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전쟁 - 용, 사무라이를 꺾다 1928~1945
권성욱 지음 / 미지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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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혼란은 제국주의의 일본에게는 침략의 기회였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은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에서 승리하여 열강의 반열에 올랐고 대륙 침략을 호시탐탐 모색하고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중국에 대한 열강들의 관심이 줄어들자 일본은 위안스카이를 압박하여 21개조 요구의 밀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륙침략을 시작하였다. (-22-)


중국에서 시안 사건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많은 서적들이 "장쉐량의 호소와 국내의 항일 여론에 못 이긴 장제스가 비로소 항일을 결심하게 되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전후 관계는 쏙 빼놓은 채 시안 사건 하나만으로 장쉐량을 '우국지사'로 둔갑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시안 사건은 분명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과연 역사의 향방을 바꿀 만큼 의미가 있었던가> 장제스는 시안 사건 이전부터 일본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전제아래 일본에 대해 점차 강경한 입장으로 바꾸고 있었다. (-183-)


식량과 탄약 부족에 허덕이는 병사들은 지나가는 곳마다 온갖 약탈과 만행을 저질렀다. 남자들은 총검으로 학살하고 부녀자들을 능욕했다. 11월 19일 쑤저우를 점령한 일본군은 그곳에서 짐승이나 다를 바 없는 만행을 저질렀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군에게 학살되거나 그들을 피해 도망갔다. 35만 명의 인구는 며칠 만에 수백만으로 줄어들어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렸던 도시는 무수한 시체로 뒤덮인 폐허가 되었다. (-273-)


루거우차오 사건으로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왕징웨이는 겉으로는 장제스의 항전 방침에 찬성했지만 여전히 외교적인 교섭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버리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항일 열기가 한창인 분위기에서 섣불리 공개적으로 타협을 입에 담았다가는 국민의 공적이 될 판이었다. 그러나 뒤로는 "어차피 싸워본들 이길 수 없다"는 식의 주장을 계속했다. (-372-)


그러나 11월 18일 소련은 "불가침 조약의 체결을 위해서는 일본이 러일 전쟁에서 강탈한 남부 사할린과 쿠릴 열도를 반환해야만 가능하다" 라고 답변하였다. 물론 일본이 받아들일 리 없으므로 사실상 거부한 센이었다. 독일 역시 소련에게 4국동맹 체결하여 네 나라가 세계를 4등분하자고 제안했지만, 스탈린은 "핀란드에서 족일군의 철수와 불가리아에 대한 소련의 영향권 인정" 과 같은 독일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걸었다. (-435-)


1937년 12월 난징 전투에서 일본의 폭격으로 미 해군의 포함 파나이 호가 격침되어 다수의 사상자가 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국은 외교적 항의를 했을 뿐 그 이상 문제를 확대하지 않았다.만약 일본이 본격적으로 태평양을 침략했다면 오랜 기간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에 묶여 있던 미 해군의 능력으로는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541-)


"대단한 한 해였어. 금년은 정말 위대한 해야!" 처칠은 1943년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였다. 연합군은 승리를 점차 굳혀나간 반면 추축군은 도처에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1943년 1월 31일 스탈린 그라드에서 포위되어 아사직전이었던 약 9만 1천여 명의 추축군이 소련군에 투항하였다. 그러나 더 큰 파국은 북아프키라와 지중해에서 일어났다. (-625-)


그러나 미국의 대중 정책은 여전히 애매했고 이중적이었다. 1945년 2월 4일부터 11일까지 우크라이나 흑해 연안의 도시 얄타에서 열린 얄타회담에서 루스벨트와 처칠,스탈린은 패전국들에 대한 처리 문제와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의 개최, 패전국 식민지의 독립 문제를 논의하였다. 또한 소련의 대일 참전에 대한 비밀의정서를 체결하였다. 여기서 루스벨트와 처칠은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채 스탈린에게 재정 러시아가 만주에서 누렸던 모든 권익을 참전 대가로 제공하기로 비밀리에 약속하였다. (-730-)


