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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바카라
오현지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5월
평점 :
곧이어 아주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그저 몇 개의 칩을 뱅커 혹은 플레이어에 올려놓고 진행시킨 게임들이 연달아 나의 승리로 돌아왔다. 윤석은 신기해했다. 그것이 도막을 처음 접한 사람의 수덕 手德 이라며 노라움을 금치 못하는 그의 얼굴에는 다시 화색이 돌았다. (-12-)
둘은 지난번 필리핀 여행을 처음 왔을 때, 카지노에서 친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양 팀장과 환쟁이는 둘 다 술을 넘청나게 좋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양 팀장은 지난 여행에서 그와 술을 마시며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는 술에 찌든 우정을 과신하며 아무 의심도 없이 덜컥 입금부터 했던 것이다. (-63-)
지난 여행에서 걸었던 150만 맥시멈 베팅이 떠오른다. 결과는 승이었으니까. 그 쾌감을 잊어버리지 못한 나는 하향세에서도 자꾸만 베팅을 올려 나갔다. 이제는 내가 8을 쥐어도 불안했다.이 불안감은 거의 적중하는데 ,8 타이가 나와서 한숨을 쉬거나 나인으로 잡혀 버리곤 했다. (-125-)
아버지는 젊었을 적부터 도박을 좋아했다.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줄줄이 딸린 동생들을 돌보느라 최종 학력이 초졸밖에 되지 않았던 나의 아버지.
아버지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한 시골 이발소에 시다로 취직했다.그렇게 경력을 쌓고 돈을 모아 이발소를 개업할 때 즈음, 내가 태어났다. 아버지는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화투패를 들었고 힘들게 개업한 이발소는 이내 하우스로 변했다. 주종은 화투섯다였는데, 아버지는 오래지 않아 이발소를 팔아먹고 만다. (-189-)
책 속 주인공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의 이름과 주인공이 도박과 술을 즐긴다는 것만 알 뿐이다. 우리가 돈을 벌 때, 노동으로 돈을 버는 방법이 있고, 저자처럼 도박을 통해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그건 도박이기도 하고, 성격에 따라서 노름이라 부르고, 때로는 ㅋr지노라 부르게 된다. 주인공은 노동을 통해 쥐꼬리만한 돈을 버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 번 운이 맞아 크게 버는 것이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소위 한탕을 노려 대박을 치는 도박이 자신에게 더 이익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였고, 한국의 ㅋr지노 보다는 마카오 현지, 필리핀 현지의 ㅋr지노를 좋아한다.스릴 넘치고 자신의 온몸에 흐르는 쾌감 같은 것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도박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좋은 패를 가지고 있어도 질 것 같은 징크스에 빠져들게 되고, 항상 도박을 할 때,자신만의 징크스와 패턴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소설은 우리에게 도박이나, 금융, 주식의 맹점을 언급하고 있다.한국의 정선이나 필리핀, 그릴고 마카오는 돈을 합법적으로 달수 있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돈을 따면, 훌훌 털고 나와야 하지만, 인간의 심리는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면 다음엔 딸 수 있을 거라는 심리, 잃어버리면, 본전 생각을 가지게 된다. 즉 자신이 점점 더 도박에 빠져들게 되고, 자신의 삶이 망가지는 이유에 대해 이 소설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2장의 카드 속에 자신의 운명을 걸고 있다. 결혼을 하면서도, 이혼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좋은 배경과 좋은 조건이 있었지만, 결국 자신을 망가뜨리는 조건이 놓여질 수 밖에 없었다. 달콤한 성공에 도취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놓치며 살아가는 주인공의 비뚤어진 삶은 어릴 적 부모님의 삶과 자신의 삶이 연결되고 ,엮여 나가고 있었다. 나의 삶과 너의 삶이 서로 돌아가는 형국에서 주인공의 삶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