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즐기는 삶
유중희 지음 / 더로드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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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시골에서는 놀 거리가 없어 우리가 즐긴 것은 주변 벌집을 부수러 다니는 것이었다. 산으로 드로 나가 땅속에 지은 오빠사(땅벌)라고 불리던 벌집이 주로 타깃이었다. 그 무섭다는 말벌집도 많이 부수며 다녔다. 그물망 등 아무런 보호 장비도 없이 삼 하나만 들고 무모하게 부수다가 종종 쏘이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거의 한 방도 쏘이지 않고 부숴대는 전문가 수준이 될 정도였다. 지금처럼 벌집이나 애벌레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벌집을 부수는 스릴과 재미로 그럈었다. (-17-)


부지런히 메모하라, 쉬지 말고 적어라, 기억은 흐려지고 생각은 사라진다, 머리를 믿지 말고 손을 믿어라, 메모는 생각의 실마리다, 메모가 있어야 기억이 복원된다, 습관처럼 적고 본능적으로 기록해라, 다산 정약용의 말이다. (-46-)


여자 

유아 시절 여자를 만났다.
여자인 줄 몰랐다.

십 대에는 
부끄러워 피해 다녔다

이십 대에는
자석 같아 결혼했다.

삼사십대는 
아내만 여자였다.

오십 대에는 
어물쩍 지나온 세월이 야속했고
설렘이 찾아왔다.


육십 대에는
덤덤하고 편하다

우정 이상 사랑 사이의
연애 감정이 안 생기는 이성 친구는
노년을 싱그럽게 만든다. (-97-)


가장 뿌듯한 시간은 '성공한 시간'이고 ,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사랑하는 시간'이고, 가장 즐거운 시간은 '노래를 즐기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148-)


도립 공원을 관장하는 곳은 도청이라고 했다. 인맥을 동우너하여 소개를 받아 담당 국장을 직접 찾아갔다. 도립 공원 수리산의 관리가 너무 허술한데, 내가 보고 익힌 아이디어를 모두 제공할 테니 수리산을 도립 공원에 손색이 없게 바꿔보자고 했다. 나는 억대 연봉자 출신인데 국가 최저 임금으로 채용해서 그 일을 맡겨도 좋고 예산이 없다면 무료 봉사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161-)


이를 다른 각도에서 노년기에 할 것을 5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혼즐삶, 함즐삶, 끝도삶,봉즐삶은 저자 김관열의 '은준인'이라는 책에서 인용했다.

1. 혼즐삶 : 혼자 즐기는 삶
2. 함즐삶 : 함께 즐기는 삶
3. 끝도삶 : 끝까지 도전하는 삶
4. 봉즐삶 : 봉사를 즐기는 삶
5. 사준삶: 죽음을 준비하는 삶 (-212-)


퇴직 이후의 삶을 본다면, 현재를 즐기면서, 노년의 마지막을 마무리 하는 시점이다. 퇴직 이후 삼식이, 뒷방 늙은이처럼 살아갔던 과거의 우리 보편적인 퇴임 이후의 삶과 다르게 지금 우리는 퇴직 이후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될 때가 있다. 멈추지 않는 삶, 어떤 일을 다시 시작하는 삶을 선택하는 이유는 그 삶이 나를 물질적인 자유와 정신적인 자유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유종희 님의 퇴직이후의 삶은 웰 에이징(Well-aging)로 압축할 수 있다. 자신의 남은 삶을 현재처럼 살아가고, 마지막 죽음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는 것이 퇴직 이후의 삶이다. 스스로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 퇴직 이후 나를 자유롭게 하는 삶이라고 보고 있다. 독서를 즐기면서, 세상 사람들의 평가에 자유로운 삶, 책을 쓰고, 자서전을 쓰고, 글을 쓰는 소일거리를 하게 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즉 내 삶을 따스하게 ,그리고 여유롭게, 좀 더 나은 삶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특별하지 않은 삶이며, 나에게 필요한 삶이 어떤 삶인지 이해할 수 있다. 즉 액티브한 삶을 살게 된다는 것은 나를 위한 삶이며, 나에게 필요한 삶이다. 저자는 자신이 퇴직 이전에 일했던 경험과 재능을 활용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 체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화경문제에 관심 가지고, 스스로 환경지킴이가 되고자 하였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튀미로 독서와 글쓰기, 책쓰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며, 퇴직 이후의 삶이 나의 정서적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즉 나의 신체와 정서를 버려두지 않고, 사회를 위해 쓰는 것, 남은 인생을 즐겁게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삶이 이 책에서 언급하는 퇴직 이후 즐기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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