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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생 경찰일기 -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경찰공무원 이야기
늘새벽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첫번째 이유는 과거로부터의 학습이다. 우리는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신 부모님에게 "안정적인 직장이 최고야." "교사가 되거라." "공무원이 좋다." 등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렇게 우리 마음 속에는 '안정저긴 직장' 이 최고라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았다. (-33-)
내가 노량진에 절대 가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스스로 수험생이라는 사실에 익숙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물론 신분이 수험생. 아니 백수인 게 맞지만 그 사실에 익숙해지다 보면 타성에 젖어 불합격에도 점점 익숙해질 것 같았다. 반면 아르바이트를 함년, 그러나까 수험생이 아닌 사회 사람들을 자주 접하게 되면 더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99-)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알람소리를 듣는다. 우리의 귀는 쉴 세가 없다. 들리지 않아도 듣게 되는 것이 있다. 출근 준비를 하면서 듣는 샤워기 소리, 밥 짓는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소리, 출퇴근 대중교통에서 카드 찍는 소리, 개 짖는 소리 등이 끊임없이 들린다. 우리가 선택적으로 듣는 소리는 출퇴근 시간에 잠깐 듣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 정도다. 이후 신고를 알리는 소리, 현장에서 듣는 신고잘의 이야기, 민원인의 억울함 등을 듣게 된다. 이렇게 지나가면 그나마 아름다운 하루다. (-169-)
재능에 따라 원하는 부서를 선택할 수 있다. 간단히 예를 들어 보겠다. 본인이 정말 관찰력이 뛰어나고 , 사물에 대한 호기심도 많으며, 강인한 체력까지 뒷받침된다면 어떤 부서가 어울릴까? 지역경찰 업무를 지속적으로 할 수도 있고, 형사나 강력계 쪽을 고려할 수도 있다. 만약 나처럼 혼자 일하는 것을 즐긴다면 경제범죄수사팀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수사부서에는 형사, 강력만 잇는 것이 아니다. 경제팀처럼 본인에게 주어진 사건을 본인의 힘으로 해결하면 어느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부서도 존재한다. (-228-)
과거에 비해 경찰에 술먹고 전화하고, 파출서를 제집 지나들듯 하는 주취자들은 줄었다. 각 지역마다 지구대가 있고, 파출소가 있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구대 혹은 파출소의 숫자도 통합되거나 줄어들게 된다. 근무 인원 감축이 일어나게 되고, 민원의 숫자도 줄어든다.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경찰에 준하는 체력 점수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찰이 되기 위한 기본 지식도 갖추고 있어야 하며, 저자처럼 이제 갓 신임순경이 된 경우는 파출소나 지구대 민원을 처리흔 것조차 버거울 때도 있다. 다만 과거처럼, 경찰서 입구에서, 누군가 24시간 서 있는 경우는 이제 사라졌고, 영화 투캅스의 재미있는 한 장면도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이 책을 읽는다면, 경찰에 합격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을 이해할 수 있고, 수험생으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역량도 이해하게 된다. 특히 경찰의 가장 나쁜 점은 퇴직할 때까지 나쁜 소리, 나쁜 일들을 주로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다.누군가의 억울한 사연들을 듣는 것은 기본이며, 주취자들이 방문하여, 욕을 섞는 경우도 있다. 대체적으로 시골이나 우범지대에 많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추석이나 설 명절이 없다는 것도 경찰의 희노애락 중 하나였다. 단점이 있다면 장점도 있다. 다른 이들처럼 출퇴근 러시아워에서 자유롭다. 안정적인 직장, 그리고 본캐와 부캐가 있으며, 경찰로서의 본업 뿐 아니라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즉 저자처럼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이들은 자기계발에 있어서 최적화된 직장이며, 내가 원하는 근무 부서로 상황에 따라서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서울이나 대도시에 있는 이들이 승진 점수가 낮으면, 시골로 차출될 수 있다. 즉 신임경찰이 되는 그 순간부터 자취를 하거나, 매일 출퇴근 비용을 써야 하는 문제들도 발생한다. 한편 경찰이라는 직업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음 앞에 마주해야 하고, 예기치 않은 어떤 사건을 보게 된다. 그리고 어떤 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 대처나 대응에 문제가 발생할 때 생기는 여러가지 상황도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기술과 과학 발다로 인해 범죄는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하지만 저자처럼 자신의 일에 묵묵히 일한다면, 경찰이 가지고 있는 매력도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