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로 일의 이치를 풀다
이한우 지음 / 해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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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는 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신하를 둘 수 없었다. 그런데 자로가 하늘을 속이고서 스승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공자에게 가신을 둔 것에 대한 공자의 탄식이다. 세상의 이치, 즉 예를 몰랐던 자로나 주박은 공자의 말대로 제 수명을 얻지 못했다. (-46-)


임금을 섬김에 간언하는 말이 행해지지 않으면 마땅히 그 곁을 떠나야 하고, 벗을 인도하기에 좋은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마땅히 중지해야 하니, 번거로운 지경에 이르면 말하는 자는 가벼워지고 듣는 자는 싫어한다. 이 때문에 영화를 구하다가 도리어 욕을 당하고 친하기를 구하다가 도리어 소원해지는 것이다. (-189-)


"내가 죽지 않았던 까닭은 장왕께서 모반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일 뿐이었소. 이제 왕께서 이미 물려나셨으니 나의 책임은 다했소. 그리고 남의 신하 된 자로서 찬탈하고 시해하려 했다는 이름을 가지고 어찌 얼굴을 들고서 다시 상을 섬길 수 있겠소이까!"
그러고는 고개를 들고 목을 끊어 죽었다. (-277-)


동양사상에서 두개의 큰 줄기를 꼽는다면, 공자의 논어와 주희의 주자학이다. 두 개의 갈림길을 살펴보자면 제왕학의 근본, 세상의 이치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두 줄기의 사상은 조선 시대의 이념이었고, 정치였다. 2000년전 공자가 살았던 그 시기에  세상의 이치를 모르면, 내 목숨을 내놓아야 할 정도로 혼란스러웠고, 권력이 계속 바뀌게 된다. 유동적인 폭력 사회, 국가가 형성되는 시점에서, 권력의 실제가 두려움으로 전환되었다. 그 과정에서 공자의 사상과 고자를 추종하는 제자들의 대화는 지금까지 인간 사회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규칙적인 현대 사회에도 유효한 이유는 여전히 인간의 본성은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즉 공자의 사상은 세상의 이치를 두루 살핀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죽음이 있고, 삶에서 그 죽음에 서서히 다다르게 된다. 세상의 이치를 모르면 단명하게 되고, 권력에 의해 살해되었다. 역사속에 중국의 동탁의 죽음, 연산군의 권력에 의한 죽음은 이치를 거스름으로서 귀결된 역사였다.



이 책은 공자 사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우리는 안전하고, 평온해졌다. 규칙적이면서, 윗 사람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소위 권력의 서슬은 있지만 ,제한적이며, 어느정도 포용성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DNA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죽음에 갇혀 있었고, 허용되지 않는 것을 할 때,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과학과 기술은 진부적이지만, 인간의 삶이 점점 더 보수적으로 바뀌는 것만 보더라도, 공자의 논어의 구절 구절은 지금 현시대에 귀감이 되고 있었다. 특히 불편한 사람과 가까이 지낼 때 견디면서 살아가는 법, 직언을 할 때, 자신을 보호하는 법은 여전히 지금 우리 사회에 유효한 가치들이다. 즉 공자의 사상이 여전히 우리에게 먹혀들고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동안 읽었던 공자의 논어 책은 10권 가까이 읽었다. 고전 강습도 하였고, 그 안에서 논어의 이치를 갈구하였다. 즉 나아가야 할 때와 멈추어애 날 때를 스스로 정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화를 끌어들이지 않고, 복을 불러들이게 된다. 어떤 일이 내 안에 찾아온다면, 그것의 원인은 외부적인 문제이지만, 본질적으로 나 자신의 문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전제로 공자의 사상은 확장되며, 가로축과 세로축으로 펼쳐 나갈 수 있게 된다. 즉 이 책에서 우리는 설익은 어떤 행위가 자신에게 큰 화로 변질 될 수 있음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타인을 결코 바꿀 수 없다는 지엄한 논리가 공자 사상에 등장하고 있다.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이 교차되고, 그 안에서 살아갈 궁리를 찾아가는 것, 상황과 조건, 사람과의 관계를 해치지 않는 것이, 공자 사상의 본질이며, 나와 너의 삶의 이로움을 도모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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