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삶은 처음이라
김영임 지음 / 리더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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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이혼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에게 희대의 악녀 후폭풍에 마주서게 될 줄 알았더라면 첫 번째 남편과 이혼하지 말 것을. 두 번째 남편이며 시누이들의 시집살이를 여자의 인생이거니 여기며 기어서라도 견뎌낼 것을 그랬나. 여성으로서 두 번 이혼은 정녕 잘못된 선택이었나.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해묵은 여자의 인생을 들먹거리며 두 번의 이혼 이력 앞에서 매일매일 작아져 갔고, 내 의식의 영혼은 춥고 배고파 헐떡거렸어. (-32-)


"엄마 , 내가 그랬지. 엄마는 상상력이 문제라고, 그때도 그래서 난리가 났었잖아. 엄마의 괴상한 상상력 때문에 귀중한 공권력이 쓸데없이 낭비됐었잖아!"
세상에나, 내 딸이 효녀에다 애국자였네. 자식 걱정하노라고 한밤을 꼬박 지새운 어미 마음은 손톱만큼도 몰라주면서 효녀에다 애국자 타령을 하는 딸이라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다 못해 코끼리가 하품할 일이었어. (-94-)


"낫은 마루에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창고나 밖에 있어야 하는 도구라고요. 도구다 마루에 있을 때는 흉깁니다. 평소에 흉기를 집 안에 두었다는 건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144-)


엄마, 딸을 결혼시키려고 마음먹었으니 딸의 남자친구에게 예비장모로서 멋지게, 근사한 장모로 보이고 싶었어. 그런데 번듯한 직장도 없고, 아르바이트로 근근이 살아가는 도둑놈이라는 실체를 알고 나니 근사하게 보익도 싶은 마음이 손톱만큼도 들지 않았어. 도둑놈아! 감히 어디라고 내 딸을 넘봐! 언감생심,내 딸과의 결혼은 꿈도 꾸지 마라! 청년에게 내 딸과의 사랑이 금지된 사랑이라는 걸 인지하도록 할테면 강력한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딸은 여행 경비도 쓸 만큼 도둑놈에게 푹 빠져 있으니 딸이 먼저 남자친구의 손을 놓지 못할 게 불 보듯 뻔하다. (-199-)


"북어란 여자는 사흘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옛날 말이 삼일한이라고 하는데, 조선시대도 아니고 지금 세상에도 남편한테 맞고 사는 여자가 있느냐고 하겠지만 옛날 일이 아니야." (-241-)


소설가 <여자의 삶은 처음이라>는 독자의 경험과 삶, 인생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평탄한 삶을 살아온 이들이라면, 느끼지 못할 최악의 여성의 삶을 기록해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뉴스에 나올 법한 그런 일들이 묻혀지는 과거의 우리의 모습들이 소설 속에 투영되었고, 주인공 57살 윤희숙과 윤희숙의 딸 29살 김주현의 삶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었다.


광복이후, 여성의 삶과 처우는 열악했다. 여성인권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순결과 순종을 강요하였던 그 시기였으며, 여성에게 배움이란 사치였고, 집안일을 하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 과정에서 여성은 남자들의 폭력에 시달리게 되었고, 화냥년, 갈보, 걸레라고 불러도 어느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없었다. 즉 이 소설에서 이혼 두번을 한 주인공은 자신의 삶이 최악으로 바뀌는 전환점,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지는 전체적인 모습을 고찰해 나갈 수 있었다. 주인공 윤희숙이 자신의 엄마의 삶을 바라보는 심정과, 시집갈 나이가 찼지만 희숙 곁에서 따박따박 대꾸하는 딸의 미래의 모습을 본다면, 여성의 가난한 삶이 대를 이어서, 또다시 대를 이을 수 있다는 슬픈 자화상을 상상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눈여겨 보았던 것,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하나의 장면이었다. 즉 시골 농촌에 흔히디 흔한 낫이라는 도구가 부정적으로 쓰여질 때 발생하는 현상들을 본다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폭력은 어디에 하소연하고,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뜨거운 감자 그 자체였다. 시대가 달라졌고, 최첨단 기술이 있는 현대에도 여전히 여성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우리 사회의 불행이 되물림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여성에게 기본으로 가져야 하는 배움과 긍정적인 언어 사용, 그리고 우리 세상의 여성을 바라보는 편견과 공정함, 불평등 해소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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