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서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도서실 안내
아오야 마미 지음, 천감재 옮김 / 모모 / 2021년 4월
평점 :




싫다기보다는 뭐가 재미있는지 잘 모르겠다. 허구의 세계에 사는 허구의 인물이 겪는 이야기를읽고 있노라면 머리 한구석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만다. '내일 시간표는 뭐였지?'나 '숙제는 없었던가' 나 '좀 있으면 게임이벤트 시간이네' 같은 생각들. (-32-)
"후지오, 유감스럽지만 야에가시가 쓴 건 독서 감상문이 아닌 것 같아."
"감상문이 아니면.... 뭔데?"
"러브레터. 알리시아를 극찬하는 문장으로 시작해."
야에가시가 쓴 감상문은 뭘 읽었는지 언급도 없이 다짜고짜 이렇게 시작되었다. (-105-)
역시 책에 얽힌 이야기라면 후지오는 막힘이 없다.나는 고로케빵를 먹으면서 후지오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헤세의 성장 과정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작품에 미친 영향 등, 후지오의 이야기는 한참 동안 이어졌다. (-146-)
"아라사카의 그림은 좌우지간 배색이 복잡해. 난 매번 쟤 그림을 흉내 내보려 했지만 한 번 도 제대로 한 적이 없어. 미술전에서 입선한 그림도 아라사키를 모방한 거야. 발끝에도 못 미쳤지만, 미술전을 앞두고 거의 매일 아라사키의 그림을 쳐다봤어." (-192-)
"모리 오가이의 '무희' 말인데, 연애소설이나 사소설, 역사소설 중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 (-249-)
"6교시 후였을까. 생물실 아래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걸 보고 놀랐단다. 너무나 낯익은 광경이어서."
선생님이 눈을 가늘게 떴다. 어느 때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그 얼굴에 웃음 대신 표백된 것 같은 표정이 떠올랐다. (-300-)
작가 아오야 마미의 청춘 비블리오 미스터리물 <독서를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도서실 안내>에서는 주인공 가와이 선생님과 시라키다이 고등학교 2학년 아라사키 고지와 후지오 호타루가 등장하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할 이유를 못 찾고 있는 아라사키 고지와 자칭 책벌레이며, 책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반짝 반짝 거리는 후지오 호타루였다. 사서 선생님은 바로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 아라사키 고지에게 도서신문 편집장을 맡기게 되고, 아라사키 고지 곁에 책벌레 후지오를 배치시키게 된다.
사서 선생님 가와이 선생님은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학급 신문을 통해 아라사키 고지의 생각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기 위함이다.교내 학급신문 편집장을 맡게 되면, 스스로 책을 읽어야 하고, 학급문집에 올리기 위한 자료를 모으고, 또래 친구들에게 독후감을 쓰게 하려면, 책에 대한 어느정도 이해가 필요하였다. 책을 읽지 않은 이들이 주변에 있다면, 어떤 역할을 맡기고,책임과 의무를 부여한다면, 책 읽는 습관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걸 소설 속에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으며, 한 권의 책을 가지고 다양하게 생각과 관점을 논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아라사키 고지가 독서를 안하는 이유가 충분히 납득이 갔으며, 후지오 호타루처럼 책벌레였기 때문에, 두 사람의 모습을 나의 모습에 일치시키면서 읽어 갔다.
가와이 선생님은 다른 의도도 가지고 있었다. 운명과 인연,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이를 발견한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비밀을 두 사람읉 통해서 풀고 싶었던 사서 선생님, 누군가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 무언가 맡기게 되고, 애착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독서 토론을 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의 경험을 독서경험 속에 녹여내며, 그 경험속에서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일 수 있다. 즉 평소에는 말할 수 없었던 것을 독서라느 매개체르 토애 말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아라사카 고지는 자신의 생각을 넓혀 나가게 되며, 스스로 독서의 목적을 스스로 찾아 나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