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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ㅣ YA! 2
윤여경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평점 :
내 이름은 아리,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내게[ 특별한 점이 있다면, 사람이 죽는 순간을 본 적이 있다는 거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그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 죽었다.'그 집'의 비밀정원에서였다. 왜 하필 그 시간에, 왜 나와 눈이 마주친걸까?그건 우연이었을까? 많은 의문이 생겨버렸다. (-7-)
"은우는 병이 있었어. 온몸이 굳어져 가는 병이었지. 한번 발작이 일어나면 몇 개월에 한 번 정도 몸이 돌아와. 그렇지 않을때는 한 자리에 누워 있어야 해. 누가 도와주지 않으면 리모컨도 움직일 수 없었지."
윤희가 한 번 더 리모컨을 누르자 전면 창이 컴퓨터 화면으로 바뀌었다. (-67-)
방학동안 머물게 된 게스트하우스 비슷한 거라고 대충 둘러댔더니 친구들이 부러워했다. 내가 운이 좋은 걸까?나는 생각했다. 은우는 나를 CCTV 화면 너머로 지켜보면서 사랑에 빠졌다. 나는 그가 죽고 나서 그가 남긴 메시지와 노래들을 통해 사랑이 깊어졌다. 나는 은우봇과 그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97-)
"아니에요. 기술적인 오류죠.은우봇이 아리양과 데이터를 쌓다가 결정한 아이디어에요.평소의 은우라면 아리 양을 위험에 빠트릴 행동은 하지 않았을 거예요."
윤희가 기가 막힌다는 듯이 얘기했다. 은우봇이 진화해서 나와 사랑을 만들어 나간다는 얘기인 것 같았다.
"은우봇도 은우예요. 그의 정신이 진화한 거니까요." (-145-)
은우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아듀(adieu)'라는 제목의 노래였다.말없이 기타 연주만 계속되는 곡이었는데도 차트 상위권에 들어갔다. 여태까지 그의 노래들이 밝고 맑은 여름을 닮았다면 이 곡은 가을바람을 닮았다. 찬란한 여름이 가고 긴 겨울이 올 것을 예고하는 우울한 단조의 곡이었다. (-217-)
자가 윤여경의 SF 소설 <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은 현재 우리 앞에 당도한 다양한 기술들을 근거로 쓰여진 소설이다. 즉 20년 전 없었던 기술들이 이젠 전면에 나타나고 있었다는 하나의 반증이 되며, 가상현실과 증강현실,혼합현실 속에 보이지 않는 하나의 가상 캐릭터가 살아있는 누군가를 살아있었던 누군가를 모방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가 상상하게 된다. 즉 빅데이터 기술이 쓰여진다. 인간의 삶의 끝은 죽음이다. 진시황제도 결국 죽음을 피하지 못하였고, 그것을 기술로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있다. 그리고 그 기술이 완성되지 못할 때, 내 가까운 누군가가, 내 소중한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다면,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릴 수 있는지가 하나의 관건이 될 수 있다, 소설 속 주인공 아리와 아리가 좋아하는 가수 류은우, 실제 소설에는 살아있는 류은우가 아닌 가상의 은우봇이 등장하고 있다. 만우절 하면 생각나는 그 사람, 장국영이 있다.그가 세상을 떠난지 1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현존한다. 소설 속에 은우 봇처럼, 장국영 봇을 만들어서, 가상 아이돌, 가상 아이돌봇을 만든다면, 그의 또다른 발견이 될 수 있고, 현존하는 메타버스 기술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 더 가까운 미래에는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때 우리가 사랑했던 가수들이 사망하게 된다면,그가 세상에 없어도,그의 가상캐릭터와 그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또다른 시대의 변화가 될 수 있다. 현존하는 제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서, 실감이 있었고, 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