의 슬픔도 고통도, 행복도 불행도 흐르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있기에,그것이 흐름으로서, 끝이 있다는 걸 알기에 견딜 수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무언가 흐른다는 것은 나의 어떤 목표가 생성하고, 소멸되어도 크게 아쉬워 하지 않게 된다. 무언가 생겨나면, 무언가 반드시 소멸될거라는 걸 알기에 우리는 흐른다는 것이 흐름을 넘어서서, 그 흐름의 연속이 순환으로 이어지는 걸 알고 있다. 끝없이 더웠던 여름도 흘러가고, 끝없이 추웠던 겨울도 흐른다는 걸 알기에 우리는 그 시간을 견뎌내고 있으며, 삶 또한 흐른다는 걸 알기에 우리는 그 어느때보다 열심히 살아갈 이유를 찾아내고 있다.이 시집에는 꽃과 사진과 시간으로 채워져 있었다.즉 흐름은 막힌 것을 뚫어주고, 둘린 것을 막히게 해 준다. 행복이 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알고 싶어질 땐, 저 하늘 위 구름이 허공에 흐르고 있음을 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즉 하늘 위의 구름으로 가득차서, 비올 조짐이 보인다면,그것이 언젠가 끝날 수 있을 거라는 것, 맑은 하늘이 찾아올 수 있는 기대감을 품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기다리지 않는 여유가 필요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나에 대해서, 알아가고, 시간의 흐름,장소와 때와 타이밍의 흐름을 깨우침으로서, 비로소 우리는 지금 어느때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