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 지독했던 서른앓이를 치유해준 문장들
김현중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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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시험은 서른과 함께 찾아왔다. 스물 아홉 살의 마지막 달이 되자 몽롱한 현실 감각에서 깨어났다. 벼락치기를 해야만 할 것 같은 강박감이 들었다. 설렘으로 맞이한 스무 살 성인식과는 전혀 달랐다. 서른 과 어른, 자음 하나만 다른 단어가 하나로 겹쳐 보였다. 왠지 모를 책임감에 더 이상 어리광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나이. 불청객처럼 찾아온 서른의 무게가 나를 짓눌렀다. (-15-)


미친듯이 달리는 남의 속도를 부러워할까. 걱정해야 할까? 뒤에서 상향등 켜고 경적 울리면서 나의 속도에 간섭하는 자가 나타나면 잠시 비켜주면 된다. 어디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삶에 정해져 있는 속도라는 것은 없다. 나의 속도에 맞는 차선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완주하면 되는 것이다. (-67-)


사회적 거리두기로 더욱 고립된 자아에게는 턱밑까지 차오른 한숨을 내뱉을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 공간은 새로운 교감의 장이 되고 있다. 온라인 독서 모임이 대표적인 예다. 친한 친구한테도 말하기 힘든 내용을 시공간적 제약이 없는 화상 모임에서 쏟아낸다. 낯가림이 심한 사람도 온라인으로 처음 보는 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 놀라는 경우를 심심찮게 본다. (-194-)


30대의 어느 날 찾아온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나도 노랑 애벌레처럼 '내가 이 세상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으로 고치가 된 시간을 보냈다. 홀로 깊이 사색하는 인고의 시간이 지나자 책이라는 작은 열매가 맺혔다. 책을 쓰고 나니 삶을 대하는 관점이 달라졌다. 이제는 삶의 모든 순간이 스토리와 콘텐츠로 보인다. (-242-)


이 책을 읽고 스물 아홉과 서른 사이를 들여다 보게 된다. 감정과 감각 , 이성 ,그 사이에서 항상 흔들렸던 건 , 나의 선택과 나의 기억,나의 기대치였다. 스물 이홉 때 겪었던 경험, 기억들이 앞으로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나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존재에 대해서 서서히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 스물 아홉과 서른 그 무렵이다. 이유없이 불안한데, 뽀족한 답을 찾을 길이 없었다. 무언가 해야 하는 건 알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상태,그것이 서른이다. 가장 최고라 생각했던 이십대가 서서히 착각에서 벗어나는 시점이며, 무능하다고 생각할 때, 불현듯 불안과 공포가 밀려들기 시작하고, 죽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된다. 스물에서 느꼈던 기대감,설레임이 서서히 무너지는 이유는 나의 가치,나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살아서다.이십대, 나를 알지 못하고, 나 중심적으로 살아갔지만, 다른 이들을 돌아보지 못하는 상태가 딱 서른이다. 즉 이 책을 읽게 되는 이유는 나 또한 서른의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이다. 서른 앓이, 삼십춘기라 부르는 그 시점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나에게 필요한 꿈과 도전, 목표와 조건에 대해서, 스스로 알아내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못함으로서, 온전히 나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즉 진짜 나를 알아간다는 것은 스스로 경계선을 넘지 않게 되는 삶의 요령을 익히게 되고, 스스로 발목잡히는 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나를 알게 되면,후회할 일이 적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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