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해석 - 사랑은 계속된다
리사 슐먼 지음, 박아람 옮김 / 일므디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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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나의 남편이자 동료였던 윌리엄 와이너 박사가 암 선고를 받았다. 그로부터 17개월 뒤인 2012년 12월 그는 세상을 떠났다. 남편과 나는 둘 다 신경과 전문의였다. 둘 다 의사이자 학자였지만 건강의 위기를 피해 갈 수 없었다. (-8-)


빌이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지낼 때 랍비가 도덕적 유언장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도덕적 유언장이란 후대에게 물려줄 가치들을 기록하는 유언장이다. 자식들은 병상 주위에 모여 빌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 크건 작건 오래도록 우리가 간직해 나갈 교훈들을 떠올려 보았다. 여러가지가 떠오르며 모두의 마음이 뭉클해졌다. 하나씩 소리 내어 이야기하자 얼굴에는 미소가 떠오르고 때로는 귀에 걸릴 만큼 커다란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으며 가슴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70-)


조의는 상실의 깊은 협곡을 조금도 메워 주지 못한다. 조의를 받는 입장이 아니라 주는 입장이라면 좋겠다. 조의를 표하는 행동은 상실감을 달래 주고 도덕적인 사람이 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조의를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조의의 표현 하나하나가 빌과 나를 다시 갈라놓는다. 내가 간신히 붙잡고 있는 것들을 무너뜨린다. 조의는 두 얼굴을 가졌다. 한편으로는 비탄에 다시 불을 붙이고 또 한편으로는 죽은 자를 그만 떠나보내고 산 자들과 함께하라고 손짓한다. (-97-)


그가 제시한 비탄의 네가지 과업은 이것이다.
1. 상실의 현실 받아들이기
2. 애도의 고통 겪기
3. 고인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4. 고인과 장기리적인 연결을 구축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이 네가지 과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면 꿈의 내용도 진화한다. (-139-)


신중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라. 똑같은 활동을 지속하거나 공허하고 기운 빠지는 환경에 머무러 있지 마라. 위안을 주거나 창의성을 자극하는 활동을 찾아 그것을 시행하라. 명절이나 기념일처럼 힘든 시간은 미리 대비해라. 견디기 어려울 듯한 상황은 사전에 관리해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인내와 관용을 베풀어라. 외상 후 성자을 하려는 수많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테니 말이다. 실제로 시도해 보기 전에는 적절한 준비가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너무 시기가 이르다면, 혹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면 자신의 노력을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라. (-193-)


메릴랜드 대학 신경과 교수 리사 슐먼은 자신의 남편 빌 또한 신경과 의사이다. 부부가 같은 일을 공유하고, 서로 동지이자 의지할 수 있는 동반자였다. 삶을 함께하고, 인생을 함께하면서, 습관과 관습을 공유하고 있었다.그러나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2011년 암선고를 받았던 사랑스러운 남편 빌, 빌을 사랑하는 아내 리사 슐먼, 남편은 17개월 암투병을 하고 2012년 12월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된다. 삶과 생, 그 언저리에서 주어진 그대로 살아내는 것, 그것이 삶이고, 사랑이었고, 죽음을 통해 얻는 교훈이었다. 살아내기 위해 집착하기 보다, 주어진 삶을 행복과 긍정으로 채워 나가는 것,그것이 삶의 기준이 될 수 있고, 유대인적 관점에서 유언을 남기는 것은 삶을 위로하는 하나의 과정 속에 있었다. 즉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다시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같은 일을 하고, 자신의 소중한 베필을 먼저 떠나보내는 삶의 마지막 순간, 그 순간 무너지는 감정을 부여잡고, 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빌이 남긴 삶의 교훈과 기억이 남아있는 이들이 견딜 수 있고, 삶을 살아낼 수 있는 삶의 원칙과 기준이 될 수 있다. 살아가고, 살아내는 것, 어떻게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며, 왜 살아야 하는지도 중요하다. 죽음 이후의 삶, 주어진 삶을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게 해 주는 하나의 책이었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주어진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주어진 삶에 대해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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