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히어로의 단식법
샘 J. 밀러 지음, 이윤진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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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 나는 둘 다 타리크를 짝사랑했다. 그는 축구팀 애들과 짜증 날 정도로 많이 어울리면서도 축구팀의 다른 애들과 달랐다. 남을 괴롭히는 애가 아니었다. 게다가 잘생기고 똑똑하며 심지어 때로는 착하기까지 했다. (-15-)


어느 슈퍼히어로도, 선택받은 자도, 재능이 피어나련느 마녀나 반신반인도, 특수한 사연으로 바꿔치기당한 아이도 안전한 위험한 상황에 들어가야 해. 내가 너를 시험해야 해. 네가 뭐라도 얻기 위해선 가진 모든 것을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해. (-95-)


타리크가 급격히 고개를 돌렸다. 나는 마야 누나가 혹시 그에게 우리 아빠에 대해 말했는지 궁금해졌다. 랍스터잡이 배에 대해서도 말이다. 나는 타리크와 누나가 함께하던 시간에 둘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고 싶었다. 타리크가 때를 기다리며 직접 누나에게 상철르 줬거나 오트나 바스티안 앞으로 누나를 데려가 상처를 받게 만들기 전에 말이다. (-184-)


허드슨강에서 보는 석양은 아름답다. 캐츠킬산맥을 지나는 구름과 강을 따라 휘몰아치는 바람, 그리고 대기 중의 오염원들이 황혼 녘 하늘에서 하나의 황홀한 광경으로 어우러진다. 우리가 허드슨강의 갑판장에 도달했을 때쯤, 그곳은 19세기 풍경화 속의 광경 같았다. 차에 치인 짐승을 뜯어 먹으려고 자기네들끼리 싸우는 갈매기들과 값싼 배 위에서 더욱 값싼 맥주를 마시는 남자들을 제외하면 말이다. (-241-)


내 생각에 그들은 아빠의 저택 또는 화려한 매디슨 애비뉴의 아파트로 돌아갔고, 누나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 같아. 엄마와 내가 불행할 때 말이지.
내 생각에는 아빠가 누나를 남치한 것 같아.
내 생각에는 아빠가 누나를 살해한 것 같아.
내 생각에는 아빠가 누나에게 거짓말해서 누나가 우리에게서 돌아서게 만든 것 같아.
내 생각에는 누나가 절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311-)


그리고 그것은 아팠다.
그릴고 그것은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콘돔을 썼다. 
우리가 행위를 시작하기전에 타리크는 속삭였다. (-371-)


축하한다! 제대로 관리하고 영양을 섭취해 준다면 네 몸뚱이는 한평생 버텨 줄 거야.하지만 살면서 골칫거리들을 안겨 주긴 하겠지. 새로운 끔찍한 상황들을 갑작스럽게 안겨 주기도 할 거고....질병, 장애, 트라우마 등 말이지. 어쩌면 네 몸은 주문할 때 무료 사이드 메뉴로 비만을 달고 나왔을 수도 있어. (-437-)


소설의 주인공은 맷이다. 동성애,게이로 부리는 맷은 독특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빈민촌 출신,가출한 누나의 동생, 축산노동자인 엄마의 아들이자 아버지 없이 자란 멧의 모습을 보면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 못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친구 타리크,그리고 티리크를 좋아하는 누나, 자신의 정체서의 불분명함은 섭식장애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게끔 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바로 지금 우리의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멧의 불안정한 정서가 도드라지고 있으며, 예민한 멧을 바라보는 마야 누나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엄마와 마야 누나,그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한 멧의 모습은 우리의 정서상으로 일치하지 않고, 불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모습 하나 하나 들여다 본다면, 이 책에서 언급하는 것들 속에서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사회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이 숨어 있었다. 즉 멧이 세상을 이해하는 과정들, 더 나아가 주변의 바스티안과 오트와의 관계 뿐만 아니라 소통의 네트워크들을 본다면, 씨줄과 날줄처럼 엉켜있는 관계의 특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동성애 기질을 가지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는 엄마는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갈등과 분열된 자아, 멧은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예기치 않은 상황에 직명하는 그 과정 속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한 시행착오들이 있었으며, 우리의 삶과 멧의 삶, 그 차이를 비교해 보고, 나 스스로 왜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는지 생각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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