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읽는 도덕경
최진석 지음 / 시공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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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계급이 과거의 피지배 계급처럼 쪼그라들고 피지배 계급이 지배 계급행세를 할 만큼 세력이 커졌습니다. 그럼 당시 사람들은 그 시대를 혼란스럽다고 여겼을까요? 아마 혼란을 혼란이라고 인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20-)


그러다가 당나라 초기에 와서 남화경(南華經)이라 불리며 비로서 경의 반열에 들지요. 경의 반열에 들었다는 것은 그 시대를 지배하는 중심 이데올로기가 되었다는 거예요. (-31-)


현대에는 공자보다는 노자가 더 잘 맞아요. 공자를 가지고 현대를 살아가기에는 공자의 사상이 너무 낡았죠. 공자로 현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근대로 현대를 살아간다는 것과 같은 말이거든요. (-80-)


'손님'은 무위의 개념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도 이 세계에 손님으로 와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주의 깊게 세계를 살피고 항상 대립면을 의식하는 손님의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거예요. 노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손님의 태도를 취해야 진짜 큰 이득을 얻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데 무위이고 곡즉전(曲則全)의 태도에요.흔히들 노자 철학을 이득이나 성취를 부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이것도 잘못된 거에요.손님의 태도를 가지자고 한 것도 다 그렇게 해야 더 큰 이득이 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102-)


덕을 갖춘 사람들은 과거의 행적을 따지면서 지금의 논점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행적으로 남을 평가하는 사람은 스스로 과거에 가둔 사람입니다. 그런 이들은 현재나 미래를 살지 못하고 과거를 삽니다. (-157-)


하늘에 부합하는 일이 곧 자연의 이치이다.
자연의 이치대로 하면 오래갈 수 있으며, 죽을 때까지 위태롭지 않다. (-225-)


이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견강한 것을 부린다.
행태가 없는 것은 틈이 없는 것으로도 들어간다.
나는 이런 이치로 무위가 얼마나 유익한지를 안다.
불언으로 하는 가르침이 얼마나 효과가 있고, 무위가 얼마나 유익한지, 세상에 아는 이가 거의 없구나. (-293-)


공자의 논어가 있고,노자의 도덕경이 있다. 두 동양사상의 공통점은 이치를 구하고,천하를 도모한다는 점이다. 반면 논어는 인간 중심점이며, 20세기 근대에 최적화되었다. 도덕경은 반대로,지금 유효하다. 도덕경은 모호하고, 급변하는 상황에서,불확실한 현 세계에 유효한 사상이었다.무위자연과 물아, 물성에 기본한 노자의 도덕경은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이어지는 제자백가 시대를 통찰하는 깊은 사상을 함의하고 있다. 즉 그동안 읽었던 도덕경에 대한 해석과 이 책에서의 도덕경에 대한 해석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섬세함과 부드러움, 겸손의 강한 힘, 주인이 아닌 손님으로 살아갈 때,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고, 어떤 위기가 내 앞에 나타나도,거뜬이 넘어설 수 있다. 그래서 도덕경에서 소탐대실에 대한 경계를 강조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넘치지 않도록 살아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내비치고 있다.즉 21세기 우리 사회가 물질주의로 나아가면서 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히는 우리의 잘잘못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새로운 가치와 실천으로, 도덕경의 가치를 근본으로 한다. 즉 언제나, 어디에서든지, 누구 앞에서든지 ,스스로 손님으로서의 자세를 유지한다면, 대립하지 않게 되며, 나 자신이 위태롭지 않으며, 누군가 나를 써줄 것이며, 그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그래서 도덕경에서 얻을 것은 물이 가지는 적응력과 물이 거대한 바위를 뚫을 수 있는 인내심이다.그래야만 자신의 삶을 손님의 삶에 머무를 수 있으면서,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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