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뒤 맑음 - 하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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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보러 왔다고 했던 건, 그럼 미시즈 패터슨의 상황이 아니라, 우리 상황이었던 거야?"
축축한 브러시가 닿으니 속눈썹 밑동이 간지럽다. 
"처음엔 그랬지."
헤일리가 대답했다. (-6-)


아빠, 엄마, 유즈루,잘 지내요? 레이나는 잘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 영어는 뉴요커의 영어와는 전혀 달라요. 프랄린을 플라리인이라고 발음한다니까요? 게다가 남자들 절반이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다녀요. love 레이나 (-61-)


별이 떠 있다. 바람이 차다. 강물은 새까맣게 흔들리며 군데군데 가로등 불빛을 비추고 있다. 브로드웨이의 떠들석함은 네온사인도, 거짓이었던 양 멀다. 여기는 무척이나 조용하고 ,맑은 밤의 기운만이 본재한다. 옛날엔 역 건물이었다는 창고들을 지나가면서, 외톨이인 자신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츠카 자신이 잘 아는 자기 자신이란 ,요컨데 외톨이였다. (-133-)


엽서에 직힌 소인은 여섯 통 모두 내슈빌이었다. (그 도시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 리오나는 유즈루의 지도책을 펼쳐 보아야만 했다.).테네시주 내슈빌...그 도시에도 그 주택에도,리오나는 가 본 적이 없다. 앞으로 갈 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 장소에 정말로 그 아이들이 있다 (혹은 있었다)고 생각하는 건, 어딘가 현실과 동덜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있었던 (혹은 있는 )것이다. (-209-)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전화도 안 주고."
레이나의 질문 덕택에 부부가 남편의 퇴직을 계기로 집을 처분했다는 거며, 그 대신 구입한 캠핑카로 미국 전역을 여행하고 ,있다는 것, 사위가 안 팔리는 배우라는 거며, 그 결혼을 미리암은 처음부터 반대했다는 것까지 알게 됐다.
간신히 다리에 다다랐을 때 이츠카의 두 팔은 막대기처럼 뻣뻣해져 있었다. 강물은 갈색으로, 겨울의 옅은 햇살을 받으며 천천히 흐러간다. 
"조금만 더 가면 돼!" (-276-)


미우라 신타로는 아직 모른다. 딸이 사촌 동생 집이 아니라 미국인 남자(더구나 병사한 파트너의 죽음을 계속해서 애도하고 있는 게이)의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했고, 그 후 7년간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도, 리오나가 우루우와 헤어져 아이들만 데리고 귀국하는 것도, 그래서 지금 회사 근처 단골 초밥집에서 리오나의 술잔에 일본주를 따라 주면서 신타로가 느끼고 있는 것은 그리움과, 누이동생이 전혀 나이들지 않고 예전 그대로인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에 대한 가벼운 놀라움뿐이었다. 저쪽 생활이  체질에 맞았는지도 모르겠다고 신타로는 상상한다. (-339-)


17살 레이나와 14살 이츠카의 여행은 계속 되고 있다. 신용카드를 정지하면, 여행이 멈출거라는 어른들, 소설 속 리오나의 순진한 생각은 레이나와 이츠카의 여행이 모험과 도전을 즐기며, 중단되지 않음으로서,예측에서 벗어나게 된다. 신용카드 없이 오로지 현금만 써야 하는 현실, 아이들과 소식이 끊어진 채 걱정만 반복하며, 편지가 도착하길 기다리는 리오나의 모습을 보면, 일본 엄마나 한국 엄마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하지만 둘은 여행을 먼출 이유가 없다. 도리어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레이나에게 마스카라를 해주고 있는 헤일리, 헤일리는 두 소녀에게 아르바이트르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불법 체류자이지만,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내슈빌, 성수기라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 뉴욕에 익숙한 레이나에게 내슈빌에서의 경험은 낯설면서 색다른 경험을 느끼고 있다. 가게에서 삼시 세끼 해결하고, 돈까지 벌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았다. 두 소녀의 위험한 경계에도 불구하고, 둘을 씩씩하게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하지만 리오나는 매사 부정적으로 세사을 바라보고 있다.성경 속 구절이 자신의 달의 현재상황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롸고 있다. 즉 이 소설은 여해을 즐기는 레이나와 이츠카 장, 두 사람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부모의 입장, 위험한 세상이지만, 그 위험이 감당할 수 있다면, 집을 떠난 여행은 맑음이 될 수 있고, 긍정이 될 수 있다. 때로는 히치하이킹을 통해 낯선 사람과 같은 차를 타고,예기치 않은 에피소드가 이어지지만, 그 여행 하나하나 추억 하나 하나가 소중하다.그리고 그 여행은 일기를 통해 기록되었고, 기억될 수 있다. 여행의 시작은 도전과 용기이지만, 일기를 통해 여행의 가치르 담아낼 수 있다.그리고 그 여행은 레이나와 이츠카를 가깝게, 돈독하게 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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