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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과 나 - 길에 관한 감성 시집
정만성 지음 / 다차원북스 / 2021년 5월
평점 :
바쁜 일상에 휘말리지 말고
가끔은 첫차를 타 보자.
첫차는
달리는 차 안에서는 나만의 명상 시간이다.
지친 군상들과 충돌하지 않아 좋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고 힘이 생기고
지친 모습을 보고 애잔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사오정을 생각하고 오류도의 의미도 생각하며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잠시 기원할 수 있어 좋다. (-19-)
내가 걷는 이유
산길 가다 보면 산이 있고
강길 가다 보면 강이 있고
들길 가다 보면 들풀이 있고
갔던 길을 또 가도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그 길을 하염없이 가려고 한다.
그 종착역에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될 때까지 그 길을. (-64-)
아빠, 오늘 삐져 있다.
삐짐이 아빠
이 반찬은 큰딸
저 반찬은 작은 아들 놈
이 방은 큰딸
저 방은 작은 아들 놈
집 안 어디에도 아빠 것은 없다
오늘도 아빠는
포장마차에서 한잔하고
소파에서 잠을 잔다
참 잘도 삐진다. (-155-)
내가 지고 있는 짐들
내려놓기 힘든 짐을 지고 있다
가난도 , 부유도 짐이고
질병도, 건강도 집이고
책임과 권세도 짐이다
그리고 헤어짐도, 만남도 짐이다
미움도 사랑도 또한 짐이라고 볼 때
우리 인생 자체가 집이 아닌가 싶다
혹자는 비우라고, 내려놓으라고 들 한다
내려놓을 것도 버릴 것도 딱히 없지 않은가?
산 위 올라 올려 보고 내려 보면
드넓게 탁 트인 세상
구름은 구름대로 낙엽은 낙엽대로 조화를 이룬다
아름ㄷ압게 평화롭게 유유자적인데
내가 지고 있는 짐은 무엇인가?
나에게 그 길을 묻네. (-183-)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 인생은 내 앞에 놓여진 여러가지 조건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 안에서 나만의 삶을 살아갈 때가 있다.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다. 후회의 길도 길이며, 비난의 길도 길이었다. 행복한 길도 길이며, 희망의 길도 마찬가지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두 발로 걸어본다면 깨닫게 된다. 걸어가기 위해서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는 것을 걸어보지 못한 사람,걸어다니다가 걷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때, 우리는 감지하고 있다. 인생길, 누구는 평탄하게 가는 그 길을 왜 나만 힘든 짐을지고 가는 당나귀처럼 인생길을 걸어간다고 생각될 때, 인생의 회의감과 회한이 남을 때가 있다. 즉 나를 찾아 떠나는 길이 자연과 가까운 길이 될 때가 있다.그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 용기가 필요하고, 때로운 결단이 필요하다.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군인으로 살아온 길, 출판인으로 살아온길, 두 갈래길을 걸어온 저자에게 인생은 다른 관점에서 보여질 수 있다. 하루의 시작을 여는 기차의 첫차를 탐으로서, 분주함에서 벗어나는 것,사람들에게 치이지 않으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것이 우리 앞에 놓여진 길이며, 내가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나를 위해 살아가고, 나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 나를 찾기 위해서 자연과 벗하며, 나의 문제를 깨우치기 위해서, 스스로 자연의 길을 걸어볼 수 있다.내가 잃어버린 길, 보지 못했던 길을 걸어가면, 나를 새롭게 할 수 있고, 내 삶을 되돌아볼 수 있다. 마냥 빨리 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에 우회적인 길을 내어서 나르 위한 길을 내어 보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되는 작가의 인생이 반영된 산문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