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란의 아름다운 날 꿈꾸는 문학 5
차오원쉬엔 지음, 양성희 옮김 / 키다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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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란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다. 올해 일곱 살이 된 퉁퉁. 란란이 10살이 넘도록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동생이다. 퉁퉁은 아빠와 엄마가 이 도시에서 쫒겨나 북쪽 국경 지역 산간 마을에 살 때 태어났다. 이름처럼 통통하고 키가 짤막해서 뒤뚱거리며 걷는 뒷모습이 꼭 오리 같았다. (-13-)


"저 형 별명이 긴팔 원숭이예요. 팔이 엄청 ㅅ길어요."
천장 구멍에서 쑥 내려온 샤오위는 천장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일단 바닥을 한 번 살핀 후, 그네 뛰듯 반동을 주고 나뭇잎처럼 사뿐히 빈 공간에 착지했다. 외할머니는 신기해하며 샤오위에게 다가가 팔을 들러보게 하고 자기 팔을 나란히 대 보았다. (-89-)


란란은 꽁지를 품에 꼭 안았다. 그 순간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져 보드라운 꽁지의 털을 적셨다. 할머니가 조용히 다가와 란란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갔다. 퉁퉁은 외할머니 눈치를 보면서 슬금슬금 뒷걸음치다가 쌩 도망쳤다. (-157-)


"이 세상은 말이다. 아무리 위대하고 대단한 사람이라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지. 너처럼 작고 별 볼일 없는 어린애는 말할 것도 없지."
퉁퉁은 외할머니가 호되게 꾸지람하자 금방 울음을 터트렸다.그럴수록 더욱 결심을 다졌다.
'나는 언제나 이 아이의 뒤를 든든히 지킬 것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저 아이가 자신의 길을 어떻게 걸어가는지 똑바로 지켜복셌다.' (-237-)


마오쩌둥이 중국의 지도자였던 그 시대에 ,한반도는 박정희 군부 독재 시대였고, 중국은 1960년대에서 1977년까지 이어지는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게 된다. 지도자 마오쩌둥의 숙청을 통해 중국 사회를 사회주의 국가로 발돋움하면서, 중국은 마오 체제하에 급성장하게 된다. 농촌에서 살았던 전업농이 그 때 당시 중국 사회는 움츠러들게 된다. 소설 <란란의 아름다운 날>은 그 비참한 중국의 격변 사회를 바라보는 란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낭만 가즉한 중국 사회를 비추고 있다.


란란이 있었고, 란란의 동생 퉁퉁이 있었다. 두 아이는 자신의 세계를 이해하기에는 어렸다.부모 없이 외할머니 밑에서 살았던 두 아이는 외할머니의 현실세계와 상반되어 있었다. 다만 란란은 내 주변 사람들의 근황에 대해서 관심가지고 있었고, 자신이 살고 있는 펑린두에 대한 추억을 기억하고 있었다. 소위 문화대혁명에 대해서 서구 사회는 부정적이거나 비참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란란은 그 비참함과 거리를 두고 있다.단지 살아간다는 것, 생존에 주안점을 두고, 나타나지 않은 사촌에 대해서, 소설응 사촌과 관련한 일상적인 평범함을 중국 특별한 근현대사 와 엮어 나가고 있다.즉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역사들의 편린이 어쩌면 란란의 삶들이 모이고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고집스러운 퉁퉁의 모습에서 외할머니는 현실을 자각하게 해 줌으로서, 퉁퉁의 고집을 꺽고 말았다.바로 그러한 장면 하나 하나를 란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으며, 중국이 지금까지 흘러온 고고한 역사와 변화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누구에게 일어날 수 있지만 ,자주 드러나지 않은 우리의 역사가 한반도의 역사가 될 수 있듯이, 란란의 어린 성장의 역사는 중국 근현대사,농촌 경제의 한장면과 엮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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