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활 건강
김복희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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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반쯤 감고, 아마도 가수면 상태에서 축축한 머리카락을 말릴 때, 입술을 비집고 무언가 들어왔다. 한입 크기로 조미김에 싼 밥이나 국에 만 밥 한 숟가락이다. 아침을 먹이지 않으면 내가 등굣길에 툭 쓰러지고 말거라고, 그는 그런 노파심에 시달리는 것 같았다. (-30-)


KF94 마스크를 쓴 미래에서,
시간을 넘나들며 지난 나들을 들춰 본다

이것은 자주 솔직하고 자주 절망하지만,
끝내 씩씩하게 걸어가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105-)


어느 순간부터 나는 방을 방치하기 시작했다. 곰팡이가 피면 피게 두었다. 전선들이 꼬이면 꼬이게 두었다. 책상에 우유가 담긴 컵이 며칠씩 놓여 있어도 치우지 않았디. 방이 소화할 수 없는 많은 양의 집을 집어삼키고, 빛과 풍경을 거부하며 호홉을 멈추어도 그대로 두었다. 방은 더 이상 나를 보좌하지 않았으며, 내가 업신여기는 만큼 나를 업신여겼다. 나의 처지를 최대한 실체화시키면서 ,오지도 않은 미래를 자로막으면서. (-126-)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바로 산책 준비를 한다. 오디와 동네 산책을 신나게 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좋아하는 동네 카페에 들러서 텀블러에 커피를 포장해 온다. 주로 진한 두유라떼나 , 아메리카노,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산책을 다녀와서 오디 발을 닦인 후, 샤워를 한다. (-153-)


사람과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마음에 자주 사로잡힌다. 도망치고 싶고 피하고 싶다. 자신을 고립시키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돼. 벽에 부딪히는 날에는 감옥에 갇히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벽을 뛰어넘지 않고 부수지 않고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벽에 갇혀서 사는 모습, 공원 벤치에 앉아서 비둘기를 볼 때마다 내가 일부러 날지 않는 새 같다고 느꼈다.날개를 바닥에 질질 끌면서 날지 않고 뒤뚱거리는 새,부리를 축 늘어뜨리고 눈은 말똥말똥하게 떠서는 주변을 둘러보며, 끔뻑끔뻑, 뒤뚱뒤뚱, 흙먼지가 잔뜩 묻은 날개라니,그것은 쓰레기에 가까웠다. (-187-)


건강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운동을 하게 된다. 운동을 통애 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내 삶의 균형과 조화로움을 완성하게 된다. 내 삶 속에서 건강한 삶와 건강한 정신의 조건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내 삶을 나 스스로 바꾸고 싶어졌다. 이러한 건강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과 가치들,이런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면서,귀에 딱지가 않았고,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인해,우리 삶의 경제적 위기,사회적 위기, 문화적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 어느때보다 정돈된 삶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으며, 나의 생활의 가치에 주안점을 두게 되었다.


이 책은 열명의 여성 시인들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었다. 나의 삶과 시인들의 삶,나의 생활과 시인의 생활을 동일시하게 된다.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 하나 하나 알게 되면서, 나의 삶에 대한 고유의 가치를 인지하고 있다. 소위 나의 생활 건강은 나의 정서적인 건강과 물질적인 건강의 조화에 있었다.내 몸을 건강에 최적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내 주변을 건강한 삶,건강한 생활에 맞춰 나가야 나의 생활은 건강한 상태로 바뀔 수 있다.


우리는, 나를 아끼지만, 내 주변을 아끼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내 주변에 쓰레기를 방치하면서, 내 몸은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마음, 욕심과 욕망이 우리의 마음 속에 감춰져 있었다. 이 책은 내 삶의 건강이 선행되어야 내가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즉 내 주변을 정리하고, 쓰레기들을 털어내는 것, 단순한 삶, 심플한 삶이 나의 정서적인 안정과 이어질 수 있고, 곰팡이가 덕지덕지한 정신적인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내 삶에 행복과 희망을 갈망하게 되며,나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조건들을,하나하나 완성시킬 수 있다.내 삶에서 덜어내야 할 것과 채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며, 마스크가 없는 일상에서, 맑은 하늘과 건강한 생활이 나의 건강과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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