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맛 -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이 된 과정과 ,일본에서 만든 아지노모도가 우리입맛이 된 과정은 우리의 근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가 간편하게 먹는 카레와 돈까스에는 제국의 후발주가로서 서구 열강을 급하게 좇았던 일본의 요망과, 그런 일본을 다시 따라잡고자 하는 한국의 열망이 담겨 있다. 그릭소 커피에는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의 사교장에서 대학생들이 토론하던 다방을 거쳐 늦은 밤 사무실을 밝히는 노동자들의 책상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인 장면들이 녹아 있다. (-5-)


이케다 박사님은 독일 유학에서 얻은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글루탐산나트룸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서 스즈키 사부로스케 사장님에게 선보이셨습니다.원래 스즈키 사장님은 요오드를 만드는 스즈키 제약소를 운영하셨는데 이케다박사님이 가져오신 아지노모도를 보고 이거야말로 제국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고 무릎을 치셨다고 합니다. (-26-)


1948년 산둥 출신의 화교 왕송산은 서울 용산구 문배동에 영화장유라는 회사를 차리고 춘자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가 만든 사자표 춘장에는 기존의 춘장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캐러멜을 섞은 것이다. 그러면서 춘장은 검은 색을 띄고 달콤한 맛을 내게 된다.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춘 것으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짜장면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77-)


중국인들이 모든 요리를 기름에 볶는 것처럼 인도인들은 모든 요리에 향신료를 뿌렸다. 마샬라는 향신료를 넣어서 만든 일조의 소스로 인도지방에서 재배되는 인디카 종의 쌀에 잘 어울렸고 밀가루를 반죽해서 화덕에 구운 방의 일종인 난에 찍어먹기도 편했다. 영국과 일본으로 거너오면서 요리라는 개념이 더해졌지만 본래 인도의 커리는 음식에 곁들이거나 찍어먹는 케찹 같은 소스나 고추장에 같은 장에 가깝니다. (-153-)


국풍 81이후 충무김밥은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한다. 이 행사 이후 신문에서 여름 휴가지로 통영과 인근의 한려수도를 소개할 때 항상 별미로 소개되면서 충무김밥은 더욱 유명세를 탄다. 충무김밥의 인기가 높아지자 처음 만들어서 판매했던 세 할머니는 각각 음식점을 따로 차렸고, 뒤따라 다른 사람들도 충무김밥을 판매한다. (-222-)


이런 신생활 운동은 권력층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기 때문에 곧 불법화되었다.하지만 이들이 다방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거칠게 항의했던 일들은 '외제 사치품'이라는 당시 커피가 가진 한계를 명백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어울러 신문에서도 신생활 운동을 지지한다면서 천여곳에 가까운 서울 시내 다방들에서 소모하는 커피의 양이 너무 많다는 점을 지적하는 칼럼이 실리기도 했다. (-278-)


아지노모도, 짜장면, 돈까스, 설탕, 카레, 단팝빵, 김밥, 팥빙수, 커피, 이 아홉가지 맛을 찾고 싶다면, 가까웅 마트에 가면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100년전 과거 조선시대 후기에는 하나 하나 맛을 보기가 어려운 시절이다. 그건 시대에 아홉가지 맛은 한국인의 맛으로 정착되지 않았던 시기였고,지금 일본을 제국주의 국가로 부르던 시기와 일치한다. 즉 여기서 말하는 한국인의 맛은 정통적인 한국의 발효 음식과 무관하다. 외래에서 들여온 맛이며, 한국의 욕구와 제국주의의 입맛에 따라서, 개량화, 대중화된 음식들이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아지노모도는 음식의 감칠맛을 내는 미원을 뜻하고 있다. 설탕은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단맛이며, 한국으로 들여오면서, 기호음식으로 정착할 수 있게 된다. 짜장면과 카레는 원산지의 음식을 개량한 케이스며, 김밥도 마찬가지다. 커피는 한국인의 정서와 맞지 않은 기호음식이었다.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커피는 제국주의 ,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에게 일을 더 시키려는 자본가의 입장이 반영된 케이스다. 그만큼 우리에게 아홉가지 맛에는 우연과 필연,의도적인 케이스가 교차된 합작품이며, 맛에 대한 대중적인 입장이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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