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리커버 에디션)
토머스 해리스 지음, 공보경 옮김 / 나무의철학 / 202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칠턴은 모서리가 접힌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의사들이 간신히 한쪽 안구는 살렸습니다. 진료소 직원들이 줄곧 지켜보던 중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렉터는 간호사의 턱을 부수고 혀를 잘라냈습니다. 그 혀를 먹는동안 그의 혈압은 85를 넘지 않았죠." (-24-)


전형적님 하얀 목조 가옥 안의 시체안치실에는 방부제 냄새가 독하게 배어 있었다. 벽에는 서양 장미 무늬 벽지가 발라져 있었고 높은 천장 아래에는 액자 중인방 (벽에 붙인 수평재로 못을 박아 액자 따위를 걸 수 있게 한 것)이 설치돼 있었다. (-119-)


벌떡 일어난 렉터는 유연한 몸을 땅속 요정처럼 기괴하게 웅크리더니 깡총깡총 뛰면서 박수를 치고 수중 음파 탐지기처럼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엣수님과 함께 가고 시뻐...."
그 순간 새미가 표범이 포효하듯 악을 썼다.짓는 원숭이보다 더 소리가 컸다. (-210-)


"코플리 말로는 렉터가 구급차를 타고 도망쳤대. 그 부분을 좀 더 조사할 거야. 그건 그렇고 블로터 애시드 조사는 어떻게 됐지?" 스탈링은 크렌들러의 지시로 플루토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를 과학분석실에 맡기고 그날 늦은 오후부터 초저녁까지 결과를 기다렸다. (-352-)


클라리스, 범행 장소의 무작위성이 지나쳐 보이지 않니? 무작위처럼 보이려고 필사적으로 애쓴 흔적 같은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아무렇게나 벌려놨지? 서툰 거짓말쟁이가 애써 꾸며낸 거짓말처럼 보이지 않나? 고마웠어..
한니발렉터. (-403-)


당신을 만나러 갈 계획은 없어. 클라리스. 당신이 살아있는 세상이 내게는 훨씬 흥미로우니까. 당신도 내게 그런 예의를 차려주길 바라. 

렉토는 펜을 입술에 대고 생각에 잠겼다. (-503-)


양화로도 잘 알려진 토머스 해리스의 <양들의 침묵>이다. 이 소설은 조나단 드미 감독에 의해서 쓰여진 영화로, 안소니홉킨스와 조디포스터의 열연이 회자되고 있다.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 클라리스 스털링은 FBI 수습 요원으로서, 수감되어 있었던 , 한니발 렉터 박사와 마주하게 된다. 독심술의 대가, 가까이하면, 어떻게든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려 하는 한니발 렉터 박사는 정신과 의사이자 식인을 즐기고 있다. FBI 워싱턴 본부에 있는 클러리스 스털링의 상사인 FBI 특수요원 잭 크로포드가 등장하게 되는데,  한니발 렉터는 이 두 FBI 요원을 우롱할 정도로 뛰어난 독심술에 말발을 가지게 된다. 소위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는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모습, 9명의 환자들, 여성을 잔혹하게 다루었던 식인 한니발렉터의 모습은 잔인함과 냉철함 속에 인간의 본성에서 위배된 침착함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런 한니발 렉터에게 스탈링이 다가가는 건 또다른 연쇄살인범 버필로 빌의 비밀과 정체를 알기 위해서이다. 그의 정체 뿐만 아니라 본명까지 한니발 렉터가 알고 있을 거라는 계산이 있다. 클러리스 스털링은 범죄예방을 위한 설문조사를 빙자하여, 한니발렉터에게 다가가며, 대화를 시도하게 되고, 비밀을 찾기 위한 방편을 만들게 된다. 


버필로 빌은 여성을 죽여서, 시체를 노리며, 가죽을 벗겨서, 사람 옷을 만드는 것을 즐기게 된다. 동물 가죽 옷에 만족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1990년대 영화 <양들의 침묵> 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잔혹함을 디테일하게 묘사한 장면 때문이다. 잭 크로포드와 한니발 렉터의 조건부 협상, 상원의원이 엮여 있는 연쇄 살인 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묘수들이 중첩되어 있는 한니발 렉터에 대한 공분과 캐릭터 분석, 스토리 전개가 유투브에 자세하게 언급되고 있는 건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학적 가치를 넘어서, 사회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소설 <양들의 침묵> 을 모방한 실제 사건, 1993년부터 1994년 사이에 일어난 지존파 사건이 있으며, 한국 사회에서 마지막 사형 집행이 일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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