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는 악당 white wave 1
최재원 지음 / 백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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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로 떠나는 기차와 객실 분위기는 항상 비슷했다.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고 있는 연인들이나, 카드 게임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나 ,핫바와 삶은 계람을 잘근잘근 씹어 먹고 있는 뽀글이 파마를 한 아줌마나 창밖의 경치 따윈 상관하지 않고 핸드폰 액정 화면에만 열중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이나, 모든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10_


그가 잽싸게 주워 넣긴 했지만 나는 그것이 안드로이드 등록증인 것을 확실하게 보았다.
그 노인은 기계 인간이었던 것이다. (-40-)


그로부터 600년쯤 후인 ad 29년 개체는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에서 작은 물고기로 태어났다. 개체의 아비와 어미는 몸집이 작았고 그래서 그런지 개체의 몸도 작고 앙상해 볼품이 없었다. 타고난 약골이라 개체의 가족들은 무리에서 항상 뒤꽁무니에 위치했다. (-92-)


나는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돌아가는 비행기 날짜를 다음 날로 바꿨어. 민박 집에서 한국에 있는 집까지 가려면 30유로를 송금하겠다고 했어.'그냥 두세요' 라고 말할 줄 알았던 주인 놈은 내 여권을 펼치고 개인 정보가 있는 면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더군.
"형도 참....촌스럽게 소매치기나 당하고 민박 잡히고 실제로 소매치기 당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135-)


"너 같은 잘난 인간들 때문에 4년 동안 마음 졸였던 거 생각하면 뼈를 갈아 마셔도 분이 안 풀린다. 내가 오늘 재때 못 하기만 해봐 넌 오늘 죽는 날이다. 개새끼야!" 
머독은 마지막으로 있는 힘을 다해 뺨을 후려친 후 포로를 바닥에 패대기치며 일어섰다. (-191-)


그때 엄마가 생각났다.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외면해도 나를 감싸 안을 단 한 사람.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의 소식을 듣기 위해 원장님을 만나러 고아원으로 갔다. 고아원을 나온 이후 처음으로 다시 방문했다. 원장님은 나를 보자마자 내 손을 붙잡고 울기만 했다.그리고 아무런 말없이 나에게 두 개의 봉투를 건네주었다. (-223-)


<white-wave> 시리즈 첫번째 이야기 소설가 최재원의 <아무도 모르는 악당>이다. 이 소설은 여덟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각각은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다. 소설가이면서.번역을 하며, 데이터과학자인 저자의 독특한 이력 속에 이 소설의 취지를 어느정도 감지할 수 있다.그건 이 소설의 장르의 다양함,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된 단편 소설이며, 디지털 기술로 인해 인간이 문제를 풀려고 애를 쓰지만, 문제는 항상 남아있다는 보편적인 진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인간 사회에서의 갈등, 소통, 추억과 기억의 혼재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역할이 있으며, 그 안에서 서로 아웅다웅 하면서 살아간다. 여해을 좋아하는 이라면, 200년 뒤 먼 미래에도 여행을 다닐 것이며, 그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 하는 일을 로봇으로 대체한다 하여도, 인간이 해야 할 일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우리는 우리가 해왔던 일들을 로봇에 빼앗길까 하는 두려움에 막연한 미래를 두려워 할 뿐이다. 그건 그동안 인간이 기득권을 누려왔던 것에 비추어 볼 때, 갑의 위치에서,을의 위치로 뒤바뀌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두려움에 있다. 그 과정에서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에 나오고 있으며, 혀실속의 선에 해당되는 천사와 악에 해당되는 악당은 딱 부러지게 나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있으며, 그 하나하나 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게 해주는 소설이다. 인간이 삶을 보여주는 것은 문학의 힘이며, 문학의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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