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 크래시 2 - 메타버스의 시대
닐 스티븐슨 지음, 남명성 옮김 / 문학세계사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런데도 아직 살게 남았더라고.허리에 착용하는 컴퓨터를 샀어. 초소형으로 말이야. 지금 그걸 배에 매달고 길을 걷는 중이야. 정말 끝내줘."
"가고일이 되어 버렸군요."
"그래 하지만 온몸에 말도 안 되는 물건들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것과는 차이가 있어서." (-41-)


메타버스에서 이용하는 탈것들은 쿼크만큼이나 빠르고 민첩할 수 있다.물리적 한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가속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제약도 , 공기의 저항마저도 없기 때문이다. 타이어가 듣기 싫은 소리를 내지도 않고 제동 장치가 문제를 일으키는 법도 없다. 한 가지 어쩔 수 없는 건 사용자가 반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래서 그들이 최신형 오토바이 소프트웨어를 타고 함께 경주할 때면 시내를 마하 1의 속도로 내다리면서도 엔진이 견뎌줄지 걱정할 필요가 없다. (-176-)


거기다 라이프는 바이너리 코드로 된 디지털 메타 바이러스도 갖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감염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시신경을 통해 해커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라이프가 어떻게 바이러스를 바이너리 형태로 옮길수 있었을까요"
응이 말한다.
"직접 바이너리 코드로 만들지는 못했을 겁니다. 아마 우주 공간에서 찾아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라이프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천문 전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소는 천문학은 별로 연구하지 않습니다. 그저 다른 행성에서 오는 신호를 듣고 있죠. 언젠지는 모르지만 라이프가 가진 위성 접시 가운데 하나가 전파에 섞인 메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보는 편이 이치에 맞을 겁니다. (-258-)


히로 프로타고니스트가 무대에서 사랒비자 해커들은 달걀에서 솟아오르는 거대한 구조물에 주목한다. 그 말도 안 되는 칼 싸움 장면은 시선을 몰으려는 괴상한 도입부에 불과했던 것 같다. 히로는 원래 관심을 끌려고 이상한 짓을 하곤 한다. 이제 펼쳐지는 빛과 소리의 향연이야말로 진짜 볼거리였다. 원형 극장은 여기저기서 몰려든 수많은 해커로 금세 북적대기 시작한다. 블랙 선에서 스트리트를 달려 온 사람들, 주요 소프트웨어 제작사들 사무실이 있는 큰 건물에서 몰려온 사람들, 주요 소프트웨어 제작사들 사무실이 있는 큰 건물에서 몰려온 사람들, 광섬유를 타고 빛과 같은 속도로 퍼진, 화려한 쇼가 있다는 소식에 현실 세계 이곳저곳에서 막 접속해 들어온 사람들. (-339-)


2021년부터 갑자기,2020년 유행했던 단어, 플랫폼이 지워지고 메타버스가 유행하게 된다. 메타 버스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크래시> 에 등장하고 있다. 메타 버스에서 메타(META) 는 컴퓨터나 인터넷 HTML에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으며, 소설 <스노크래시> 에는 컴퓨터, 메타버스, 메타바이러스, 해커, 데몬과 같은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생소한 개념이기도 하다. 즉 컴퓨터 프로그래머, 컴퓨터 관련 종사자들에게는 일상적인 요어이다. 지구 위 현실세계가 물리적인 이치에 따라서 세상이 움직인다면, 메타버스 공간은 그 물리적인 기본 원칙을 파괴하는 가상의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공간이다. 인간의 상상과 창의가 나타나는 그곳은 1992년 그 당시에 상상에만 머물러 있으며,지금처럼 가상현실, 증강현실에 대한 모티브를 제공하기도 한다.그래서 소설 <스노 크래시>에는 컴퓨터는 등장하지만, 웹, 인터넷은 등장하지 않는다.


컴퓨터가 없을 때, 통상적으로 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무생물과 생물의 경게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컴퓨터가 나타나고,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바이러스는 컴퓨터 안의 데이터를 파괴하는 악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 소설 <스노 크래시>에 등장하는 메타바이러스는 생물학적인 바이러스와 기계 안에 들어가 있는 또다른 형태의 바이러스를 서로 융합시키고, 전환시킬 수 있다. 생물학적인 조건을 가진 바이러스를 바이너리 형태의 바이러스로 전환시킨다는 것은 재앙에 가깝다. 그건 닐스티븐슨의 남다른 상상력에 의한 개념이며, 1과 0으로 된 바이러스가 생물학적인 형태의 바이러스로 변한다면 어떤 일이 생겨나는지 메타바이러스를 등장시켜서 우리에게 맛보여 주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손애 쥘 수 있는 초소형 컴퓨터, 가상현실, 증강현실은 기술적으로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지만, 메타바이러스는 아직 기술적으로 볼 때, 미확정이다. 인간이 시각과 청각을 기술적으로 구현햤지만, 미각과 후각은 아직 기술적 미완성이다. 즉 이 소설에서 작가의 의도, 메타버스가 있는 가상의 공간은 물리적인 장소와 공간, 시간을 뛰어넘으며, 확장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이 소설 속 이야기들이 현실이 된 21세기 지금 다시 회자되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닐스티븐슨의 몽상과 공상이 지금 우리 앞에 놓여진 현실이기도 하다. 특히 이 소설은 마치 우리가 그것을 기다렸던 것처럼 선지자처럼 미랠르 내다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