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 겐고, 건축을 말하다
구마 겐고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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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꾸어 말하면 모든 장소가 경계다.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 뿐이다. 이동을 하지 않으면 자신운 그저 '자신'이라는 자명하고 범용한 존재일 뿐이며, 자신의 집도 그러 지루한 집으로 남을 뿐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그곳이 경계에 놓여 있는 스릴 넘치는 장소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없다. (-20-)


나는 어린 시절부터 지면에 관심이 많았다. 장화만 신고 다녔던 이유 중의 하나도 그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장화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고 맨발로 장화를 신는 것을 좋아했다. 맑게 갠 날에도 그러했다. 맨발로 장화를 신으면 흙의 감촉이 직접 발바닥에 느껴져 행복하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맑게 갠 날에 장화를 신고 여기저기 신나게 뛰어다니는 ,약간은 특이한 아이였다.(-63-)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전철에는 타고 싶지 않다. 일종의 거부권이다. 디자인의 기본은 거부권이다."이거 좋은데." 라는 감각은 사실 그다지 창조적이지 않다.,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무엇인가를 '좋다'고 말하는 것이니까 그 'YES'는 현상의 일보를 긍정하는 것뿐이며, 거기에서 무엇인가 새로운 것이 탕생하지는 않는다. "이거 좋은데"는 보수주의의 별명이다. (-164-)


요시다 겐이치는 1912년 생, 단게 겐조는 1913년생이다. 그들의 청춘 시대, 건축은 공업화 사회의 리더로서 빛이 나는 뜨거운 존재였다. 그러나 요시다 겐이치는 그런 시대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햇을 것이다. 또는 그런 건축관의 천박함이나 상스러움을 깨달아 건축을 포기하고, 성숙한 저정장 시대에 어울리는 비편 세계로 뛰어들었을 것이다. (-206-)


1954년생 구마 겐고는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이며, 작고,낮고,느린 건축을 지향하고 있다.일본 건축의 표본이 되고 있는 그이 건축은 미니멀리즘 건축 철학이며, 우리 삶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발현하고 있었다.그가 내세우는 건축의 표본은 저자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그가 보여주는 건축 양식은 우리 현대의 건축이 지향하는 노선과 겹쳐지게 된다. 성장 중심주의에서 건축 트렌드는 수직적이면서, 비인간적인 인공구조물이다. 하지만, 탈성장주의에서 건축은 달리하여야 한다. 아이를 낮지 않으려는 풍토 속에서 세대 수가 늘어나는 현 시대에,미니멀리즘 건축 양식이 새로운 트랜드로 바뀌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한국과 일본은 자연환경적인 면에서 큰 차이가 나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지진과 해일,화산 폭발에 있다. 일본은 지리학적으로 보건데 ,태생적으로 높은 건축을 짖기에는 적합하지 않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1000년 넘는 시간동안 일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며, 낮고 작은 건축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왜 일본이 구마 겐고의 건축양식을 좋아하는 지 알 수 있다. 친환경적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새가 보이는 건축양식, 삶이 사람과 엮이고, 사람과 사물이 엮이는 구조 안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땅을 집고 살아가는 우리의 건축양식의 기본 철학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건축의 표본은 일본 건축의 표본과 어떤 면에서 다른지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나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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