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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드모델입니다 - 날것 그대로 내 몸을 마주한다는 것에 대하여
하영은 지음 / 라곰 / 2021년 6월
평점 :
행여 사고가 나서 몸이 다칠ㄹ까 봐, 몸에 작은 흔적이라도 남을ㄲ라 봐, 낯ㅅ헌 음식을 먹고 탈이 나서 제대로 작업을 완수하지 못할까봐 ,어디서든 정해진 내 규칙ㄹ대로만 움직이는 것이 몸에 밴 탓이다. (-11-)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전신 거울 앞에 선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30년 넘게 해온 나만의 루틴이다. 거울 속에는 어제와 비슷하면서 또 조금은 다른, 멀건 몸뚱이 하나가 있다.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나의 지난 세월을 지켜봐준, 마치 나와 가장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진다. (-18-)
대학의 패션학과에서도 누드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인체분할을 제대로 알아야 옷을 만들수 있기에 인체 드로잉 수업에서 누드 스케치는 빼놓을 수 없디.패션모델은 한 동작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ㄱ리 때문에 인체 드로잉 수업은 누드모델이 담당한다. (-60-)
"말하는 것이 내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에요. 왜 어려울까 곰곰이 생각해봤더니, 어릴 때 부모님이 늘 제게 '말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아니야,네 말은 들을 필요가 없으니까 조용히 해'라고 했거든요. 내가 뭔가를 말하는 것이 상대를 불편하게 한다는 강박관념이 그때부터 생긴 것 같아요." (-112-)
그럴 때면 나는 평소보다 더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내가 움츠러들면, 누드모델의 입지 또한 예전처럼 쪼그라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우리를 잘 이해하고 우리를 필요로 하느 예술계 종사자들 중에도 누드모델을 얕잡아 보는 무지한 이들이 있었다. 나는 더 뾰족하게 날을 세워 방어했다. (-164-)
저자는 1988년부터 지금까지 누드모델이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프로정신이 있었으며, 인간의 인체가 우리 사회에 끼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대체적으로 예술적 영역으로 바라보았던 누드에 대해서, 누드모델에 대해서, 이 책을 읽어본다면,우리의 편견과 왜곡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고,누드모델에 대해 객관적으로, 잇헝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시선과 관점을 확장할 수 있으며, 서로 협력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본적인 원칙이 세워질 수 있다. 저자는 30년 동안 자신의 몸관리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다. 매일 매일 자신만의 생활 패턴이 있고,거기서 벗어나지 않았다. 작은 흉터라고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며,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통증, 몸에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몸을 아끼고 ,관리하고 있었다. 즉 몸과 정신에 있어서 자기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면, 버텨낼 수 없는 직업이다.그래서 누드모델이 되기 위해서, 누드모델 협회에 가입하기 위해 공무원이 찾아올 때가 있다.하지만 누드모델 협회 가입은 공무원은 원칙상 가입이 불가하다.
예술 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에도,누드모델이 필요하다.의상 전문 옷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사람의 인체의 비율과 특징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영화나 드라마 속 어떤 장면을 모형으로 대체하지 못할 때,그곳에 누드모델이 투입되며, 자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누드모델은 CG로 대체할 수 없는 곳까지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인체의 모형이 되느 마네킹을 제작할 때, 누드모델의 인체비율을 참조해 제작읖 하고 있었다. 즉 어떤 일을 도모할 때,그것이 자신에게 원하는 일이 되었을 때 그것에 대한 자존심과 자존감이 있다. 내 몸에 대한 철저한 관리는 자신의 몸을 사랑할 때, 완성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편견 ,외설의 범주가 아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정착될 때, 누드모델에 대한 시선이 바뀔 수 있고, 새로운 변화와 기준, 나만의 선택과 원칙을 가지게 된다.그리고 누드모델과 어떤 작업을 할 때, 최소한의 기본 예의와 에티켓을 가질 수 있고,그들을 프로직업으로 인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