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 다림 청소년 문학
왕수펀 지음, 류희정 옮김 / 다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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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장량잉이다. 사람들은 내가 착한 아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말 그런가? 막상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치밀하게 계산된 선행도 과연 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설사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고 해도 누군가를 해치려는 게 아니라면 괜찮겠지. 친구들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착한 게 틀림없다고 했다. (-9-)


나는 양페이쥔이다. 과학과 우주의 진리를 좇는 게 삶의 목표이며 그와 관련된 거라면 온갖 고된 일도 기꺼이 감수한다. 실험과 연구를 위해서는 식음을 전폐해도 좋다. 물론 이렇게 활활 타오르는 애 열정이 언제나 환영박는 건 어니다. (-30-)


내 이름은 리위안즈이지만 다들 샤오리라고 부른다. 무슨 일이든 나한테 물어볼 필요 없다. 어차피 난 의견이 없으니까. (-52-)


나는 중학교 8학년 과학 교사 두메이셴이다. 사람은 가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게 내 신념이다. 그렇지 않으면 동물과 다를 바가 없으니까. 그저 듣기 좋은 공허한 말이 아니라 내가 살면서 직접 깨달은 사실이다. (-62-)


난 어릴 적부터 다천이라고 불렀다.내 머리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이 바르고 웃음소리가 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쩌렁쩌렁한 '하하하'는 내가 세상을 향해 가장 자주 내뱉는 소리다. 그렇게 해야 나의 커다란 몸집 안에 자리잡은 한 조각 설움을 감출 수 있으니까. 그나저나 방금처럼 문학적인 표현은 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니다. (-78-)


내 이름은 판판이다. 지금껏 나는 용감해야 한다고 강요당하며 살아왔다.대체 누가 그랬냐고? 당연히 온 세상, 아니 실은 나 자신이다. 나는 우리 가문에 누가 되지 않는 아주 용감하고 착한 아이다. 남한테 요감하다고 칭찬받는 사람을 볼 때마다 솔직히 동정심부터 든다. 얼마나 힘들지 잘 아니까. (-97-)


나는 샤오펑이다. 평소에 내가 말수가 적은 건 사람들을 하나하나 살피고 챙기는 데 온 정신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세심'과 '배려'는 나의 좌우명이다. 난 누구에게든 절대로 밉보이지도 상처를 주지도 않을 것이다. 사실 이 모든 건 내가 다치고 싶지 않아서지만. (-118-)


청소년 소설 <오늘은 여기까지 착할게요>는 작가 특유의 성장소설이며, 나의 이야기도 들어가 있는 것처럼 나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그건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소리가 착한 사람이어서다. 그러나 나는 착하지 않다. 살아가면서,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나를 스스로 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장량잉, 페이쥔, 샤오리, 두메이셴 선생님,다천, 판판, 샤오펑의 모습 속에 나의 모습이 조금씩 들어가 있었다. 이기적이지 못하고, 내것을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착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순종적이면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신의 것을 잘 챙기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표출하지 못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이들이 착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불편한 것을 멀리하고, 상처주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들이 배려하고, 세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 착해서가 아니라, 미움 받지 않으려는 자신의 이기적인 마음이 감춰져 있기 대문이다. 소위 착한 사람들이 누군가의 호구가 되는 이유는 그래서다. 그래서 이 책 속 이야기가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 것처럼 여겨질 정도로 공감이 갔으며, 나의 또다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관찰할 수 있었고, 내가 바뀌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캐치할 수 있었다. 소위 착한 사람을 보면 주변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낀다.그래서 동정과 연민을 느끼지만, 어떤 일을 잘 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건 착한 사람이 안고 있는 현실적 한계이며, 세상 사람들의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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