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 일본군 강제징용자
김용필 지음 / 자연과인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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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은 세차게 홍사익 중장을 몰아붙였다. 상혁은 그녀를 앒고 있었다. 그녀는 홍사익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같은 인간이라고 헐뜯었다. 그녀의 조부는 조선총독부 고등 검찰청 판사로 있을 때 징용을 거부했던 수많은 청년에게 가혹한 형을 내렸던 판사였다. 그리고 조선인 징용에 앞장섰던 인물이었다. (-15-)


"일본군은 연합군과 중국, 동남아제국, 태평양 연안국의 1천만 명 희생자를 냈는데도 자서이 없는 외무장관에게 20년 금고형을 선고한다."
도고는 스가모 형무소에서 '시대의 일면'이란 회고록을 집필하던 중 옥사하였다. 사후 도쿄 아오야마 충신묘지에 안장되었다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었다.
상혁은 도고 시게노리의 파란 많은 인생을 조명해 보았다. 그는 조선인 피르 받은 박무덕이란 외무장관이었다. (-29-)


일본에도 2만여 명의 위안부들이 돌아왔으나 대부분 갈 곳이 없어서 술집으로 전전하는 실태였다. 후지마는 정신대로 갔다가 버림받은 여인들을 불러 석정의 게이샤로 만들었다. 석정은 잘되어 10년 만에 오키나와 최고의 요정으로 성장했고 엄청난 돈을 벌었다. (-82-)


데라우치는 황족 군벌의 남양군 총사령관이었다. 그는 당장 천황의 재가를 받아 사또를 남방군 작전 참모로 재기용하였다. 사또가 남방군으로 복귀하면서 관동군 국경 초소에 가 있는 이상우 대위를 데리고 왔다. 이상우는 필립핀 마닐라의 14군 사령부로 부임하여 사또 마사노부 대령의 부관으로 일하게 되었다. 홍사익과 사또의 만남은 공생관계지만 사악한 악연이었다. 사또는 이상우 재위를 불렀다. (-176-)


사유리 작가는 매일 거리로 나와서 할머니들과 같이 행동하며 일본 정부는 반성하고 명예회복과 정당한 보상을 하라고 외쳤다. 위안부 할머니들은 몹시 지쳐 있었다. 상혁은 할머니들을 부축하며 시위를 하였다. 
"일본은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들과 강제징용한 청년들의 죽음을 보상하고 야스쿠니 신사에 안치된 한국인의 위패를 반환하라." (-259-)


"당신은 일본 극우파들보다 잔인하고 나쁜 조선인입니다."
그의 표정에 그려진 일본인의 두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인 3세이면서 한국인을 학대하고 괴롭힌 것은 마치 일제하의 친일파 밀정이나 형사 같았다. 그런데 그가 왜 후회를 했는지 진정성을 알 수가 없었다. (-286-)


이 책은 위안부, 조선인 , 그리고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이 소설은 기존의 한국인이 생각하지 못하던 역사적인 부분들을 한 편의 소설에 엮어 내고 있으며,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일본인의 기준으로 전쟁영웅 조선인의 삶을 한 편의 소설에 담아내고 있다. 즉 몇년전 문제가 불거졌던 친일인명사전 편찬에 대해서 ,그 당시 논란이 되었던 이유들을 소설 <전범>을 통해 짐작하게 되고, 그 흐름을 세세하게 짚어낼 수 있다.


우리에겐 전범이지만, 그들에겐 전쟁영웅이나 다름 없다. 그 전쟁영웅의 범주에는 대체적으로 일본인에 한정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런데 일본 강제징용으로 끌려갔던 조선인은 700여만명이다. 그들 중 살기 위해서, 일본에 협조한 경우도 있고,때로는 억울한 누명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 이익이 되는 경우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 중 몇몇의 후손들은 자신이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는 것을 치욕적으로 생각한다. 소위 역사 숙청을 철저하게 했던 유럽과 북한 사회에 비해, 남한은 여전히 과거의 역사 청산에 미온적이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전쟁영웅이 되어서, 야스쿠니신사에 합사된 조선인과 조선인의 후손이었던 소설 속 주인공의 자화상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으며, 포로수용소 경비원으로 일했던 상혁의 조부의 일본에서의 삶의 흔적을 추적해 나가는 주인공 상혁과 그와 비슷한 길을 걸어가고 있었던 또다른 인물 사유리 작가가 나오고 있다. 즉 이 소설을 읽게 되면, 이 소설에 내포하는 누군가의 삶이 나타날 수 있는 개연성이 포함될 때, 그 사람을 친일 인명사전에 수록되는 것이 맞는가, 아니면, 수록되지 않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게 나타날 수 있다. 소설 전범 속에 등장하는 조선인 청장년,들, 강제징용되어 학도병, 군속, 광산노동자, 군수품 제조공장, 위안부가 되었던 것을 본다면, 역사속의 진실을 명확하게 파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누군가의 삶을 온전하게 기록물 자체로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이지만, 우리의 슬픔을 기록하고 있으며, 역사추리 소설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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