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 교사입니다
김보영.박수정 지음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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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사범대학 진학은 당연한 일이었다. 열 네살부터 줄곧 나의 꿈은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꿈이라기보다 '장래희망'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어서도 나는 내가 어떤 선생님이 되길 바라는지, 어떤 선생님이어야 하는지, 그 모습을 그려본 적은 없었다. 단순히 미래의 직업을 '선생님'으로 정했을 뿐이었다. (-12-)


사범대학의 정식 커리큘럼을 차례로 밟아 졸업하게 되면 졸업과 동시에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얻는다. 2급 자격증이 있으면 국공립 및 사립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할 수 있다. 그리고 2급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중등학교교사 임용후보자 선정경쟁시험, 즉 임용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 그 시험에서 합격하게 되면 1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그리고 1급 정교사 자격증이 있으면 국공립학교 및 사립학교의 정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된다. (-48-)


중등 임용고시에 중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과학 이론과 문제들로 평가하고 합격한 후에 다시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따로 공부하여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의 노고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실생활에서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은 자투리 지식들을 고작 평가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들여 암기해야 하는 아이들의 노력을 생각하면 너무 비효율적인 교육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95-)


경력 하나 없었을 때는 더 긴장감에 짓눌린 채 응시원서를 제출하러 갔었다. 그 길에 보았던 교사 2명의 얼굴, 난 그 둘의 걱정 없는 환하게 웃는 표정만 보고도 올해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처음으로 이 학교에 발령이 난 신규교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그들도 나의 표정만 보고 내가 이 학교 기간제 교사 채용에 지원한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채지 않았을까? 
결국 경력이 하나도 없었을 때는 서류를 넣는 곳마다 떨어졌다. (-173-)


기간제 교사를 시작하면서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우려는 기간제에 익숙해져서 정교사를 포기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잠시 몇 년간은 괜찮은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먼 미래를 보았을 때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정교사의 꿈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물론 나도 같은 걱정을 하고 있었다. (-233-)


매일 쳇바퀴를 돌 듯이 연습을 하다, 드디어 2차 시험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생물 교과는 정보, 지구과학 교과와 함께 오산시에 있는 학교로 배정이 되었다. 집에서 차로 40분이나 걸리기 때문에 학교 근철의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 수많은 걱정거리 중에 차가 밀려 입실시간을 못 맞출 걱정 하나는 줄이는 게 낫기 때문이다. (-271-)


사범대학교를 나오면, 2급 정교사를 얻게 된다. 2급 정교사가 되면, 임용고시를 치고, 1급 정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고, 학교에서 고정된 정교사로 활동할 수 있다. 정교사와 기간제, 그리고 시간강사가 한 학교에 머무르게 되고, 학생들은 선생님들이 기간제인지, 정교사인지 대체적으로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그건 선생님에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국대학교 과학교육과를 나온 임용고시 장수생이었고, 이 책을 쓴 현 시점에는 임용고시에 합격한 정교사 신분이다. 


 선생님이 되는 길은 너무 어렵다. 똑똑하다고 선생님이 되는 건 아닌다. 실제 나 자신과 자주 만나는 선생님은 시간강사인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시간강사와 기간제 교사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중등학교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얻게 될 때, 기간제 교사가 될 수 있고, 경험을 쌓아야 학교에서 임용이 된다. 시간강사와 기간제 교사의 차이는 학교 교무실에 정해진 자신의 자리가 있으면, 기간제 교사이며, 시간강사는 자신의 자리가 없는 임시직이다. 학교 안에서 육아휴직이나 여러가지 이유로 빈자리가 생길 때,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선생님이 시간강사 신분이다. 학교 내에서의 사무 일은 안하고, 칼퇴근하지만, 학생들과 정을 떼는 것이 쉽지 않다. 기간제 교사, 시간강사의 희노애락을 명확하게 알 수 있고, 정교사가 되기 위해서 지출해야 하는 교육 비용 만만치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가 임용고시 장수생이 도리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여기서 세월호 참사 때, 아이를 구하다 세상을 떠난 기간제 교사가 생각났다.그 당시 기간제 교사의 처우 문제가 언론에 부각되었고, 정교사에 준하는 배려를 사회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는다면, 그런 경우에 대해서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는 경우이며,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볼 때, 같은 선생님이라도 그에 따른 처우가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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