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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유령 박물관 ㅣ 책 읽는 샤미
박현숙 지음, 추현수 그림 / 이지북 / 202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보람이는 서찬이처럼 나를 대놓고 괴롭히지거나 무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보람이의 말과 행동을 보면 알 수 있다. 보람이는 서찬이 편이다.
"보람이 너는 다 좋은데 오금동을 너무 무시하는 게 탈이야. 오금동은 들어갈 수 있어, 그치?" (-15-)
일단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백 번째가 맞긴 한데 받은게 없다고 하면 믿어줄 보람이가 아니다. 서찬이도 절대 믿어주지 않을 거고 뭐라도 내놓을 때까지 달달 볶일 거다. (-36-)
"세상은 한없이 넓은 것 같기도 한없이 좁기도 하거든. 오죽하면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는 속담이 다 있겠니. 언젠가 관람객 중에 한 명이 말했던 속담인데 듣는 순간 감탄했단다."
나는 호방 젠틀맨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들어갔다.
"오돌뼈가 말이다. 오돌뼈가 너 맞지? "
백설공주 할머니가 댓글을 보며 물었다.
"예 맞아요.아니요. 제가 아니에요. 서찬이죠." (-103-)
"아,이러고 있으면 안 되지. 시간 안에 두더지를 유령 박물관으로 보내야 해. 서찬이 아이디를 알려 다오. 지금 빨리 유령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 그걸 보내면 그 다음은 유령 박물관에서 알아서 하지.다만! 또 한 번의 실수를 하면 끝이다. 서찬이가 두더지인 건 확실하지?" (_179-)
동화쓰기를 즐겨하는 동화작가 박현숙님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소통하기를 좋아하는 작가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아이들의 고민들을 꺼내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었다. 동화 <신비한 유령 박물관>도 마찬가지였다.동화는 어릴 적 서양 동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하였다.
동화 <신비한 유령 박물관>에는 초등학교 6학년 오금동이 등장하고 있으며, 엄마와 함께 둘이서 살아가고 있었다. 반면 오금동과 같은 학교를 다니는 서찬이와 보람이는 그렇지 않았다. 편모 가정 오금동이 약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한편 오금동은 한가지 고민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고민의 원인제공은 서찬이 때문이었다. 서찬이는 오금동과 어릴 적부터 함께 했던 소꼽친구였으며, 악동 기질이 다분하게 섞여 있다.
약았고, 악독하다는 걸 이런 경우에 쓰는 것 같다. 악동 기질 다분한 서찬이와 가까이에서 방관자였던 보람이, 그래서 오금동은 마음이 아프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 즉 진퇴양난에 몰려 있는 상황이 일어나게 된다. 자신이 안했지만, 자신이 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으며,멘토 없이 스스로 고민을 안고 끙끙거리게 되었으며, 그것은 유투브에서 일어나게 된다.
사람들의 인간성과 본성이 잘 드러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하였던가, 오금동의 어릴 적 아픈기억은 어른이 되어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그건 서찬이도 마찬가지다. 나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이가 있다면, 그로 인해 누군가는 심히 마음이 쓰일 때가 있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어떤 작은 불씨가 큰 불씨가 될 때까지 ,미온적인 경우가 많았다. 바로 오금동이 그런 케이스였으며,그런 오금동의 기질이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서찬이는 오금도의 약점을 지속적으로 깊게 파고 들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서찬이가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어떤 사람에게 sos를 쳐야 할지 모르고, 자신의 문제와 고통을 누군가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유약하고, 나약하면서,우유부단한 오금동의 답담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