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환단고기 1 - 역사의 은자들
신광철 지음 / 느티나무가있는풍경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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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는 기사범을 따라가고 있었다. 기사범의 손에도 화승총이 하나 드려 있었고, 홍범도의 손에도 화승총이 하나 들려 있었다. 그리고 허리춤에는 단도를 찼다. 깊은 산으로 들었다. 넓은 개활지가 나오자 총을 내려놓고 앉았다. 시야가 한 번에 열리는 경관이 좋은 곳이었다.
사냥을 할 대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계속하는 것일세. 
답이 너무 싱거웠다. 사냥꾼이 가진 보다 구체적이거나 특별함이 있어야 할 것 같았던 홍범도를 실망시켰다. (본문)


소설 환단고기는 계연수가 쓴 역사서 환단고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있기 전 , 고종임금이 살아있을 적, 일제의 압제 속에서 나라의 존폐가 위태로웠던 그 시점에 역사를 바로 세워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기치에 따라서 쓰여진 책이며,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기록해 나가고 있었다. 그가 기술한 역사 <환단고기>가 여전히 위서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는 고려 말 일연이 쓴 한반도의 정사로 중요한 역사적 사료인 삼국 유사가 단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반면,계연수는 우리의 역사를 1만년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며,그 근거기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한반도의 위치를 조선의 위치가 아닌 중국 땅 중심축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며, 우리의 잃어버린 강토를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소위 중화사상에 도취되어 있었던 한국인의 뿌리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할 정도로, 그가 사학자로서 역사적인 읺식은 상당히 파괴적이다. 이 소설 <환단고기>는 그가 바라본 한반도의 역사 뿐 아니라, <환단고기>를 쓴 역사적 배경과 그 흐름을 고찰해 나갈 수 있으며, 소설의 형식을 띄고 있지만, 현존하는 역사서 <환단고기>의 빠져 있는 놓쳐버린 퍼즐들을 채워 나가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건 이 책에 계연수가 등장하고 ,단군세기를 쓴 이기를 계연수의 스승으로 삼고 있는 이유만 보더라도, 소설 환단고기의 의도는 분명하다 말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한국의 주체적이면서 독립적인 역사의식의 고취에 있다. 중국에 의존해 왔던 과거의 삶이 우리의 불행이 근원이 근원이 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있으며, 역사의 올바른 인식과 자각이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1990년대 중반, 내가 고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되었고 ,<환단고기>에 대한 열풍이 불었던 그 시기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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