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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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식물은 결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햇빛을 따라 몸을 움직이고 덩굴을 감을 기둥을 찾아내며 이렇게 빨판을 닫기도 하는 것이죠. 필사적으로 말입니다. 가지를 쳐내면 다른 가지를 내밀고, 줄기째 잘라도 다시 뿌리를 내리기도 하죠. 씨앗에 솜털을 달아 멀리 날려 보내고 , 산길을 누빈 강아지의 다리에 풀씨를 묻혀 보내기도 합니다. 해가 지면 잎을 접어 다음 날을 날을 위해 쉬고요. (-20-)


새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고 있으면 '새는 위대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어떻게 날아서 이동할 생각을 해냈을까요? 세상을 날아다니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새는 이미 위대한 존재였을 것이 분명합니다. 날기로 결심하고 맨 처음 하늘을 날아올랐을 새의 순간을 상상하고 있자면 전율이 들 정도입니다. (-54-)


달이 유난히 크고 환하게 뜨는 날이 있습니가. 저는 평소엔 제가 사는 곳이 지구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지만 , 그런 날 달을 보면 그제야 이곳이 지구이며 , 지구가 우주 한가운데 떠 있는 행성이란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아득한 우주 한쪽, 이곳에서 우리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124-)


산책길에 깨진 유리조각을 보면 줍는 편입니다. 혼자 산책을 다닐 땐 그냥 지나치던 사람이었지만, 개와 함께 다니고부터는 유리조각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뺀 다른 모든 동물이 신발을 신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곤 합니다. 그러나 산에 들에 버린 유리병은 아무리 얌전히 내려놓아도 반드시 깨지고 , 날카로운 흉기가 되어 동물들을 위협하죠. (-181-)


사람들은 도시에 머물러 살아가고 있으면서, 종종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망각할 때가 있다. 바쁘게 살아가고, 분주하게 살아가면서, 주변을 되돌아 보지 않는다. 여유가 사라지고 타인을 배려하는 시선들이 멈추면서, 나는 서서히 이유없이 이기적으로 바뀔 때가 있다. 도시의 각박한 삶은 그렇게 서서히 나의 무의식적인 습관에 의해 나타나며,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변화의 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의 삶을 느끼고 싶다면, 산책을 떠나보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마다 강과 산에서 얻는 힐링은 가벼이 볼 수 없으며, 내 삶을 산책을 통해 바꿔 놓을 수 있다.


산책은 핑계꺼리가 필요하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떠나는 경우도 있고, 다이어트르 위해 운동을 핑계삼아 산책을 떠난다. 마음이 복잡할 때, 산책은 힐링의 걸음이다. 스스로 바람을 쒸어서 가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며, 습관을 통해 가까운 자연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산책을 통해 자연과 벗하고, 자연을 느끼게 되면, 도시에서 보지 못했던 생명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즉 산책은 나와 타인간의 보이지 않는 폭력에 대해 자각과 인식의 순간이다. 즉 나 스스로 누군가 의도적으로 폭력을 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폭력의 순간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 도시의 아파트촌이 새들과 충돌할 수 있고, 도시의 방치된 유리병들이 동물들에게 해가 된다. 아파트촌이라 부르지만, 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을 왜곡한다.로드킬을 당한 강아지와 고양일르 보면, 우리의 폭력이 어디서 시작되는 것인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즉 느껴야 나 스스로 바뀌게 되고, 느낀다면, 새로운 변화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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