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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요 - 우울증을 겪어낸 이들의 편지
제임스 위디.올리비아 세이건 엮음, 양진성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평점 :
당신이 지금 감당하고 있는 버거운 경험을 당신의 인생을 바꾼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하게 되는 날이 올거에요. 그 날이 되면 속이 깊은 사람,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있는 사람, 세싱을 보다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거고요. (-47-)
심호홉을 해보세요,계속해서요, 한 번 더요.
당신의 숨결 하나하나가 살아있음을 느껴보세요. (-55-)
심각하게 우울해지는 것은 조금 슬픈 것과는 확연히 달라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침대 밖으로 나가기도 싫고, 수면 주기가 엉망이 된 탓에 밤새도록 시계만 쳐다보다가 다음 날이 되면 기진맥진해지죠. 폭식을 일삼거나 입맛을 잃게 되는 등의 섬식 장애를 겪기도 해요. 일상적으로 해온 기본 업무조차 처리하기 버겁고, 그 때문에 부정적인 마음은 점점 더 커져만 가죠. 즐거운 일이 사라지고 다시는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우울증은 그져 즐거움이 결여된 상태가 아니에요. 극심한 고통으로 가득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죠. 날이 선 칼로 영혼을 찌르고 비트는 느낌이랄까요. (-119-)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그 누구도 나를 원하지 않을꺼야. 물론 사랑하지도 않을테고.'
'아무도 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겠지.'
제 귓가에 들리는 악랄한 목소리와 매일같이 싸움을 벌였습니다. 이 어둠의 끝에는 빛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꼈죠. 그러다가 제 자신을 괴롭히는 일을 멈추기로 했어요. (-233-)
이 책은 우울증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우울증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먼저 우울증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 갑자기 훅 들어와서, 내 삶을 크게 흔들어 놓고, 내 삶의 나침반을 뒤집어 놓는다. 우울증의 원인은 알지만, 그 우울증에 대해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할 때, 내 삶은 서서히 파괴될 수 있다. 삶에 대해 끈임없이 의미를 찾게 되는 이유는 나 스스로 삶에 대한 울적함이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허약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때, 우울증은 가속화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그냥 두지 않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다. 주변에서 괜찮다 말하여도, 자신이 안 괜찮다고 하는 경우 ,우울증에 걸려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울증은 불치병으로 인식되는 암 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병이다. 차이라면, 암은 치유가 되면, 그 이후 기억속에 사라지게 되고, 스스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 사로 잡히게 된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렇지 않다. 멀정해도 우울증이 생기고, 멀쩡하지 않아도 우울증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삶의 테두리 밖에서 가장 가까운 바깥 테두리를 돌고 있는 질병이 우울증이다. 즉 정신적인 면역력이 약해질 때, 내 안의 우울증이 발현될 수 있고, 내가 살아가야 하는 이유보다 살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더 많을 때, 우울증은 확산될 수 있다.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이 일어날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즉 아프지 않지만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질병이 우울증의 한 단면이며, 자신은 치명상을 입는다. 읽으면서, 느꼈던 건 인간은 우울증과 동거동락할 수 밖에 없으며, 우울증은 극복하느 대상이 아니라, 흘러 보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즉 내 앞에 우울증이 있을 때, 시간이 해결해 주며, 그 시간만큼 견뎌야 우울증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삶을 보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