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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자 김종인의 명암 ㅣ THE 인물과사상 1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6월
평점 :
앵커가 "안 대표가 정권 교체에 장애가 될 수 있냐고 생각하느냐" 고 다시 묻자 김종인은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본다" 고 말했다.
이에 홍준표는 김종인을 향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못하고 분노와 감정으로 대응하는 것은 어른답지 않은 행동"이라며 "군소 야당 출신인 안철수 후보 하나 제쳤다고 모두 이긴 양 오만 방자한 모습은 큰 정치인답지 않다" 고 했다. 그러면서 "아름다운 단일화 흥행을 해준 안철수 대표를 비방하면 서울시장 선거에도 좋지 않다" 며 "마무리 잘하시고 아름답게 퇴임하라.그게 어른다운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24-)
그러나 '성찰 있는 민주당 쇄신'은 이미 물 건너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민주당 사람들이 '윤석열 악마화'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2020년 7월 민주당 의원 김경협은 "문재인 정부에 항거하는 모습으로 수구 세력의 대권 주자가 되고픈 마음 이해 못하는 바는 아이니지마 ,그래 봤자 '물불 안 가린 건달 두목'이란 평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67-)
"나는 정의에 따라 분노한다. 너는 화를 낸다. 그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날뛴다." "나는 그것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너는 변심했다. 그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했다."
정치 지도자에 대한 평가도 당파성에 따라 인칭 변화 못지않게 큰 차이를 보인다. 대통령 문재인은 어떨까? 지지자들에겐 아름다운 소신의 주인공이겠지만, 비판자들에겐 강한 아집의 소유자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무난하게 소신과 아집의 중간쯤 되는 고집이라고 불러보자. (-88-)
또 그는 "화살은 저에게 쏘아 주십시오. 온몸이상처투성이가 되어도 버텨낼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을, 문재인 대통령을,박영선 후보를,김영춘 후보를 입에 올리지도 말라고 하지는 말아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반드시 지켜야 할 사람들,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 가족이기 대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민정의 이런 비장함은 더 큰 비판을 불러들였다. (-128-)
"이른바 '우리 깨시민'의 의식과 정서가 김어준을 닮아 있기 대문에 김어준이 '우리' 안에서 그렇게 괴물로 성장할 수 있었고, 급기야 그 괴물이 '우리'를 모르게 기망하고 능욕해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김어준과 그의 일행이 자신들의 잇속을 위해 선량한 문파를 기만하면서 이용했다는 것이다. '파쇼'나 '괴물'이라는 표현은 그만큼 김어준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크다는 걸 말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157-)
민주당 의원 중에 윤호중이란 분이 있다. 1963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나 춘천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1987년 평홤니주당 기획조정실에서 정당 생활을 시작해 김대중 정권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고 한다. 많은 기자들이 지적하듯이, 그는 온화한 얼굴 이미지에 더할 나위 없이 사람이 좋을 것 같은 인상을 풍긴다. 친문지지자들이 서운해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문재인보다 훨씬 선하고 착해 보이는 얼굴이다. 그런 느낌을 갖고 있던 나로선 그의 입에서 나오곤 하는 독설 또는 욕설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저렇게 다를 수가 있지? 늘 이런 궁금증이 있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182-)
문재인은 4.7 재보권선거를 의식해 즉각 김상조를 이호승으로 경질했지만 ,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상조가 사퇴하자 온라인에선 "문재인 정권의 위선 쇼였다"는 글들이 올라왔다.'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정의로운 척 '공정한 척' '선한 척' '청렴한 척' 행세하는 것만이라도 그만뒀으면 한다" 고 했고, 중앙일보는 시민단체 출신의 명망가가 문제인 정부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던 것을 두고 "'유 시 민(유명 대학, 시민단체, 민주당)' 의 몰락"이라고 했다. (-240-)
내가 정작 궁금한 건 비서실장이 그간 잔디와 사적으로 주고 받은 모든 문자 메시지를 손병관에게 공개하는 걸 두고 잔디의 허락은 모든 문자 메시지를 손병관에게 공개하는 걸 두고 잔디의 허락을 받았을까 하는 점이다. 허락을 받지 않고 그리했다면, 잔디가 전 비서실장에게 가졌던 신뢰에 대한 배반이 아닐까? 손병관은 왜 그런 생각은 해보지 않았을까? 아니 손병관부터 주요 취재원 3명의 말을 그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책에 옮겼으니 , 그런 윤리의 문제를 초월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273-)
김종인을 단독자라 말한다. 그는 1940년생이며, 정치에서 원로에 가깝다. 여러 당을 전전하면서, 비례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던 김종인은 국민의 힘당에서 재보권 선거책임자로서 활동하게 된다. 그의 정치 발자취 뿐만 아니라, 윤석렬, 추미애, 문재인, 고민정, 김어준, 윤호중, 이해찬, 김상조, 박원순의 또다른 면면들을 이 책을 통해 고찰해 나가고 있었다.
강준만은 좌파 지식인, 평론가로 부르면서, 민주당의 보이지 않은 문제점을 들추는 걸로 유명하다. 한 때, 인물과 사상을 펴내면서,유명한 인물들을 비판하고, 평가했던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책을 눈여겨 보았던 건, 민주당의 썩은 고린내를 민주당 당 안에서 언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언과 망언을 깨닫지 못한다. 비판하면 도리어 주변 지지자들이 반박하고 , 둘러싸고 있다. 소위 정치 팬덤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과거 한나라당이 보여주었던 부패 정치를 민주당이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 미주당의 치명적인 문제이며, 위선과 무능을 민주당의 결점으로 손꼽고 있다. 그리고 실제 그의 말이 허투루 드리지 않은 이유는 4.7 재보궐 선거에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LH 사건이 민주당 4.7 재보궐 참패의 원인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국민들의 말과 생각을 듣지 않고, 귀담아 새겨들으려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만 바라보는 정치인들의 어리석은 모습과 처세가 처음 정치인으로 입문할 때,지지했던 국민들의 시선은 고려하지 않았다. 대중들의 지지를 얻었던 고민정조차도 그 근본에 문제가 생겼으며, 대중들의 비판에서 저유롭지 못하였다. 바로 이 책에서 눈여겨 보았던 요소들이 곳곳에 스며들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뉴스공장 김어준의 또다른 모습과 주진우의 몰락은 민주당에게 치명적인 문제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즉 그들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기대치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문제가 있어도 문제를 풀려고 애를 쓰지 않았다. 그 문제의 근본은 내부에 있으며, 당 내 지지자들, 예스맨의 말들만 들으려 한다. 쓴소리르 배척하는 모습들은 민주정치에 위배된다는 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가 주변의 예스맨에 대해서 중용해왔듯이, 문재인 정권도 현재 그런 상황이다. 소위 문재인대통령을 신앙으로 떠받드는 모습을 본다면, 우리 스스로 자정의 목소리를 키워야 하는 이유는 자명하며, 과거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국민들의 지지가 긍정에서 부정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걸 놓치지 않아야 한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윤석렬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은 그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에게 비수를 꽂게 된다. 추-윤 구도에서,서로 힘겨루기를 해왔던 지난날을 되돌아 볼 때, 윤석렬의 억지스러움 뒤에 감춰진 윤석렬의 기질과 성격을 탐지하게 된다. 소위 민주당 당내에서 읽을 수 없는 평가들을,강준만의 목소리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아놓았던 미해결 질문들을 이 책을 통해 탐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