무엇보다 만주는 전략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곳이었다.만주에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 일본이 그동안 건설한 대규모 산업 시설이 있었다. 만주는 중국 전체로 볼 때 면적은 11.5퍼센트 ,인구는 8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콩 생산량은 전국의 70퍼센트, 산림 면적은 37퍼센트, 중공업의 90퍼센트를 차지했고, 석탄 생산량은 36퍼센트, 석유 생산량은 93퍼센트, 철도망은 41퍼센트, 금광은 50퍼센트에 달했다.해외 수출에서도 37퍼센트를 차지했고 선철생산은 본토의 8.5배, 전력 생산은 2.5배에 달하는 등 만주의 근대 공업은 본토를 훨씬 능가하였다.오랜 전쟁과 극심한 인플레이션,원료 부족으로 완전히 방가진 본토를 복구하기 위해서라도 만주는 반드시 필요하였다. 따라서 국공 모두 만주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였다. (-804-)


전쟁은 내가 갑자기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시를 뚝딱 건설하고 싶으면,치밀한 계획아래, 절차와 원칙에 따른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면 된다. 전쟁은 그렇지 않다.전략과 계획이 필요하고, 사람이 투입되고, 군수물자가 필요하고, 인력이 필요하다. 전쟁에 대한 수행능력 뿐 아니라 승리를 얻기 위한 조건과 운,기회, 여기에 전쟁으로 인해 패배가 될 시 감당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소요되고, 사람이 필요하며, 막대한 돈을 써야 한다. 일본이 감히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칠 수 있었던 건 그 시대에 중국내부의 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아편전쟁(1856~1860),청일전쟁(1894.6~1895.4), 그리고 러일전쟁(1904~1905년)으로 인해 중국의 입지는 동아시아에서 좁아들었고, 일본은 열강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중국 전통사회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되었으며, 중화사상의 치욕을 맞보게 되었다. 하지만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은 거침이 없었다. 유럽사회가 독일의 나치를 방어하기 위해서 애를 쓰던 시기에 일존은 나름대로 셈법이 있었으며, 러시아가 일본에 리스크가 되지 않을거라는 계산하에 중국 본토를 서서히 잠식하게 되었다.처음 1만 5000여명의 관동군은 자신들보다 10배 이상인 중국 군인을 무찔렀고,그 과정에서 서서히 자신의 야욕을 중국 땅에 표출시키게 되었다. 만주를 거점으로 하여, 중국 화북지역을 점령하였으며, 난징대학살 뿐 아니라 살육과 강간, 부녀자 능욕, 약탈을 일삼았다.그들은 전쟁 앞에서 짐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메이지유신으로 서구의 과학기술과 군사력을 습득한 일본은 중국을 삼킬 수 있는 육해공군 전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하지만 전쟁은 서서히 일본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된다. 즉 일본의 승리에 대한 공식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유럽의 정세가 독일에게 불리하게 흐르고 있었으며, 연합국에 맞섰던 추축국(樞軸國, Axis-Powers/Achsenmächte/Potenze dell'Asse)이 소련에 투항하면서, 그들의 영향력은 약화되었다.그 과정에서 러시아는 눈을 돌려서 일본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에서 서서히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일본은 중국 본토 점령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대한 입지강화, 미국의 진주만 공습까지 시작하면서, 일본 스스로 동아시아 각국의 전면전 이후, 우럽의 여러 나라와 미국과의 전면전은 불가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를 바라보았던 서구 열광의 셈법이 스스로 애매한 노선을 취하였고, 어부지리로 일본은 시간을 벌게 된다. 전쟁에서 이기고 있었던 일본의 본토의 경제는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만주라는 중요한 위치가 일본에게 독이 되었고, 중일전쟁의 양상은 연합국의 승리로 이어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중국은 매우 복잡한 양상이 벌어졌으며, 국민당의 장제스와 공산당의 마오쩌둥의 전면전, 국공내전이 중국본토에서 일어났다. 중국인이 존경하였던 왕징웨이의 배신과 패배주의 노선을 걸으면서, 중국에서 장제스는 자신의 영향력은 소멸되었으며, 본토가 아닌 중국의 섬 타이완 섬에서 새로운 정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우리 세대가 전쟁을 겪어 보지 못한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살육과 피살,약탈을 일삼고 여성을 강간하면서, 수시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 인육을 먹었던 그들의 전혹한 모습들, 그것이 전쟁의 민낯이었고, 지옥 그 자체였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였고, 중국과 일본 양쪽 모두 큰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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